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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소설/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III -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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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삼일째 되던 날, 인력관리장이, 평소에는 점잖은 목소리로 말하던 사람이다, 나를 불러서는 날을 세워 말했다.



'자네, 그 콧수염 당장 밀어 버리게! 이런 망할, 누가 콧수염 단 접시닦이가 있다고 하던가?'



나는 반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내 말을 잘랐다, '콧수염 기른 접시닦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 정리하게 내일은 콧수염이 없는 자네를 볼 수 있게.' 




집으로 가는 길에 보리스에게 무슨 영문인지 물었다. 그는 어깨를 들썩거렸다. '그 사람이 말한대로 하는게 좋겠나, 친구, 호텔에서는 요리사 빼고는, 아무도 콧수염을 기르지 않아. 자네가 알아챘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유? 그런건 없네, 그저 관습이야.'




나는 이게 예의라는 것을 알게 됐고, 저녁식사 때 입는 양복에 흰넥타이를 하지않는 것 처럼, 콧수염을 밀어 버렸다. 후에 이 관습의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는데, 이는 이런 연유에서 였다, 고급 호텔에서는 웨이터들은 콧수염을 기를 수 없는데, 웨이터들은 그들의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접시닦이들에게 콧수염을 못 기르게 지시한 것이고, 요리사들은 웨이터들의 규칙 따위을 무시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콧수염을 기른다. 




호텔에 존재하는 복잡한 카스트 제도의 개념에 대해 이해를 주자면. 우리 종업원들은 -약 110명 정도 된다- 군인의 계급 정교하게 각자의 위치 맞는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요리사들과 웨이터들은 사병 위의 장교처럼 접시닦이보다 한 참 위에 있었다. 가장 고귀한 사람은 지배인이었는데, 누구라도 해고 할 수 있었다, 요리사 조차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는 주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그의 식사는 손님의 식사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 준비되어야 했다는 것 뿐이다. 호텔의 모든 규칙은 전적으로 매니저에게 달려 있었다. 그는 성실한 사람이었고, 언제나 태만한 직원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우리는 지배인보다 더 똑똑했다. 호텔에는 종이 많았는데, 전체 종업원은 종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에게 신호를 보냈다. 한 번의 긴 종소리와 짧은 종소리 한 번, 뒤를 잇는 긴 종소리 두 번은, 매니저가 온다는 뜻이었다, 이 신호를 듣게되면 우리는 바쁜척을 했다. 






지배인 밑으로는 급사장이 따라 온다. 그는 평범한 식타에는 시중을 들지 않고, 귀족이나 그에 상응하는 사람에게만 시중을 든다, 대신 다른 웨이터들에게 명령을 하거나 음식이 나가는 것을 돕는다. 그가 샴페인 회사로부터 받는 봉사료와 수수료(그가 돌려주는 코르크 마개 하나 당 2 프랑이었) 하루에 200 프랑 정도 되었다. 급사장은 다른 직원들과는 확실히 다른 위치에 있었다, 그는 개인실에서 식사를 했고, 은제 식기구가 식탁에 올려져 있었고 깨끗한 흰색 양복을 입은 두 명의 견습생이 그의 시중을 들었다. 급사장 밑으로는 주방장이었다, 한 달에 5000 프랑을 번다. 그는 주방에서 식사를 했지만 식탁은 따로 있었다, 그리고 견습 요리사가 그의 시중을 들었다. 그리고 인력관리장이 뒤를 이었다. 그는 단지 한 달에 1500 프랑을 벌었지만, 검은색 외투를 입고 손으로 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접시닦이나 웨이터들을 자를 수 있었다. 그 다음이 다른 요리사들이다, 한 달에 700 프랑에서 3000 프랑을 끌어갔다, 그리고 웨이터들, 적은 고정급여에 더해서, 하루 70 프랑 정도를 봉사료로 가져갔다. 다음이 세탁과 수선을 하는 여자들, 다음이 견습 웨이터들인데 봉사료는 받지 못 하지만 한 달에 750 프랑을 월급으로 받았다. 그리고 접시닦이들, 역시 한 달에 750 프랑을 벌었다, 다음이 500 프랑을 버는 객실 청소부, 마지막이 카페티어들이다, 한 달에 500 프랑을 번다. 우리 카페티어들은 호텔의 가장 낮은 잔챙이였고, 모두에게 경멸받고 무시 당했다.






