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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소설/영어

그는 그곳에 있었다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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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경기장 중앙에는 한 여가수가 화려한 춤과 노래를 선 보이고 있었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그녀를 향 해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대부분의 관중들의 손에는 음료수와 간식거리가 들려 있었고  밝은 미소로 경기장을 함께 찾은 친구 그리고 가족들과 수다 떨기에 정신이 없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흥분은 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여가수의 무대가 끝나면 중죄를 지은 사형수들의 처형식이 곧 이어지기 때문 이였다. 관중들은 세명의 사형수의 처형식을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 이였다.

2년에 한번씩 치뤄지는 이 사형식은 전국으로 TV를 통해 방영이 되었고 표를 구하지 못 한 시민들이 본래의 가격보다 몇 배나 높은 암표를 구해서라도 경기장을 찾아 관람을 하고 싶어 하는 인기 높은 행사 중에 하나였다. 본래 이 제도가 시행이 되었을 때는 국가가 관할 하고 담당 기관이 무작위로 선정 된 시민들에게 관람의 기회가 주어졌으나 국가 제정 문제와 많은 시민들의 요구로 인해 민영화가 되어 거대 기업에서 관할하게 되었다. 그 뒤로 국가가 무작위로 정한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이 아닌 표를 구매하고 사형식을 관람 할 수 있는 제도로 변하게 되었다. 국가에서는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경찰력을 제공하고 있었고 그 외의 모든 일들은 사형식을 실제 소유한 기업에서 담당하게 되었다. 인기가수들의 무대 같은 경우도 국가가 사형식을 관할 할 때는 없었 던 부분 이였으나 기업에서 사형식을 국가로부터 일임 받고 사형식을 진행하게 되고 난 후부터 생기게 된 무대였다.

경기장의 밝고 열기가 넘치는 분위기와는 극단적으로 대조적인 지하 통로에 세명의 남자가 일렬로 서 있었다. 통로를 비추고 있는 유일한 불빛은 통로 양쪽 벽 바닥 밑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설치 된 통행등이 전부 였다. 통로는 경기장으로부터 들려오는 관중들의 함성 소리로 가득 울리고 있었다.  푸른 죄수복을 입은 죄수들의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양쪽에는 간수가 그의 각 팔을 잡은 채 서 있었다. 그 중 한 명인 남자의 머리는 이미 검은색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백발 이였고 그의 눈가에 패인 굵은 주름과 잔주름들은 그의 나이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가 입은 푸른색 죄수복의 왼쪽 가슴 부분에는 회색의 표가 붙어 있었고 그 회색의 표에는 검은색의 죄수번호 01이 새겨져 있었다. 남자의 눈은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 처럼 그저 어두운 통로의 끝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을 뿐 이였다. 사형수들의 양팔을 붙잡고 있는 간수들은 침묵을 지키며  통로 천장에 달려 있는 푸른색을 띄고 있는 작은 전광판을 무심히 바라보고 만 있었을 뿐 이였다.

갑자기 어두운 통로를 울리 던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가 잦아 들었고 한 남자의 목소리가 간신히 들릴 수 있을 정도로 통로를 통해 흘러 들어왔다. 사회자가 여성 가수의 무대 마무리를 알리고 사형수들의 처형식을 소개하기 시작 한 것 이였다. 통로에 울려 작게 울려 퍼지는 사회자의 음성은 웅얼 거리는 정도의 소리였지만 간수들은 사회자가 첫 번째 죄수를 소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맨 앞에 서있었던 간수들은 자신들이 붙잡은 사형수를 붙잡은채 이미 통로를 향 해 움직이고 걷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 두 번째 죄수가 간수들에게 붙잡힌 채로 서서히 쫓기 시작했다. 사회자의 웅얼거리는 듯 한 목소리가 통로에서 사라졌을 때 다시 한번 관중들의 거대한 환호 소리가 통로를 가득 울렸다. 첫번째 사형수가 경기장 중앙에 등장 한 것 이였다. 다시 환호 소리가 잦아 들었고 다시 사회자의 작은 목소리가 통로를 통해 들어왔다. 두 번째 사형수가 경기장에 도착 한 듯 했고 이전 보다 더 큰 환호성 소리가 통로를 울렸다. 환호성 소리가 잦아 들 때 즘 사회자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리기 시작 했고 간수들이 바라 보고 있던 천장에 달린 푸른색 전광판이 붉은 색으로 바뀌었다. 두 간수는 사형수의 팔을 힘주어 잡은 채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사형수는 무기력한 발걸음으로 그들의 발걸음에 맞추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 했다. 그들이 발걸음을 내디디면 내디딜 수록 사회자의 음성이 점점 뚜렷하게 들려오기 시작 했다. 이전 두 명의 사형수들의 소개보다 더욱 길었고 더욱 큰 음성으로 마지막 사형수를 소개하고 있었다. 세 명의 남자가 통로의 끝에 달았을 때 사형수의 오른쪽 팔을 잡고 있던 간수가 자신의 오른팔을 뻗쳐 벽에 붙어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바로 열렸고 두 간수는 자신들이 붙잡고 있던 사형수를 엘리베이터 안으로 밀어 넣었다. 사형수는 무기력한 몸짓으로 매우 좁은 공간의 엘리베이터로 자신의 몸을 끼어 넣었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매우 좁았으며 성인남자가 간신히 자신의 몸을 조심스레 돌릴 수 있을 정도의 공간 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 이였다. 사형수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자마자 문이 닫혔고 서서히 위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가 정지 하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고 강렬한 빛이 사형수의 눈을 찌뿌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거대한 환호성 소리가 좁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가 앞을 볼 수 있게 되는 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형수의 30 미터 앞으로는 잠시 전까지 여가수가 노래를 부른 무대가 있었고 그 위에는 사회자가 관중들과 그를 번갈아 보며 그를 향 해 손을 뻗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제히 바라보며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는 관중 들이었다. 그가 발자국을 내 디뎌 엘리베이터를 빠져 나오자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문을 닫고 경기장 밑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빠져 나온 구멍은 자동으로 닫혀 버렸다. 마지막 사형수가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와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 있자 사회자는 더욱 큰 몸짓을 사형수에게 보냈고 관중들의 환호 소리는 그 날의 가장 큰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그의 오른쪽에는 이미 그보다 먼저 나와 있던 두 명의 사형수가 서 있었고 각 사형수마다 간수 두 명이 그들의 양팔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로는 그들을 사형에 처 할 기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잠시 후 마지막 사형수에게도 또 다른 간수들이 다가왔고 그의 양팔을 붙잡았다. 사형수들은 간수들의 요구에 의해 간수들에게 양팔을 잡힌 채로 자신들이 서있는 자리에서 간수들과 함께 제자리를 돌기 시작 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중들에게만 보여지고 있던 것이 아닌 카메라를 통해 전국으로 방영이 되고 있었다. 그들의 눈들은 그들도 모르게 경기장 곳곳에 설치 된 카메라들과 마주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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