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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소설/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XXV -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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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습은 구궐로 제대로 빌어먹지 못 한 행색이었다, 코르덴 정장, 목돌이, 그리고 모자만 쓰고 있었을 뿐-양말은 신고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뚱뚱하고 쾌할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맥주 냄새도 났다, 요즘 세상에 부랑자들에게서는 맞기 힘든 냄새다. 





두 명의 부랑자는 최근 크롬리 수용소에 다녀왔다고 했고, 수용소와 연관 된 유령이야기를 해주었다. 1년 전, 그들 말로는, 그곳에서 자살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부랑자 한 명이 면도기 하나를 몰래 숨겨 들어가서는, 자신의 목을 그은 것이다. 아침이 되어, 부랑자 대장이 방문을 열어주고 다녔고, 시체가 문에 끼어있는 바람에, 문을 열기 위해 시체의 팔을 분질러야 했다. 부러진 팔에 대한 복수로, 유령은 방을 떠나지 않았고, 누구든 그 방에서 잔 사람이라면 1년 안에 죽게 되었다. 당연히, 자세한 설명도 있다. 문을 열려고 할 때 문이 한 번 걸린다면, 그 방이 전염병인 것처럼 멀리해야 한다, 유령이 씌인 방이기 때문이다. 





선원이었던 다른 부랑자들도 소름끼치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한 남자가(그들이 알던 남자라고 맹세했다) 칠래로 가는 배에 밀항을 계획하고 있었다. 숨기로 한 장소는 공산품들이 잔뜩 담긴 거대한 나무 상자였고, 한 일꾼의 도움으로 이 상자 중 하나에 몸을 숨기게 되었다. 하지만 이 일꾼의 실수로 상자가 선적되는 순서가 바뀌었다. 기중기는 이 남자가 든 상자를 집어들고, 높이 들어 흔들고는, 가장 바닥에 놓았다, 수 백개의 상자가 그 위로 쌓였다. 항해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몰랐고, 그들이 남자를 찾았을 때는 질식사한 남자의 썩은 시체였다. 





또 다른 부랑자는 스코트랜드인, 길데로이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길데로이는 사용을 언도받고, 탈출해서, 자신에게 사형을 언도한 판사를(멋진 친구같으니!) 잡아 목을 메었다. 이 부랑자는 이 이야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재밌는 점은 부랑자들이 전부 틀리게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길데로이는 아메리카 대륙으로 도망을 쳤지만, 현실세계에서의 길데로이는 다시 잡혀 사형을 면치 못했다.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살이 붙혀진 것이다, 행복한 마무리를 아이들이 원하는, 어린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삼손과 로빈 후드 이야기를 고쳤듯이. 






이 이야기는 부랑자들이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도록 만들었다, 아주 늙은 부랑자는 ''동물 소유주 법'이 예전 귀족들이 사슴대신 사람을 사냥하던 시절의 잔재라고 주장했다. 몇 몇은 그를 비웃었지만, 이 사람의 머릿속에는 이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거기에 곡물조례법과 영주의 초야권(진짜로 존재했었다고 믿었다) 대해서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대반란에 대해서도 들었다고 했는데, 이를 부자들에 대항한 빈자들의 반란으로 알고 있었다, 아마도 농민봉기와 헷갈린듯 하다. 나는 그가 읽을 수 있는 사람인지도 의심이 갔다, 분명 신문을 읽고 하는 소리는 아니였다. 이 남자가 알고있는 역사의 조각들은 부랑자들이 세대를 거듭하며 전달된 이야기들이었다, 어떤 이야기들은 몇 세기를 걸쳐 구전되었을지 모른다. 중세시대에 떠돌 던 소문들이, 지금까지도 구전으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패디와 나는 저녁 여섯시에 수용소로 들어갔고, 다음 날 아침 8시 문 밖을 나섰다. 수용소는 롬튼과 에드버리와 다를 바가 없었고, 유령에 관한 어떤 것도 볼 수 없었다. 부랑자들 중에 윌리암과 프레드라는 남자 둘이 있었는데, 노포크에서 어부를 하던 사람들이었다, 이 둘은 활기가 넘치는 한 쌍이었고, 노래하기를 좋아했다. 이 두 남자는 '불행한 벨라'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이 곳에 적을만한 가치가 있는 노래다. 그 들이 이 노래를 이틀 동안 6번 정도 부른 것을 들을 수 있었고, 나는 노래를 암기해 두었다, 한 두마디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노래는 이렇게 흘러간다. 







