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소설/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VIII - 조지 오웰

반응형





어느 한 토요일 밤에는 찰리가 우리에게 괜찮은 이야기 하나를 해 주었다. 그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라-취했지만, 쉬지 않고 떠들만큼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철로된 술자리를 치며 조용하라 외쳤다. 




'정숙해 주십시요, 신사 숙녀 여러분-정숙 말이오. 제 간청드립니다! 내가 지금 시작하려는, 이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오. 기억할 만한 이야기, 유익한 이야기, 품위있고 교양있는 한 삶의 기념품이란 말이오. 정숙해 주십시오, 신사 숙녀 여러분!




'내가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일어난 일이외다. 다들 어떤지 아시지 않습니까-얼마나 지긋지긋한지, 품위가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다시는 그런 상황에 처해서는 안 되지요. 집에서는 돈이 오지 않고, 모든 물건은 전당포에 맞겨 버렸소, 일하는 것 외에는 어떤 다른 방법도 없었지요, 제가 절대로 하지 않을 일 말입니다. 당시 저는 여자와 살고 있었지요-이본느가 그녀의 이름입니다-금발에 뚱뚱한 다리를 가진, 저기 아자야같이 대단히 얼이 빠진 농부의 여식이었지요. 우리 둘은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었소. 오 하나님, 어찌나 고통스럽던지! 같이 살던 그 여자는 배를 붙잡고는 방안을 왔다 갔다 하며, 굶주림에 죽어간다며 개처럼 울부 짓고는 했지요. 얼마나 끔찍하던지. 




'하지만, 지성을 갖춘 남자에게 불가능이란 없지 않소. 나는 나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소,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없을까?' 대답이 바로 나오더군요. '돈을 쉽게 버는건 여자가 아닌가. 어떤 여자건 팔 무언가는 있지 않은가?' 그렇게, 내가 여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며 생각을 해 보았소, 한 가지 묘안이 머릿속에 떠오르더군요- 정부가 운영하는 산부인과를 아시지요? 그곳에서는 임신한 여자라면 질문도 받지 않고 음식을 얻을 수 있는 곳 말이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었지요. 어떤 여자고 거기에 가서 음식을 요구 할 수 있었고, 그런 여자들에겐 바로 음식을 주었소




'오 신이여!' 생각했소,'내가 여자였다면! 하루에 한 번은 그곳에서 한 끼를 해결 할텐데. 그 누가 검사도 하지않고 여자가 임신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있단 말인가?'    




'이본느에게 돌아 섰소. '그 지겨운 울음은 그만둬.' 내 말했소, '음식을 얻을 방법이 생각났어.' 




'어떻게요?' 그녀가 묻더이다, 




"간단하지,' 내 말해 주었소, '공공산부인과에 가서, 네가 임신해다고 그들에게 말하고 음식을 얻어 오는거지




'이본느는 기겁을 했소. '아, 신이여,' 이렇게 외쳤소, '전 임신을 하지 않았다구요!'




"그게 어쨌단 말이야?' 내가 말했소,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 베게 하나만 있으면 돼-필요하면 두 개도 좋지 않을까? 하늘에서 받은 계시라고, 당신, 이 기회를 낭비하면 안돼.' 





'그렇지요, 결국 그녀를 설득했고, 베게 하나를 빌려 그녀를 준비 시키고는 병원으로 데리고 갔소. 병원에서 팔벌려 그녀를 환영해 주더이다. 그녀에게 송아지 요리, 양배추 스프, 으깬감자, 빵, 치즈, 그리고 맥주에 아기에 관한 모든 조언을 해주었소. 이본느는 그녀의 배가 거의 터질 때까지 먹고는, 나에게 줄 빵과 치즈를 그녀의 주머니 속에 잘 숨겨서는 빠져 나왔다오. 내 수중에 돈이 생길 때 까지 그녀를 매일 같이 데리고 갔소. 내 지혜가 우리 둘을 살렸지 뭐요.





'모든게 1년 뒤까지는 잘 풀렸소. 나는 여전히 이본느와 있었지요, 하루는 둘이서 포트로얄에 있는 대로에 있는 군인막사 근처를 걸어가고 있었다오. 갑자기 이본느의 입이 떡 벌어졌고, 얼굴색은 붉그락 해졌다, 창백해졌다가, 다시 붉어지더군요. 