다른 부류의 직원들도 있었다 -사무실 직원, 통상 안내원이라 불렸다, 창고 관리인, 술창고 관리인, 짐꾼과 잡부들, 얼음 관리인, 제빵사, 야간 경비원, 문지기 등. 각기 다른 일들은 다른 인종에 의해 맡아졌다. 사무실 직원, 요리사, 그리고 바느질하는 여자들은 프랑스인들 이었고, 웨이터들은 독일인이나 이탈리아인(파리에는 프랑스인 웨이터가 거의 없다), 접시닦이들은 유럽 각지에서 온 모든 인종들에 더해흑인이나 아랍인이 있었다. 프랑스어가 공용어 였고, 이탈리아 사람 끼리도 프랑스어로 대화했다. 






모든 부서는 그들만의 특권이 있었다. 파리의 모든 호텔에서는 관습으로 쪼개진 빵은 제빵사들에게 1 파운드에 동전 8 닢에 팔았고. 주방의 음식쓰레기는 돼지치기에 헐값에 넘기고, 접시닦이들이 돈을 나눠 가졌다. 빼돌리는 일도 많았다. 웨이터들은 어떤 음식이고 훔쳤다-사실, 호텔에서 제공되는 음식을 먹는데 문제없이 먹는 웨이터는 본 적이 없다- 요리사들은 주방에서 더 큰 단위로 훔쳤다. 카페티어인 우리는 허락없이 커피와 티를 마음것 마셨다. 술 관리인은 브랜디를 훔쳤다. 호텔의 규칙에 따라 웨이터들은 술을 다룰 수 없었다, 그렇기에 주문을 받으면 술 관리인에게 가서 술을 받아와야만 했다. 술 관리인은 술을 따라 주면서 각 잔 마다 약 한 숟가락 정도를 덜어 내 놓는 식으로, 술을 모은다. 그는 이렇게 훔친 술을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한 입에 동전 5 닢을 받고 팔았다.





종업원 중에는 도둑들도 있었다, 외투 주머니에 돈을 넣어두면 누군가가 가져는 일이 빈번했다. 문지기는, 우리에게 급여를 주고 훔친 음식은 없는지 확인했다, 가장 악독한 도둑이었다. 한 달에 받는 내 500 프랑에서, 실제로 이 사람은 6 주 동안 140 프랑을 사기쳐 갔다. 나는 일급으로 달라 요청해 두었기에, 매일 저녁 문지기는 나에게 16 프랑을 주었다, 그렇기에, 일요일 일급을 주지 않고(당연히 내 급여에 포함된 부분이다) 자기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게다가, 일요일에도 가끔씩 일을 했는데, 이런 경우는, 내가 모르기는 했지만, 25 프랑의 특별 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었다. 문지기는 한 번도 내게 이를 지급한 적이 없다, 그렇게 75 프랑을 훔쳐갔다. 마지막 주에나 가서야 속고 있음을 깨달았고, 어떤 것도 증명 할 수 없었기에, 25 프랑만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문지기는 속일 수 있을 정도로 바보같은 직원들에게는 비슷한 사기를 쳤다. 그는 자신으르 그리스인이라 했지만 사실은 아르메니아 사람이었다.그를 알게 된 후로 속담의 힘을 알게 됐다. '유태인 보다는 뱀을, 그리스인 보다는 유태인을 믿어라, 하지만 아르메니아 사람은 절대 믿지 말라.'