푸른눈과 금발의 벨라는 젊고 어여뻤다네, 

오 불행한 벨라!

발걸음은 가볍고 심장은 명랑하구나 

하지만 철없던 그녀, 어느 화창한 날

사악하고, 잔인한, 못 된 사기꾼의 아이를 임신한다네 



불쌍한 벨라 너무 어려, 세상이 얼마나 힘든지 남자에게 속고 있음을 믿지 못 하네  

오 불행한 벨라!

벨라 말하길, '내 남자 그리 할꺼에요 그게 공정하니까요, 이제 나와 결혼할 꺼에요, 

왜냐면 그렇게해야 하니까요.' 



그녀의 심장은 사악하고, 잔인한, 못 된 사기꾼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믿고 있다네

더럽게 악취나는, 그의 집으로 가자

이미 짐을 싸서는 달아났다네

오 불행한 벨라

집주인 말하네, '당장 꺼져, 이 창녀야, 

다시는 얼쩡거리지도 마.' 




불쌍한 벨라 사악하고, 잔인한, 못 된 사기꾼때문에 상처 입었다네

밤을 지새며 잔혹한 눈 속을 걸었다네 

어떤 고통을 겪었을지 누가 알겠는가, 

오 불쌍한 벨라!




새벽녘이 붉게 물들 때, 

아아, 아아, 불쌍한 벨라 죽었네 

사악하고, 잔인한, 못 된 사기꾼이 그녀를 외로운 침대로 보내버렸네

자 이제, 알겠는가, 무엇을 해야 될지, 




죄의 열매는 지금도 고통받는다네, 

오 불쌍한 벨라!




사람들이 그녀를 낮은 곳에 눞힐 때, 

이 남자 이리 말하네, '아아, 하지만 인생은 본디 그렇다네.'

하지만 여자들이 낮고 달콤한 구호를 외치지

'모두 남자들 때문이야, 이 더러운 자식들아!' 


여자가 가사를 쓴 듯 하다, 아마도. 




노래를 한 가수들 프레드와 윌리엄은, 부랑자들이 악평을 듣게하는, 순전한 말썽쟁이들이었다. 이 둘은 크롬리 수용소의 부랑자 대장에게 헌 옷들이 있다는 것과, 그 옷들을 필요한 부랑자들에게 주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수용소에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벗고 이음매를 찢어 버리고 구두 밑창을 갈기갈기 찢었다, 거의 못 신을 정도로 망가뜨렸다. 그 신발들을 부랑자 대장에게 보여주고는 신발 두 짝을 요청했다, 부랑자 대장은, 이 둘의 신발이 말이 아닌 것을 보고, 거의 새것에 가까운 신발 두 켤레를 주었다. 둘은 새로 받은 신발을 1실링 9펜스에 팔아 치우기 전까지 수용소를 나가지 않았다. 두 사람에게는, 1실링 9펜스가, 자신들의 신발을 못 신을 정도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가치가 컸던 모양이다. 





수용소를 나옴과 동시에, 모든 부랑자들이 남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구부정한 행렬은, 로우 빈필드와 아이드 힐로 향했다. 가는 길에 두 부랑자 사이에 싸움이 있었다. 두 부랑자는 밤새 실랑이를 벌였는데(멍청한 전쟁 개시 이유가 있었다, 한 명이 '새빨간 구라' 라고 한 말을  다른 한 쪽이 '빨갱이' 라는 말로 알아 들은 것이다-지독한 모욕이다) 평야에서 싸움이 붙었고, 우리들의 둘러 싸고 구경했다. 장면이 뇌리에 남아 있다- 맞은 남자가 쓰러졌고, 그의 모자가 벗겨져 나가며 백발의 머리가 보였다. 그러자 몇 몇이 끼어들어 이 둘의 싸움을 말렸다. 그 와중에 패디는 연유를 물었고, 실랑이의 진짜 이유는, 몇 페니 안되는 음식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로워 빈필드에 일찍 도착했고, 패디는 뒷 문으로 돌아가 일이 없는지 물으며 시간을 죽였다. 한 집에서 뗄감으로 쓰게끔 잘게 부스라며 나무상자들을 던져 주었다, 패디가 밖에 친구가 한 명 더 있다고 말해 주었고, 나를 데리고 와서 함께 일했다. 일이 끝났을 때 집주인이 우리에게 차를 가져다 주라고 가정부에게 말했다. 여자가 겁에 질려 차를 가지고 나오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오는 길에 용기를 잃어 차를 길에 두고는, 허겁지겁 뛰어 집으로 돌아가, 주방에 몸을 숨겼다. '부랑자'라는 이름의 무시무시함이란. 각자에게 6펜스를 쥐어 주었고, 우리는 3펜스 어치의 빵과 1파운드 반의 담배를 사고, 5펜스를 남겼다. 