"아이고, 신이여!' 그녀가 외쳤소, '누가 오는지 한 번 봐요. 산부인과의 간호장이에요! 난 큰일 났어요!' 




"서둘러!' 내가 말했소,'뛰어!' 하지만 너무 늦었습디다. 간호사는 이본느를 알아보고, 곧장 우리 쪽으로 옵디다, 미소를 지으며 말이오. 사과같이 붉은 뺨에 금테 코안경을 쓴 그녀는 굉장히 뚱뚱했다오. 어머니들 같이, 참견하기 좋아하는 종류의 여자였소. 




"잘 지내고 있지요, 이본느양?' 그녀가 친절하게 물었소, '아들도 잘 지내고 있나요? 당신이 원한대로 아들이었겠지요?' 




'이본느가 얼마나 떨던지 내가 그녀의 팔을 잡아 주어야만 했소. '아니요,' 그렇게 말해 버리더이다.




"아, 그럼, 당연히, 여자아이겠군요?' 




'그러자마자 이본느는, 이 멍청한 여자는, 정신이 완전히 나가 있었소.




          

'아니요,' 실제로 또 그렇게 대답해 버렸다오!




'간호사는 놀랐고. '어떻게 그런 일이!' 그녀가 외쳤소, '아들도 딸도 아니라!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한 번 생각해 보시오, 신사 숙녀 여러분, 얼마나 위험한 순간이었을지. 이본느의 얼굴은 붉은 무 처럼 변해서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이 보였다오. 그러고는 바로 이실직고라도 할 낌새 였지요. 하늘만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오. 하지만 나에 대해 말을 해 보자면, 나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었소. 한 발짝 나가서는 상황을 해결해버렸다오.




"쌍둥이였답니다.' 나는 태연하게 대답했고,




"쌍둥이요!' 간호사는 탄성을 질렀지요. 그녀는 아주 기뻐하며 이본느의 어깨를 잡고는 축하해 주며 양 볼에 입맞춤을 해줍디다.




'네, 쌍둥이랍니다...'




XIX




하루는, 호텔 X에서 5주에서 6주를 보냈을 때 였는데, 보리스가 말도 없이 사라지고는 없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리볼리 거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기쁨에 차서는 내 어깨를 쳤다. 




'드디어 자유네, 내 친구! 내일 아침 일을 그만둔다고 알려도 좋네. 어버지 식당이 내일 문을 연다네.'




'내일이요?' 




'음, 아마 하루나 이틀 동안은 이것 저것 정리 해야 될지 모르지만. 여하튼! 더 이상의 카페테리아는 없네! 드디어 시작일세, 친구! 전당포에서 이미 연미복을 찾아다 놓았네.'




그의 행동이 너무 쾌활했기에 분명 잘 못된 무언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게다가 나는 내 편하고 안전한 호텔 직장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보리스에게 약속을 해놨기에, 사표를 냈고, 어버지 데 코타드 식당으로 다음 날 찾아갔다. 문은 잠겨 있었고, 나는 보리스를 찾으러 갔다, 보리스는 다시 한 번 숙소에서 도망을 나와서는 그로이스 니버트에 방을 잡고 있었다. 그는 전날 밤 만난 여자와 함께 자고 있었다, 그의 말로는 '동정심이 깊은 여자'라고 했다. 식당에 관해서는, 그가 모든게 준비가 되어 있다 했었다. 문을 열기전 자잘한 몇 가지만 손 봐주면 된다고 하였다. 




열시에 보리스를 침대에서 끌어내, 가게 문을 열었다. 보리스가 말한 손 봐야 할 '자잘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간단히 말해 이런 것들이었다. 지난 우리의 마지막 방문 이후로 변화된 것이 없었다. 주방에 쓸 스토브는 도착하지 않았고, 수도와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데다가, 도색, 목공, 청소 모든 것이 완료가 되어야만 했다. 기적이 아니고서는 10일 안에 식당 문을 열 길이 없었다, 물건들의 상태는 열지도 못 하고 곧 무너져 버릴 듯 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연하게 보였다. 주인은 돈이 부족했고, 일꾼들 대신에 직원들을(총 네명이 있었다) 쓰기로 한 것이다. 그는 거의 공짜로 우리를 부려 먹었다, 웨이터들은 급여가 없었고, 나에게는 돈을 지급해야 했지만, 식당이 개시하기 전까지는 식사를 주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식당 문을 열기 전 우리를 부르는 것으로 몇 백프랑을 우리에게 등쳐 먹은 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좋은 직장만 버린 꼴이었다. 




