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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소설/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IV -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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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결함과는 별도로, 주인은 손님들에게 착실하게 사기를 쳤다. 요리들의 주된 재료들의 상태는 정말 좋지 않았지만, 요리사들은 음식을 어떻게 세련되게 차리는지 알고 있었다. 고기는 가장 좋아 봐야 평범했고, 야채의 경우는, 분별력 있는 주부라면 시장에서 거들떠도 안 볼 것들이었다. 크림은, 이 곳의 규칙으로는, 우유와 희석이 되어 있었다. 커피와 차는 가장 낮은 등급이었고, 잼은 상표도 붙지않은 큼지막한 깡통의 인조 물질이었다. 가격이 싼 모든 와인은, 보리스의 말에 따르면, 썩은 코르크 마개를 쓰는 싸구려 와인이라고 했다. 규칙이 있었는데, 직원들이 어떤 것을 망쳐 놓는 경우 무조건 값을 치뤄내야 했다, 이에대한 결과로, 하자가 생긴 것들이 버려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한 번은 어떤 웨이터가 승강기 통로에 구운 닭 요리를 떨어뜨린 적이 있었는데, 닭 고기는 빵 덩어리들과 찢어진 종이같은 것들이 버려져 있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우리는 그걸 그저 한 번 닦고 다시 올려 보냈다. 윗층에는 한 번 사용된 침대보를 세탁되지 않는다는 더러운 이야기가 있었다, 단순히 물에 한 번 적시고는, 다림질 해서 침대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이었다. 주인은 손님들에게 야박하듯 우리에게도 야박했다. 그 넓은 호텔 전체에, 예를들면, 쓰레받이와 손 빗자루 따위는 없었다, 대빗자루와 판자때기로 처리해야만 했다. 직원용 화장실은 중앙아시아 수준이었고, 손을 씻을 곳이라고는 접시를 닦는 싱크대 밖에 없었다. 



이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호텔 X는 파리에 넘쳐나는 최고급 호텔 중 하나였고, 손님들은 놀랄만한 가격을 지불했다. 일반적인 하룻밤 요금은, 아침 식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200프랑이었다. 모든 와인과 담배는 정확히 상점의 두 배 가격 팔렸다, 당연하지만 주인은 도매가격에 사들였다. 만약 손님이 작위가 있거나, 백만장자로 알려져 있다면, 그의 모든 요금은 자동적으로 올라갔다. 어느 아침에는, 4 층의 다이어트 중인 미국인 소금과 뜨거운 물만을 아침으로 원했다, 발렌티는 몹시 화가나 있었다. "이런 제기랄!' 그가 말했다, '내 팁 10 퍼센트는 어쩌고? 소금과 물의 10 퍼센트라니!' 그러고는 그 아침에 25프랑을 달아 놓았다. 손님은 투정없이 돈을 지불했다. 


보리스에 따르면, 똑같은 일들이 파리의 호텔 전체에서, 아니 적어도 크고 비싼 호텔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호텔 X의 손님들에게 특히 사기를 치기 쉬운 듯 했는데, 대부분이 미국인이었고, 약간의 영국인이 섞여 있었기 때문인데-프랑스인은 없었다-좋은 음식이 어떤건지 모르는 듯 했다. 그들은 역겨운 미국식 '가공 곡식'을 먹었고, 차와 마말레이드를 같이 먹으며, 저녁 후에는 베르무트를 마셨다, 그리고 백프랑을 주고 여왕의 닭을 주문해서는 우스터 양념에 찍어 먹었다. 한 손님은, 피츠버그에서 왔다, 매일 저녁 자신의 방에서 가공곡식, 으깬 계란과 코코아만을 먹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사기를 당하는 것이 그닥 중요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XV


호텔에서 괴상한 이야기들을 들었었다. 마약을 하는 사람들, 곱상히 생긴 어린 급사만을 찾는 늙은 난봉꾼, 도둑질과 협박과 같은 이야기들 이었다. 마리오는 그가 있었던 호텔의 일을 말해 주었는데, 여자 객실청소부가 미국 숙녀의 값도 매길 수 없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쳤다고 한다. 며 칠간을 종업원들은 일을 떠날 때 몸 수색을 받았고, 두 형사는 호텔의 위 아래를 수색했다, 하지만 반지는 나오지 않았다. 객실청소부에게는 제빵사 애인이 있었는데, 그가 반지를 빵 속에 넣고 구웠고, 수색이 끝날 때 까지 의심받지 않고 남겨져 있었다. 