패디는 돈을 묻어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로워 빈필드의 부랑자 대장이 폭군으로 명성이 자자했기에 우리가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안다면 들여보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부랑자들이 돈을 땅에 묻는 일은 일반적인 일이다. 많은 돈을 숨켜 들어가려고 할 때는 옷가지에 꿰매두는데, 만약 걸릴 경우, 당연히, 감옥을 의미했다. 패디와 보조는 이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한 아일랜드 사람이(보조는 아일랜드 사람이라고 했고 패디는 영국인이라고 했다), 부랑자는 아니었다, 30파운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작은 마을에 발이 묶여 잠자리도 구할 수 없었다. 이 남자는 부랑자에게 방법을 물어보았고, 이 부랑자는 구빈원에 가보라고 충고해주었다. 매우 통상적인 일로서, 잠자리를 구할 수 없을 때는, 구빈원에 가서 숙박료를 내고 잠을 잘 수 있다. 하지만, 이 아일랜드 사람은, 조금 더 똑똑하게 굴어서 공짜로 잠자리를 얻을 생각을 했고, 평범한 부랑자인척 행세를 했다. 돈은 옷 속에 꿰매 두었다. 그러던 중 구빈원에 가보라고 충고해준 부랑자는 기회를 포착했고, 그 날 밤 부랑자 대장에게, 직장을 알아 봐야 한다며, 아침 일찍 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아침 여섯시에 풀려난 부랑자는-이 아일랜드 사람의 옷을 입고- 수용소를 나갔다. 아일랜드인은 절도에 대해 항의했고, 부랑자 행세를 하며 구빈원에 갔다는 사기죄로 30일 구금을 언도 받았다. 






XXXV






로워 빈필드에 도착한 우리들은, 정문에 선 농부들의 시선을 받으며, 풀밭에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한 성직자와 그의 딸은 우리 쪽으로 와서는 ,우리가 수족관의 물고기라도 되는냥, 한 동안 조용히 쳐다 보고는, 다시 돌아갔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프레드와 윌리엄도 있었는데, 아직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오는 길에 싸웠던 남자, 거지 빌도 있었다. 빌은 빵가게 주인에게 구궐을 하고 있었고, 맛이 간 빵을 얻어내어 자신의 맨몸과 외투사이에 숨겼다. 빌은 빵을 나누어 주었고, 우리는 감사해했다. 무리에는 여자도 한 명 있었는데, 처음 보는 여자 부랑자였다. 바닥까지 끌리는 긴 치마를 입은 이 여자는, 뚱뚱한 체구에, 허름하고, 아주 더러운 행색을 한 60세 정도의 여자였다. 대단히 품위가 넘치는 여자로서, 누군가 옆에 안기라도 하면 코를 킁킁 거리며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디로 가십니까, 여사님?' 부랑자 중 한명이 크게 외쳐 물었다. 





여자는 콧방귀를 뀌며 애꿎은 곳을 바라보았다. 





'이러지마쇼, 여사님,' 남자가 말을 이었다, '기운 내시고. 다정하게 굽시다. 여기 우리 모두 같은 처지 아니오'





'고맙군요,' 여자가 쓰려하며 대답했다, '당신들 같은 부랑자 무리에 섞이고 싶게 되면, 내 알려 드리리다,' 




나는 부랑자라고 말하는 그녀의 어투가 마음에 들었다. 순식간에 완벽하게 다른 영혼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작고, 편협한, 여성스러운 영혼, 거리의 생활 몇 년 동 아무것도 배우지 못 한 것이다. 그녀는, 분명, 존경받던 미망인이었을 것이고, 터무니없는 사고로 부랑자가 됐을 것이다. 