웨이터 중에는 특이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신사 한 명이 있었는데-대학교육을 받고, 사업을 하는 사무실에서 급여도 괜찮게 받았던 청년이다. 그는 성병에 걸렸었고, 이곳 저곳 떠돌다가, 지금은 웨이터가 된 것만으로도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많은 웨이터들이 여권없이 프랑스로 넘어왔다, 그리고 그 중 한 두명은 간첩이었다- 웨이터는 간첩들이 흔하게 선택하는 직업이다. 하루는 직원 식당에서 모란디와, 눈 사이가 심하게 벌어진 무섭게 생겼다, 다른 이탈리아인 사이에서 살벌한 싸움이 벌어졌다. 모란디가 그 사람의 애인을 낚아 챈 모양이었다, 허약해 보이는 이 사람은, 누가봐도 모란디에게 겁을 먹고 있었고, 애매모호한 말투로 위협을 하고 있었다. 




모란디는 그를 조롱했다. '그래,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 거지? 네 여자랑 잤어, 세 번이나 잤지. 그거 괜찮더군, 뭘 어쩔건데?'




'비밀 경찰한테 신고 할 테다. 너 이탈리아에서 온 간첩이지.'




모란디는 부정하지 않았다. 단지 상의 주머니에서 면도날을 꺼내 허공에 빠르게 두 번 그었다, 마치 남자의 양 볼을 그어 열려는 것처럼. 그러자마자 다른 웨이터가 칼을 뺏었다. 





호텔에서 본 가장 이상했던 사람은 '일용직'으로 온 사람 이었다. 그는 아픈 마자르를 대신해 하루 25프랑을 받고 고용되었다. 세르비아 사람이었는데, 25세 정도되는 나이에 떡 벌어진 체구에 영리한 친구였다, 영어를 포함해 6개 국어를 구사했다. 그는 호텔의 일에 대해 빠삭하게 아는 듯 했고, 정오까지는 노예처럼 일을 했다. 그러고나서, 열 두시가 되자마자, 뾰루퉁 해져서는 태만을 부렸다, 와인을 훔치고는, 마지막에 가서는 입에 파이프를 대놓고 물고는 게으름을 피웠다. 흡연은, 당연하게도, 극도로 심한 처벌로 금지되어 있었다. 이를 들은 지배인은 격한 분노로 씩씩거리며 내려와, 그를 찾아왔다. 




'대체 어떤 망할 뜻으로 여기서 담배를 펴대고 있는건가?' 그가 소리쳤다.



'그 딴 썩은 표정을 하고 있는 건 무슨 뜻이요?' 세르비아 사람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이런 신성모독적 발언은 나라면 절대 할 수 없다.1)  주방장, 접시닦이가 주방장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한다면, 냄비에 든 뜨거운 국물을 얼굴에 부어 버렸을 것이다. 지배인이 바로 말했다, '넌 해고야!' 그리고 두 시가 되자 세르비아 사람은 25 프랑을 받았고 시간에 맞추어 해고가 되었다. 그가 나가기 전에 보리스가 무슨 장난같은 짓이냐며 러시아어로 물었다. 보리스가 말하길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보세요, 내가 정오까지 일하면 하루 일당을 줘야 되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게 법이니까요. 일당을 받을 수 있는데 그 뒤로 일 하는건 제정신이 아니지 않나요? 내가 어떤 식으로 하는지 말을 해드리지요. 한 호텔에 가서 일용직 일을 잡습니다, 그리고 정오까지는 열심히 일 합니다. 그러다, 열 두시 종이 치면, 나를 자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도록 문제를 일으키는 겁니다. 괜찮죠? 보통은 열두시 반즘에는 잘리는데 오늘은 두 시였네요.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네요, 4 시간은 아꼈으니까요. 문제가 있다면, 똑같은 호텔에서  번은 못 한다는 것 뿐이죠.'




이 청년은 파리에 있는 절반의 식당과 호텔에서 이런 장난을 친 듯 했다. 여름에는 이런 장난을 치기 쉬운 모양이었다, 호텔들이 블랙리스틀 만들어 이런 장난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는 있었지만.  




1) 세르비안의 대사 : What the devil do you mean by having a face like t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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