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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소설/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VI -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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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가 방을 훑어보기 시작했지. 쓰레기 더미가 있는 곳들 이곳 저곳을 찔러 보다가, 갑자기 신나하더군. 깜짝 놀라서는 그 두꺼운 입이 떡하니 벌어졌지. 




"이런 멍청한 사람!' 그녀가 소리치더군, '이런 천치!' 이건 뭔가요 그럼?.'




'난 그녀가 빈 기름통을 드는걸 보았지 구석에 놓여있던 거였어. 오일램프를 팔기 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오일 램프를 위해 몇 주 전에 사둔 거였지.




'그거?' 내가 말했지. '그건 기름통이잖아. 그게 어쨌다는 거야?'




'이런 천치같은 양반! 여기에다 3프랑 50전을 보증금으로 내지 않았나요?'




'그래, 당연하게도 3프랑 50전을 냈었지. 기름통에는 언제나 보증금을 내게 되어 있어, 기름통을 다시 가져다 주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거야.'




'그렇지-' 내가 말했네 




'멍청하긴!' 마리아가 다시 소리쳤지. 그녀는 정말 신이 나서 춤을 추기 시작해서는 그녀의 나막신이 바닥을 뚫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때까지 추더군. '멍청이! 미쳤어요! 미쳤어요! 할 일이라고는 이걸 들고가서는 보증금을 찾아 오면 되는 것 아니었나요? 굶주려 있었다니, 3프랑 50전이 빤히 당신 얼굴을 보고 있는데! 천치로군요!'




'지금에 와서는 믿을 수가 없는게, 그 기름통을 상점에 가져다 줄 생각을 그 5일 내내 하지 못 했다니. 3프랑 50전의 현금만큼 좋은 일이 내게는 생긴 적이 없었지! 침대에서 일어나서는, '서둘러!' 마리아에게 외쳤지, '그걸 내 대신 들고가. 모퉁이에 있는 상점에 가져가라고- 미친듯이 달려야돼. 그리고 음식을 좀 가져와!' 





'마리아는 말을 들을 필요도 없었지. 기름통을 집어 들고서는 마치 코끼리 한 무리 처럼 쿵쾅거리며 계단을 내려가서는 한 쪽 팔에는 2파운드의 빵, 그리고 다른 팔에는 반 리터의 와인을 끼고는 3 분안에 돌아 오더군. 고맙다는 말을 멈출 수가 없었어. 단숨에 빵을 잡아서는 내 이빨들을 깊숙히 묻어버렸지. 몇 날을 굶주리다 먹은 방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고 있나? 차고, 축축하고, 설익은 밀가루-거의 풀같았지. 하지만, 오 예수님, 얼마나 맛이 좋던지! 와인은 말이야, 한모금에 다 들이켜 버렸지, 마치 내 혈관으로 바로 들어가서는 새로운 피 마냥 온 몸을 흐르는 것 같았어. 아, 모든게 달라지더군'




'2 파운드 빵을 숨도 쉬지 않고 게걸스럽게 먹어 치어버렸어. 마리아는 옆에 서서 엉덩이에 두 손을 올리고는 내가 먹는 모습을 보고 있었지. '그래, 이제 좀 나아졌나요?' 내가 다 먹어 치우고 나자 묻더군.




 "훨신 낫군!' 내가 말했지, '완벽해! 5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전혀 같은 사람이 아니야. 지금 이 세상에서 내게 필요한건 하나 뿐이야- 담배 한 가치.'




'마리아는 자신의 앞치마에 손을 넣고는. '필 수 없어요.' 그녀가 말했어. '돈이 없어요. 3 프랑 50전에서 남은 거라고는 이것 뿐이에요- 7전 이에요. 좋지 않네요, 가장 싼 담배가 한 값에 12 전이니 말이에요.'




"그럼 필 수 있겠군!' 내가 대답했지. '이런, 행운이 이라니! 나한테 5전이 있어- 딱 충분하지.'




'마리아는 12전을 받아 들고 담배가게로 가려하고 있었지. 근데 그때 내가 그 동안 잊고 있던 무언가가 머릿속에 떠오르더군. 빌어먹을 성 엘로위가 있었어! 그녀가 내게 돈을 보내 준다면 초를 바치겠다고 약속했잖나. 실제로, 그 누가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나? '3프랑에서 4프랑' 내 그렇게 말했지; 그리고 다음 순간에 바로 3프랑 50전이 오지 않았나. 도망갈 구석이 없었지. 초에 다가 내 12전을 썼어야만 했어.' 