수용소는 여섯시에 문을 열었다. 그 날은 토요일이었고, 주말을 그곳에서 갇혀 있어야 했다, 통례가 그랬다.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막연한 기분이 아닌 한 일요일은 유쾌하지 못 한 무언가가 있다. 등록을 할 때 직업을 '기자'로 적었다. '화가'보다는 더 솔직한 대답이었다, 예전에 신문사에 글을 써주고 돈을 벌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인데, 멍청한 짓이었다, 여러가지 질문에 대답을 해야만 했다. 수용소에 들어가자 마자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는데, 부랑자 대장이 내 이름을 불렀다. 남자는 40세 전후의 뻣뻣한 군인 같았다, 퇴역 군인의 무뚝뚝함은 있었지만, 소문처럼 고약해 보이지는 않았다. 날카롭게 질문을 해왔다.





'아무개가 누구지?' (이름을 뭐라고 썼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접니다.' 




'그래 기자라고?' 




'그렇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질문과 사실이 달라 내가 거짓말 하는 것이된다면 감옥에 갈수도 있었다. 하지만 부랑자 대장은 단순히 나를 위아래로 훓어 볼 뿐이었다. 





'그럼, 자네는 신사로구만.'





'그런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나를 길게 쳐다 보았다. '그거 참, 운이 없구만 그래,' 그리고는 다시 말 했다, '정말 지지리도 운이 없군.' 그 후로 그는 나를 부당하게 편애해 주었다, 심지어는 존중까지 곁들였다. 나를 검사하지도 않았고, 욕실에서는 깨끗한 수건도 주었다-전례가 없는 호사였다. '신사'라는 단어는 퇴역 군인의 귀에는 영향력이 있었다. 7시가 되어 방안에서 빵과 차를 먹어 치웠다. 우리는 같은 방에서 잤다, 침대와 밀짚요가 있었기에,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었어야만 했다. 하지만 완벽한 수용소는 없다, 로워 빈필드의 이상한 결핍은 난방이었다. 고온수관은 작동을 하지 않았고, 주어진 두 장의 담요는 얇은 면이어서 쓸모가 없었다. 몸을 이리저리 굴리며 그 긴 12시간을 보냈는데, 잠깐 잠이 들었다가도 추위에 떨며 다시 깨고는 했다. 담배도 필 수 없었다, 담배를 숨겨가지고 들어오는 것은 성공했으나, 우리의 옷은 아침이 되어야 찾을 수 있었다. 복도 전체에 고통으로 신음하는 소리와, 가끔은 욕설의 외침이 맴돌았다. 내 생각엔, 단 한 명도,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이상은 못 잤을 것이다.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의사의 진료 후에, 부랑자 대장은 우리를 식당으로 몰아 놓고는 밖에서 문을 잠궜다. 회색칠 된 벽에, 돌로 된 바닥으로 된 식당은, 송판탁자와 긴의자 밖에 없었다, 형언할수 없이 따분한 곳이었다, 그리고 교도소 냄새도 났다. 철창은 너무 높이 있어서 밖을 볼 수 없었고, 시간을 알 수 있는 장식품이나 수용소 규칙을 적어둔 종이도 없었다. 팔을 따닥따닥 붙이고 앉아서는, 아침 8시밖에 안 됐음에도, 이미 지루함에 질려있었다. 할 것도, 말 할 것도 없었고, 심지어 움직일 공간도 없었다. 유일한 위안은 담배라도 필수있는 것이었다, 담배를 피다 걸리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는 묵인해 주었다. 글래스고 지방의 사생아 억양을 가진 털 많은 부랑자, 스코티는, 담배가 없었다, 검사를 받는 동안 신발에서 담배통이 떨어졌고 압수를 당했기 때문이다. 담배를 함께 말기를 권했다. 담배를 같이 몰래 피웠고, 부랑자 대장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 마치 학생이 그렇듯, 담배를 주머니에 재빨리 찔러 넣었다. 부랑자들은 이 삭막하고, 볼 것 조차 없는 이 방에서 열시간을 연달아 있어야만 했다. 대체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부랑자 대장은 몇 몇의 사람에게 잡일을 시켰고, 그는 나를 뽑아서는 구빈원 식당에서 일하게 했다, 모든 잡 일 중에 가장 선망되는 일이었다. 이것 또한, 깨끗한 수건같이, '신사'라는 단어의 부적이 불러 온 것이다. 





