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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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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XIII - 조지 오웰 유대인이 코카인을 같은 날 바로 가지고 왔고, 지체없이 사라져 버렸다. 한편, 놀라울 것도 없이 루콜은 호들갑을 피웠고, 그 사건은 구역 전체로 퍼져 나갔다. 바로 그 다음 날 호텔은 경찰에 의해 급습과 수색을 당했다. 루콜과 폴란드 학생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경찰들은 아랫층에서 부터, 차례로 각 방을 검색하며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었다, 커다란 코카인 상자는 탁자 위에 올려져 있었지만, 숨길 장소도 없었고 아랫층으로 도망 갈 구멍도 없었다. 폴란드 학생은 상자를 창문 밖으로 던져 버리려 했지만 루콜은 그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찰리는 자신이 현장에 있었다고 했다. 사람들이 루콜에게서 상자를 뺏으려 하면 그는,74세 임에도 불구하고, 상자를 가슴팍에 부둥켜 안고는 미친 사람처럼 절대 뺏기려 하지 않았..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XII - 조지 오웰 파리의 접시닦이 생활의 어떤 점이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내 의견을 나누고 싶다.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대단히 현대화 된 도시 속에서 수 천명의 사람들이 그 들의 깨어있는 시간을 뜨거운 지하소굴 안에서 접시를 문지르며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는 점은 이상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제기하는 의문점은 어째서 이런 삶이 계속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어떤 목적이 이를 지탱해 주는가, 누가 이런 삶을 유지되게 하는가, 그리고 어째서 나는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느냐 이다. 나는 접시닦이 삶의 사회적 중요성데 대해 생각해 보려 노력하고 있다. 접시닦이들을 현대화 된 사회의 노예들이라 칭하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듯 하다. 이 사람들을 울음을 흘릴 필요는 없는 것이, 이들은 많은 육체노동자들 보다는 상황이 낫..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XI - 조지 오웰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더 늘어남에 따라 일의 양이 늘어 남과 함께, 이런 생활이 2주간 지속 되었다. 식당 근처에 방을 잡아 한 시간 정도는 절약 하려 했지만, 방을 바꾸는 시간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아니, 시간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머리를 자르거나, 신문을 쳐다보거나, 심지어는 옷을 다 벗는 일도 불가능에 가깝게 했다. 열흘이 지나고 약 15분 정도의 시간을 내어, 런던에 있는 나의 친구B에게 직장을 찾아 줄 수 있는지 묻기 위해 편지를 썼다- 어떤 일이라도 좋았다, 하루 다섯시간을 잘 수 있게만 해준다면. 하루 17시간을 계속해서 일하는건 나에게는 도무지 무리였다, 물론 이런 생활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부지기수 였지만 말이다. 혹사당했을 때, 파리에 있는 식당에서 수 천명의 사..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X - 조지 오웰 보리스는 식당 인근에 살고 있었기에 마지막 지하철을 잡아 탈 필요가 없었다, 아침 여덟시부터 다음 날 새벽 두시까지 일을 했지만-하루에 18시간, 일주일에 7일을 일했다. 이런 장시간의 업무는, 평범하지는 않았지만, 파리에서는 특별할 것도 없었다. 여기서의 삶이 일상이 되어 정착이 되자 호텔 X의 삶을 휴가처럼 보이게 만들어 버렸다. 매일 아침 6시에 침대에서 나를 끄집어 내어, 면도는 하지도 못 하고, 씻는 것도 가끔이었다, 이탈리아 광장으로 달려가서는 자리를 잡기 위해 싸웠다. 7시가 되기 전에 춥고 더러운 황량한 주방에 있게 된다, 감자 껍질, 고기 뼈들, 생선꼬리들이 바닥을 덮고 있고, 기름이 덕지덕지 묻은 접시더미는 겹겹히 쌓여서는 어젯 밤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이 차가웠기에 설겆이를 바..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VIII - 조지 오웰 한 번은 내가 있었던 식당에서 주인이 나를 개처럼 취급해도 된다고 생각하더군요. 그래서, 복수로 우유깡통에서 우유를 훔치고는 아무도 알아 차리지 못 하게 다시 봉해 놓았습니다. 밤낮으로 우유를 훔쳤습니다. 매일같이 4리터의 우유를 마시고, 거기에 더해서 크림 반리터도 마셨죠. 주인은 우유가 어디로 사라지는지도 모르고 어쩔줄 몰라 하더군요. 우유를 원해서 그런게 아니에요, 이해하시겠습니까, 그저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게 바로 원칙입니다, 단순히 원칙이였을 뿐이죠.' '근데, 3일이 지나자 배가 끔찍할 정도로 아파 오더군요, 그래서 의사에게 찾아 갔습니다. '그 동안 무엇을 드셨습니까?' 의사가 묻더군요. 대답을 해 줬지요, '하루에 4리터의 우유와 반리터의 크림을 마셨습니다.' '4리터요..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VIII - 조지 오웰 어느 한 토요일 밤에는 찰리가 우리에게 괜찮은 이야기 하나를 해 주었다. 그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라-취했지만, 쉬지 않고 떠들만큼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철로된 술자리를 치며 조용하라 외쳤다. '정숙해 주십시요, 신사 숙녀 여러분-정숙 말이오. 제 간청드립니다! 내가 지금 시작하려는, 이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오. 기억할 만한 이야기, 유익한 이야기, 품위있고 교양있는 한 삶의 기념품이란 말이오. 정숙해 주십시오, 신사 숙녀 여러분! '내가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일어난 일이외다. 다들 어떤지 아시지 않습니까-얼마나 지긋지긋한지, 품위가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다시는 그런 상황에 처해서는 안 되지요. 집에서는 돈이 오지 않고, 모든 물건은 전당포에 맞겨 버렸소, 일하는 것 외에는 어떤 다른 방법도 없었..