한 번은 발렌티가, 쉬는 시간에, 그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보게, 친구, 이 호텔의 삶은 아주 괜찮아, 하지만 직장을 잃었을 때는 골치가 아파지지. 음식없이 지내는게 뭔지 알고 있지 않나. 마지못해 하는거지, 그렇지 않고서는 여기서 접시를 닦고 있진 않겠지. 그래도 나는 망할 접시닦이는 아니지, 웨이터라고, 한 번은 5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보낸적이 있지. 빵 부스러기 조차도 없이 말이야 -환장 할 노릇이지!'


'내 말하건데, 그 5일은 정말 끔직했다고. 좋은 거라고는 방세를 미리 내 지불해 뒀다는 것 뿐이었어. 라틴 구역 위의 성 엘로이 거리의 더럽고 좁은 호텔에서 살고 있었지. 호텔 수잔 매이라 불렸는데, 제국 시절의 유명한 창녀의 이름을 따라 지었다더군. 나는 굶주려 있었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더군. 호텔 주인들이 웨이터를 고용하러 오는 카페에도 갈 수 조차 없었어, 뭘 사마실 돈이 없었기 때문이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기어가는 벌레들을 보며 쇠약해지는 것 뿐이었네. 다시는 절대 경험하고 싶지 않아, 절대로 말이야.'


5일째 되는 날 점심에는 반은 미쳐 있었지, 지금보니 적어도 그 때는 그랬었던 것 처럼 보이네. 내 방 벽에는 오래되고 빛 바랜 여자 얼굴 그림이 걸려있었는데, 그게 누군지 궁금해지더군, 한 시간 지나고 나서야 난 그게 틀림없이 성 엘로이 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지, 그 구역의 수호성인 말일세. 일전에는 내 한 번도 그 그림에 신경을 써 본 적이 없었는데, 하지만 그때는, 그림을 응시하고 있으니,  놀라운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더군. 


'들어봐, 친구,' 혼잣말을 했지, '이렇게 가면 얼마 못가 굶어 죽을거야. 뭔가는 해야만 해, 성 엘로위에게 기도 해 보는게 어떨까? 저리로 내려가서 그녀 앞에 무릎 꿇고 약간의 돈을 보내달라고 부탁해 보자. 어쨌든, 손해 볼건 없잖아. 시도나 해보자!' 


'미친 소리 같지? 그래도 사람이 배가 고프면 어떤 짓이라도 하게 된다고. 게다가, 내가 말했듯이, 손해 볼 것도 없지 않나. 많은 걸 묻지는 않았네- 다시 힘을 내기 위한 빵과 와인 한 병만 살 돈이면 됩니다. 3 프랑이나 4프랑이면 될 겁니다. 당신이 저를 한 번만이라도 도와주시기만 한다면, 제가 얼마나 감사해 할지 모르실 겁니다, 성 엘로위여. 장담하건데, 무엇이라도 보내주시면, 첫 번째로, 거리 밑에 있는 당신의 교회에가서, 당신을 위한 초를 밝히겠습니다. 아멘.'



'초 이야기를 집어 넣은 이유는, 성자들은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데 초를 태우는 걸 좋아한다고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지. 당연히, 난 약속을 진심으로 지킬 생각이었지. 하지만 난 무신론자였기에 어떤 일이 생기리라고는 믿지 않았네.' 



'그러고는, 내 침대로 돌아갔지, 5 분이 지나자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군, 마리아라 불리는 소녀였는데, 우리 호텔에 사는 뚱뚱한 농부의 딸이었지. 매우 굉장히 멍청하긴 했지만, 착한 편이었어, 그녀가 내가 처한 상황을 보는 걸 신경도 쓰지 않았지.' 



'날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더군. '오 하나님!' 그녀가 말하더군, '제정신 이세요? 이렇게 될 때까지 침대에서 뭘 하고 있는거에요? 당신 꼴을 보세요! 사람이라기 보다 시체 같이 보여요.'



'꼴이 엉망으로 보일 수 있지. 5일을 음식없이 보내고, 대부분 침대에 누워서는, 씻지도 면도도 하지 않은지 3일이나 지났으니. 방도 돼지우리 같았어.'    


"어찌 된 일이에요?" 마리아가 다시 말하더군.



"무슨 일!" 내 말했지, '제기랄! 배가 고픈거지. 5일 동안 먹지를 못 했어, 그게 문제야.'


'마리아가 놀라더군. '5일을 먹지 못 했다구요? 그녀가 말했지. '하지만 왜요? 돈이 한 푼도 없어서 그런건가요?'


"돈이라니!" 내가 말했네, '네 생각엔 내가 돈이 있으면서 굶고 있다는 거야?' 전부 저당 잡히고는, 지금은 5 푼 짜리 동전 한 닢 밖에 없다고. 방을 둘러나 보라고 어디 팔만하거나 저당잡힐 만한 물건이라도 있는지. 50 상팀이라도 받을 수 있는 물건을 찾아내면 네가 나보다 똑똑한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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