주방에서 할 일은 없었다, 나는 감자를 보관하는 조그마한 창고로 몰래 들어갔다, 구빈원 극빈자들이 일요일 아침 일을 피해 빈둥거리고 있었다. 편하게 앉을 수 있는 포장용 상자와, 날짜가 지난 신문지들도 있었고, 심지어는 구빈원 도서관에서 가지고 온 잡지도 있었다. 그들이 말하기를, 다른 그 무엇보다 구빈원에서 가장 싫은 것은, 자선의 치욕으로서, 구빈원 복장이라고 했다. 만약 자신들이 평소에 입는 옷이나, 아니면 모자 그리고 목도리라도 걸칠 수 있다면, 극빈자로 보여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저녁은 구빈소 식당에서 먹었는데, 보아뱀이 먹을 법한 성찬이었다-호텔 X의 첫 날 이후로 가장 양이 많은 식사였다. 구빈원 극빈자들은 일요일에는 으레 목구녕까지 차게 먹을 수 있었지만 다른 날들은 충분히 먹지 못 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주방장은 나에게 접시를 닦고 남은 음식을 버리라고 했다. 그 낭비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선, 끔찍할 정도였다. 반만 먹은 고기덩어리, 소쿠리에 가득 담긴 먹다만 야채와 빵, 다른 쓰레기들과 같이 함께 던져져서는 차 잎들과 함께 버무려졌다. 다섯개의 쓰레기통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흘러 넘치도록 가득 채웠다. 내가 이러고 있는 동안, 일요일의 성찬으로 나온 빵과 치즈, 그리고 식었을지 모를 감자 두 알을 먹은 50명의 부랑자들이 반즘 배를 곯고 있었다. 극빈자들에 의하면, 부랑자들에게 음식을 주느니, 의도적인 정채 때문에 버려진다고 했다.





세시가 되어 수용소로 돌아갔다. 팔도 움직이지 못 하는 공간 속에, 부랑자들은 아침 8시부터 앉아 있었다, 지루함에 이미 반은 미쳐있었다. 담배도 다 떨어져 가고 있었다, 바닥에서 주운 꽁초를 모아 만든 것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거리에서 몇 시간 떨어져 있을때면 더 많이 피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지루한 나머지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의자에 뭉쳐 앉아서는, 멍하니 있었다, 그들의 덮수룩한 얼굴은 거대한 하품으로 두 조각으로 분리되었다. 따분함의 냄새가 났다.





패디는, 딱딱한 의자 덕분에 등에 통증을 느끼고 있었고, 음울한 기분에 빠져 있었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는 진짜 거만한 부랑자와 말을 섞었다,  그의 말로는, 도구가 부족해서거리에 나앉게 된 옷깃에 넥타이를 맨 젊은 목공이었다. 그는 다른 부랑자들에게 냉담한 태도를 유지했고, 본인을 부랑자가 아닌 자유인으로 보고 있었다. 문학적 취미도 있어서, '퀜틴 듀라드'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다. 그리고 자신은 배가 너무 고프지 않은 이상에는 수용소에 절대 오지 않고 차라리 건초 더미나 수풀에서 자는 잠을 선호한다고 했다. 남자는 남쪽 해안을 따라 낮에는 구궐을 하고 밤에는 오두막에서 자기를 몇 주간 해왔다.




그와 나는 거리의 삶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부랑자를 14시간 동안 수용소에 머물게 하고 다른 10시간은 경찰들을 피해 거리를 배회하는 체제를 비판했다. 본인의 사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었다, 연장을 사기 위한 몇 파운드를 얻기 위해 6개월 동안 생활보호대상자로 지내왔으나-멍청한 짓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버려지는 주방의 음식물과 이점에 있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주었다. 그러자 남자는 곧바로 어조를 바꾸었다. 내가 모든 영국 노동자 속에 잠들어있는 누군가를 깨웠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지금까지 다른 부랑자들처럼 굶주려 왔음에도 부랑자들에게 주어지기 보다는 음식이 버려져야 하는 이유를 단번에 알아냈다. 꽤나 단호하게 책망했다.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그가 말했다, '이런 장소들을 너무 편하게 만들면, 나라에 있는 모든 인간쓰레기들이 떼지어 몰려 올 겁니다. 질 낮은 음식만이 이런 인간쓰레기들을 쫓아 낼 수 있어요. 여기 이 부랑자들은 너무 게을러요, 모두 그들 잘 못이에요. 이런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줄 필요가 없어요. 인간쓰레기들 입니다.'