런던과 파리의 빈털터리 XVII - 조지 오웰 더 이상 벌레 때문에 골머리를 썩지 않게 되었다. 마리오가 확실한 처리법을 알려주었는데, 후추였다, 이부자리에 두껍게 뿌려두면 되었다. 나는 재채기를 해야 했지만, 벌레들은 질색해 했고, 모두 옆 방으로 이주해 가버렸다. XVII 술에 소비하는 일주일간의 30프랑으로 나는 구역 내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다. 토요일에는, 호텔 트와스 모뉴흐 밑에 있는 비스트로에서, 괜찮은 저녁 시간을 보냈다. 벽돌 바닥에, 뿌연 담배연기가 흐르는, 15피트 스퀘어 정도되는 공간에, 20명의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소음은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모든 사람은 목청껏 이야기를 하거나 노래를 불렀다. 종종 소음들은 분간도 안되는 음성에 불과했다. 가끔은 식당안의 모든 사람이 똑같은 노래를 같이 부르기도 했는데-'마르세유',..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VI 하늘은 코발트색의 광활한 벽과 같았고, 검은 종이로 된 지붕들과 첨탑들이 붙어 있는 듯 했다. 잠에서 덜 깬 사람들은 긴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쓸었고, 누더기를 걸친 가족들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노동을 하는 남자들과 여자들은, 한 손에는 초콜렛을 한 손에는 크로아상을 들고 지하철역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트램은, 더 많은 노동자를 싣고, 우울한 굉음을 내며 지나쳐 갔다. 역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은, 자리를 맞기 위해 싸워야 했다-말 그대로 아침 여섯시의 파리의 지하철역에서는 싸워야만 했다-그러고는 흔들리는 수 많은 승객들에 사이에서 움직이지도 못 하고 서서는, 입에서는 신 와인과 마늘 냄새가 나는 흉물스러운 프랑스인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 뒤에 호텔 지하의 미로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두..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VI - 조지 오웰 '마리아가 방을 훑어보기 시작했지. 쓰레기 더미가 있는 곳들 이곳 저곳을 찔러 보다가, 갑자기 신나하더군. 깜짝 놀라서는 그 두꺼운 입이 떡하니 벌어졌지. "이런 멍청한 사람!' 그녀가 소리치더군, '이런 천치!' 이건 뭔가요 그럼?.' '난 그녀가 빈 기름통을 드는걸 보았지 구석에 놓여있던 거였어. 오일램프를 팔기 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오일 램프를 위해 몇 주 전에 사둔 거였지. '그거?' 내가 말했지. '그건 기름통이잖아. 그게 어쨌다는 거야?' '이런 천치같은 양반! 여기에다 3프랑 50전을 보증금으로 내지 않았나요?' '그래, 당연하게도 3프랑 50전을 냈었지. 기름통에는 언제나 보증금을 내게 되어 있어, 기름통을 다시 가져다 주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거야.' '그렇지-..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IV - 조지 오웰 불결함과는 별도로, 주인은 손님들에게 착실하게 사기를 쳤다. 요리들의 주된 재료들의 상태는 정말 좋지 않았지만, 요리사들은 음식을 어떻게 세련되게 차리는지 알고 있었다. 고기는 가장 좋아 봐야 평범했고, 야채의 경우는, 분별력 있는 주부라면 시장에서 거들떠도 안 볼 것들이었다. 크림은, 이 곳의 규칙으로는, 우유와 희석이 되어 있었다. 커피와 차는 가장 낮은 등급이었고, 잼은 상표도 붙지않은 큼지막한 깡통의 인조 물질이었다. 가격이 싼 모든 와인은, 보리스의 말에 따르면, 썩은 코르크 마개를 쓰는 싸구려 와인이라고 했다. 규칙이 있었는데, 직원들이 어떤 것을 망쳐 놓는 경우 무조건 값을 치뤄내야 했다, 이에대한 결과로, 하자가 생긴 것들이 버려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한 번은 어떤 웨이터가 승강기 통로..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IV - 조지 오웰 그렇게 호텔의 모든 사람들은 명예심이 있었고, 일의 압박이 닥칠 때 우리는 일치 단결해서 일을 끝낼 준비가 되어있었다.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의 전쟁도 효율을 이끌어 냈는데, 이로인해 모두 자신들의 특권을 고수하려 노력했고, 다른 사람들의 나태함과 좀도둑질을 막을 수 있었다. 이는 호텔 일의 좋은 면이다. 호텔의 거대하고 복잡한 체제가 최소한의 인원으로 운영이 된다, 왜냐하면 모든 인원이 명백한 일의 범위를 가지고 있고 꼼꼼하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한 점도 있는데, 무엇이냐하면- 고객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일까지도 직원들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돈을 지불할 때는, 그들이 볼 때는, 좋은 서비스를 위함이다, 직원은 돈을 지불 받는데, 그들이 볼 때는, 일을 했기 때문에 받는 것이다-..