'마리아를 다시 불렀지. '그럴' 필요없어.' 내가 말했네, '성 엘로위가 있지, 내 그녀에게 초 한대를 약속했어. 12전은 거기에 쓰여야만 해. 바보같지, 그렇지 않아? 어쨌든 담배를 살 수가 없어.' 




"성 엘로위 라구요?' 마리아가 묻더군, '성 엘로위가 어쨋다는 거에요?' 




"그녀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기도했고 나는 초를 바치기로 약속했어.'




내가 대답했지. '그녀가 내 기도에 응해줬어-여하튼, 돈이 나타나지 않았는가. 초를 사야만 해. 별 것 아닌것 같지만, 내 생각엔 약속을 꼭 지켜야 할 것 같아.'




"근데 무엇이 성 엘로위를 생각나게 했나여?' 마리아가 물었지. 




"그녀의 그림이야.' 내가 말했고, 그렇게 모든 걸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지. '저기 그녀가 있잖아, 보라구'  그렇게 말하며, 벽에 걸린 그림을 가르켰지. 



'그녀가 벽의 그림을 보고는, 깜짝 놀랄 정도로 박장대소를 터뜨리더군. 그녀는 점점 더 심하게 웃더군, 마치 터져나갈 것 같은 살찐 배를 움켜쥐고는 방 안을 쿵쾅거리고 돌아다니면서 말이야. 난 그녀가 미쳐버린 줄 알았어. 입을 떼기까지 2분이 걸리더군.



"천치같으니라고!' 마침내 그녀가 말했지. '미쳤어! 미쳤어! 정말로 저 그림 앞에 무릎꿇고 기도를 올렸다는 뜻이에요? 저게 성 엘로위라고 누가 그러던가요?' 



'분명 성 엘로위 라는 확신이 있었어!' 내가 말했지. 



'천치양반! 저건 성 엘로위가 아니라구요. 저게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누구지?' 내가 말했네.



"저건 수잔 메이에요, 이 호텔이 이름을 딴 여자 말이에요.' 



'난 수잔 메이한테 기도하고 있었던거야, 제국 시절 유명했던 창녀한테 말이지...'



 '그래도, 어찌됐든, 기분이 나쁘지는 않더군. 마리아와 나는 기분좋게 웃었고,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지 그리고는 내가 성 엘로위에게 빚진게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네. 사실상 내 기도에 응해 준 건 그녀가 아니었으니 말이야, 그러니 초를 사줄 필요도 없었지. 그렇게 나는 담배 한 값도 살 수 있었네.' 




XVI




시간이 흘렀지만 아르지 데 제한 코타드 식당은 열 낌새를 보이지 않았다. 하루는 보리스와 내가 점심시간에 그곳에 가 보았으나 외설적인 그림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변화도 이루어진게 없었다, 그리고 빚쟁이는 두 명대신 세 명이 있었다. 주인장은 그가 가진 특유의 붙임성으로 우리를 맞아 주었다, 그러고는 바로 나에게 돌아서서(그의 촉망받는 접시닦이에게) 5프랑을 빌려갔다. 그러고나자 나는 이 식당이 말로만 연다고 하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았다. 주인장은, 그럼에도, 개시일을 '지금으로부터 2주 뒤에' 라고 장담했다, 그리고는 요리를 하게 될 여자를 우리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발트해의 러시아 여자였는데, 5피트 정도의 키에 운동장 하나가 엉덩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녀는 요리를 하러 오기 전에는 가수 였었고, 그렇기에 굉장히 예술가적인 성격에, 영미 문학을 사랑한다고 말해 주었다, 특히 엉클 톰의 오두막집을 좋아한다고 했다. 




2주 동안 다른 무언가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접시닦이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는 큰 변화 없는 삶이었다. 6시 15분 전 느닷없는 시작과 함께 일어나서는, 기름으로 뻣뻣해진 옷을 쑤셔 입고는, 더러운 얼굴과 뻐근한 근육으로 집을 허둥지둥 벗어 난다.새벽에는, 노동자들이 모이는 카페를 제외하고는 모든 창문이 어두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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