나는 그에 말에 반박하려했지만, 그는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반복했다.




'여기 이 부랑자들에게 연민따위 품지 마세요-인간쓰레기들, 그게 이 사람들이에요. 당신과 나같은 사람의 잣대로 저 사람들을 평가하면 안됩니다. 인간쓰레기들이에요, 그저 인간쓰레기란 말입니다.'





아주 민감하게 자신을 '이런 부랑자들'과 분리하려는 이 남자를 보고있자니 흥미로웠다. 거리에 나앉은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신이 보기에는, 그가 내비친 바로는, 그는 부랑자가 아니었다. 내 생각에는 자신이 부랑자가 아님에 신께 감사해 하는 부랑자의 수가 꽤 많을 것이다. 이들은 마치 여행자같다, 다른 여행객들이 하는 짓을 못 마땅해 하는 여행자들 말이다.






세시간이 느릿느릿 지나갔다. 여섯시에 저녁이 도착했는데,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아침에는 먹을수 있을 정도로 단단했지만(토요일 밤에는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저녁 것은 건빵처럼 단단했다. 다행히도, 무언가가 발라져 있었고, 우리는 그 부분을 긁어내어 그 부분만 먹었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몇 배 나았다. 6시 15분이 지나, 새로운 부랑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른 날 들어온 부랑자들과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전염병 때문이다) 신입들은 방으로 보내졌고 우리는 공도침실로 보내졌다. 헛같같은 공동침실에는 30개의 침대가 다닥 붙어있었고, 욕조는 소변기로 쓰이고 있었다. 지독한 악취가 났고, 한 늙은 남자는 밤새 기침하고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으로 가득찬 덕분에 방이 따뜻해졌고 그나마 얼마간은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또 한 번의 의료진료 그리고 점심용 빵 한덩어리와 치즈를 받아든 우리들은 아침 열시에 해산했다. 윌리암과 프레드는, 몇 실링을 쥐고 있다는 자신감에, 수용소 철책에 빵을 찔러 넣어 버렸다-그들은, 이를 저항이라고 했다. 켄트 수용소 다음으로 그들을 못 배겨나게 한 수용소이며, 말도 안되는 헛짓거리였다고 생각했다. 둘은, 부랑자임에도, 쾌활한 영혼들이었다. 한 천치는(부랑자 무리 중에는 꼭 한 명의 천치가 있다), 부랑자 대장이 철창에서 떼어내어 걷어차기 시작할 때 까지, 너무 피곤해서 걷지 못 하겠다며 수용소 철창에 매달려 있었다. 패디와 나는 북쪽으로 몸을 돌렸다, 런던 쪽이었다.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은 아이드 힐로 향했다, 영국에서 최악의 수용소로 소문 난 곳이다.




[*후에 한 번 가보았으나,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다시 화창한 가을 날씨였다, 거리는 한 산 했고, 몇 대의 차만이 지나갔다. 수용소의 배수구, 땀, 그리고 비누 냄새가 섞인 악취 뒤에 맞는 공기는 달콤한 들장미 향기 같았다. 거리를 걷는 부랑자는 우리 둘이 전부 인 듯 했다. 그러다가, 뒤에서 누가 황급히 달려오며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글래스고의 부랑자, 스코티였다, 숨을 헐떡이며 뒤에서 뛰어왔다. 주머니에서 녹이 슨 깡통을 꺼내들었다. 은혜를 갚는 사람처럼 친근한 미소를 지었다. 





'여깄네, 친구' 그가 다정하게 말했다. '자네엑 담배 꽁초를 빚졌어, 어제 나한테 담배를 권해주었잖나. 아침에 나올 때 부랑자 대장이 담배통을 돌려줬어. 호의는 다른 호의를 부르지-여기 받아,'




그러고는 내 손에 흠뻑젖어, 일그러지고,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담배 꽁초 네개를 쥐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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