파라와 런던의 빈털터리 XIV - 조지 오웰 며 칠이 지나고 나는 호텔이 어떤 원칙에 의해 운영이 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호텔의 서비스 구역에 처음 들어오는 누구라도 경악하게 하는 것이 있는데 바쁜 시간의 끔찍한 소음과 무질서이다. 첫 눈에 보았을 때는 단순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구나 하는 정도의 공장이나 상점의 안정된 일과는 극히 다르다. 하지만 이는 정말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이유에서 말이다. 호텔일이 특별히 어려운건 아니다, 하지만 고유의 습성으로 인해 북적거리게 되고 효율적이 될 수가 없다. 스테이크를, 예를들자면, 주문 두 시간 전부터 구워 둘 수는 없다.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려야만 하고, 그 시간이 오기전 다른 일들이 잔뜩 쌓이게 되는데, 정신없는 속도로, 그렇게 한 번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 결과는 한 사람이 두 사..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III - 조지 오웰 호텔에서 삼일째 되던 날, 인력관리장이, 평소에는 점잖은 목소리로 말하던 사람이다, 나를 불러서는 날을 세워 말했다. '자네, 그 콧수염 당장 밀어 버리게! 이런 망할, 누가 콧수염 단 접시닦이가 있다고 하던가?' 나는 반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내 말을 잘랐다, '콧수염 기른 접시닦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 정리하게 내일은 콧수염이 없는 자네를 볼 수 있게.' 집으로 가는 길에 보리스에게 무슨 영문인지 물었다. 그는 어깨를 들썩거렸다. '그 사람이 말한대로 하는게 좋겠나, 친구, 호텔에서는 요리사 빼고는, 아무도 콧수염을 기르지 않아. 자네가 알아챘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유? 그런건 없네, 그저 관습이야.' 나는 이게 예의라는 것을 알게 됐고, 저녁식사 때 입는 양복에 흰넥타이를 하지않는 것 처..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II - 조지 오웰 XII 단언컨대 호텔에서의 내 최고의 시간은 4층의 웨이터들을 도우러 갈 때 였다. 작은 식료품 저장소에서 일을 했는데 서비스 엘레베이터로 카페테리에와 연결이 되어 있었다. 지하에 비하면 기분 좋을 정도로 시원했다, 주 된 일은 식기구에 광을 내는 일이었는데, 사람이 할 만한 일이었다. 발렌틴, 이 웨이터는, 예절이 바르고, 둘이 있을 때는 나를 평등하게 대해 주었다,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거칠게 말해야만 했지만, 웨이터들은 접시닦이들에게 친절하게 굴어서는 안 됐다. 가끔 그가 괜찮은 수입을 얻은 날에는 팁으로 5프랑을 나에게 주었다. 그는 곱상한 외모에, 24살의 나이에도 18살 처럼 보였다, 그리고 다른 웨이터들이 그렇듯, 그도 자기관리를 잘했고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연미복과 하..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I - 조지 오웰 8시 부터 10시 사이는 정신이 나가는 시간대 였다. 한 동안은 우리 5분 정도 밖에 못 사는 사람들처럼 굴었고, 주문이 멈출때면 갑작스런 소강상태가 찾아왔다, 모든 것이 그 순간만큼은 차분해졌다. 그러면 우리는 바닦에 쓰레기를 치우고, 새 톱밥을 넘어뜨렸다, 그리고는 와인이나, 커피 아님 차 사발을 들이켰다-액체기만 하면 그 어떤 거라도 마셨다. 우리는 매우 자주 얼음덩이를 깨서는 입에 넣고 일 하는 동안 빨아 먹었다, 가스난로에서 나오는 열기는 메스꺼웠다. 하루에 2쿼트나 되는 물을 들이켰다, 몇 시간이 지나면 앞치마 조차도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때로는 절망할 정도로 일이 뒤쳐지고는 했다, 그럴때면 몇 몇 손님은 주문한 아침을 먹지 않고 떠나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마리오는 우리가 헤쳐나갈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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