보리스는, 그럼에도, 희망으로 충만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 밖에 없었다, 그건, 드디어 웨이터가 되어 연미복을 다시 입을 수 있는 기회였다. 결국 실직자가 될 지 모름에도 이 생각에 10일 동안의 무임금 노동을 꺼리지 않았다. '참아내게!' 그는 계속 이렇게 말했다. '모든게 정리 될꺼야. 식당이 문을 열 때까지만 기다리게,그러면 모두 돌려 받을 수 있어, 참아내게, 친구!'





우리에게는 인내가 필요했다, 며 칠이 지났지만 식당개시를 위한 진척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우리는 지하실을 치우고, 선반을 고치고, 벽의 도색을 하고, 목조제품을 광내고, 천장을 하얗게 칠했고, 바닥을 착색했으나, 배관,전기와 가스관같은 중요 작업은 완료되지 못 했는데, 주인이 고지서 요금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그는 한 푼도 없었다, 얼마 안되는 요금도 내기를 거절했고, 돈을 부탁하면 즉각 모습을 감추는 요령도 있었다. 그의 수완과 귀족적인 태도는 그를 상대하기 매우 어려운 사람으로 만들었다. 구슬퍼 보이는 빚쟁이들은 시도때도 없이 그를 찾아왔고, 우리는 설명 받은대로, 퐁텐블로, 성 클라우드, 아니면 다른 장소들을 말 해주었는데 안전한 거리에 있는 곳들 이었다. 그 기간동안, 나는 점점 더 굶주려 갔다. 30프랑을 가지고 호텔을 나왔고, 바로 마른 빵으로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처음에 보리스가 주인으로부터 60프랑을 선금으로 얻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돈의 반을 그의 연미복을 수선하는데 사용했고, 나머지 반은 동정심이 넘치는 그녀에게 써 버렸다. 그는 매일 3프랑을 두 번째 웨이터인 줄스에게 빌려, 빵을 샀다. 어떤 날들은 담배를 살 돈 조차도 없었다. 







주방장은 상황이 잘 진행되는지 가끔 확인하러왔는데, 주방에 놓인 기본적인 솥과 냄비를 보고는 대개 눈물을 흘리고는 했다. 줄스는, 이등 웨이터였는데, 착실하게 일 돕기를 거부했다. 마자르 사람으로, 굉장히 언변히 좋고, 약간은 까만 피부에, 날카로운 모습이 인상적인 남자였다. 그는 의대생이었지만, 돈이 부족해서 실습을 그만 두어야만 했다. 다른 사람이 일 할 때 옆에서 말 하는 취향이 있었고, 그 생각과 그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는 공산주의자 같았고 다양하고 이상한 이론을 가지고 있었다(그는 일하는게 왜 잘 못 됐는지 증명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마자르 사람이 그렇듯, 자존심이 극히 강했다. 자존심이 쌔고 게으른 사람은 좋은 웨이터가 될 수 없었다. 줄스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그가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그를 모욕한 한 손님이 있었는데, 그 손님의 목에 스프를 부어버리고는, 해고 되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식당에서 나와 버렸다는 것이다. 





하루가 지날 수록, 줄스는 주인이 우리에게 부리는 술수에 점점 더 격분해 갔다. 그는 식식거리며, 웅변하듯 말 하는 습관이 있었는다. 먹을 휘두르고 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하며 나에게 일을 하지 말라고 조장했다. 





'그 빗자루 내려놔요, 멍청한 양반아!' 당신과 저는 자존심이 있는 사람들 입니다. 저 빍어먹을 러시아 농노처럼 무임금에 일해서는 안돼요. 내 말하건데, 이렇게 속임 당하는건 나한텐 고문이나 다름 없어요. 내 이런 적이 있었는데, 누군가 5닢이라도 사기를 치면, 구토를 했습니다, 그래요, 분노 때문에 구토를 해버렸다구요.'





'게다가, 이봐요, 난 공산주의자라구요. 빌어먹을 부르주아! 내가 할 수 없을 때 빼고는 일 하는건 본 사람이 있나요? 없지요, 난 일로 나를 소모시키지 않는다구요, 당신 같이 멍청한 사람들처럼, 하지만 나는 훔칩니다, 내 독립성을 보여주기 위해 말이지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