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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소설/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 XXVI -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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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턱 막히는 비좁은 통로를 따라 깊고 좁은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 열명의 남자가 있었고, 대부분이 짐꾼들이었다, 이글거리는 불 앞에 앉아있었다. 자정이었음에도, 창백하고 떨어질지 몰라하는, 대리인의 아들은 한 짐꾼의 무릎에 앉아 놀고있었다. 한 아일랜드 노인은 작은 새장 속의 눈먼 파리새에게 휘파람을 불고있는 중이었다. 다른 새들도 있었다, 아주 작고, 시들한 모습의 그것들은 평생을 지하에서 살고 있었다. 숙박객들은 습관적으로 불에다가 소변을 보았는데, 바로 건너편에 있는 화장실에 가기 귀찮아 했기 때문이다. 탁자에 앉아마자 발 근처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느낌을 받아, 밑을 살펴보니, 거무스레한 것들이 바닥을 가로질러 건너가는 의 물결이었다. 바퀴벌레들이었다.





공동침실에는 6개의 침대가 있었고, 침대보에는 큰 글씨로, '어느어느 거리에서 훔침-이라고 적혀있었다, 악취는 다름이 없었다. 내 바로 옆 침대에는 매우 늙은 거리의 화가가 누워 있었다, 그의 등은 기형적으로 휘어 있어서, 등이 침대 밖으로 삐져, 내 코 바로 앞까지, 나왔다.  등에는, 때로 된 이상하게 생긴 소용돌이가 얼룩져 있었는데, 마치 대리석 탁자의 윗면 같았다. 오밤중에는 취해 들어와서 내 침대 근처 바닥에 토악질을 했다-벌레도 같이 있었다, 파리에 있을 때 겪은 것 보다 나쁘진 않았지만, 누군가를 잠 못들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끔찍히 더러운 장소였다. 그럼에도, 대리인과 그의 아내는 매우 친절해서, 밤이나 낮이나 어떤 시간에라도 차를 끓여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XXVI





아침이 되어 매일같이 먹는 차 한잔과 빵 두 조각에 돈을 내고 반 온스의 담배를 샀다, 반페니가 손에 남았다. 그럼에도 B에게 돈을 묻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부랑자 보호소에 가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롬튼에 부랑자 보호소가 하나 있다는 것 말고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그 쪽으로 걸었고, 오후 세시에서 네시 사이에 도착했다. 주름이 잔뜩 진 늙은 아일랜드인이 롬튼 광장에 있는 꽤나 더러운 장소에 기대어 서 있었다, 한 눈에 봐도 부랑자였다. 나는 그의 옆으로 가서 기대었다, 그리고 그에게 담배를 권하며 담배상자를 내밀었다. 그는 상자를 열고 놀란 눈으로 담배를 쳐다 보았다. 




'오, 이거 보게,'그가 말했다, '이렇게 멀쩡한 담배가 있다니! 대체 어디서 구했지? 분명 거리에 나온지 얼마 안 됐구만?'




'왜요, 거리에서는 담배를 못 구합니까?' 내가 답했다, 



'아니지, 있긴하지, 보게,'




남자는 녹이 심하게 슨 상자를 꺼내 보였다, 갈은 고기를 담아 파는 상자였다. 상자 속에는, 바닥에서 주워 담은, 스무개에서 서른개의 담배꽁초가 들어 있었다. 아일랜드 사람이 말 하길 다른 제대로 된 담배는 거의 피지 못 한다고 했다. 그리고 더하기를, 풀이 죽어서는, 런던의 거리에서는 하루에 2온스 정도의 담배를 모을 수 있다고 했다.  




'런던에 있는 수용소(부랑자 보호소)에 들어 가려고 하나?' 그가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상황이 그가 나를 부랑자 동료로서 받아 주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그에게 롬튼에 있는 수용소가 어떤 곳인지 물어 보았다. 대답해 주기를, 




'여긴 코코아 수용소야, 차 수용소, 코코아 수용소 그리고 묽은 죽 수용소가 있지. 롬튼에서는 묽은 죽을 주지 않아, 아, 신이여, 최소한, 내가 지난 번에 갔을 때는 주지 않았어. 여기 이후로 요크와 웨일즈를 돌아 다녔지.'




'묽은 죽이 뭔가요?' 내가 물었다, 




'묽은 죽? 깡통에 뜨거운 물을 담고 그 바닥에 빌어먹을 귀리 가루를 까는게 묽은 죽이지, 묽은 죽 수용소가 최악 중에 최악이야.' 





우리는 한 두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 아일랜드인선한 사람이었으나, 불쾌한 냄새가 났다, 하지만 그가 앓고있는 병들에 대해 알게되면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다. 알고보니(그는 증상들을 소상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를 따라다니는 질병들은 머리부터 발끝가지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벗겨진 정수리에는 습진이 있었다; 근시였지만 안경이 없었다; 만성기관지염을 앓았다; 등이 아팠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요도염이 있었다; 정맥이 부어오르고, 평발에 건막류도 있었다. 이런 종합적인 질병을 지니고 15년 동안 거리를 떠돌고 있었다





다섯시가 되자 아일랜드인 말했다, '차 한잔 할까? 수용소는 여섯시나 되야 열어.'





'그렇게 하는게 좋겠군요.'





'좋아, 이 즘에 차와 납작빵을 주는 곳이 있지, 차가 괜찮아. 먹고 난 뒤에 기도를 엄청나게 시키지만, 그래도 제기랄! 여튼 시간은 가니까, 같이 갑세.'





그는 나를 어느 골목에 위치한 양철지붕으로 된 창고로 데리고 갔는데, 시골 농장의 허름한 집에 가까워 보였다. 25명 정도되는 부랑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몇 몇은 더럽고 늙은 특유의 방랑자들이었고, 주된 사람들은 북쪽에서 온 말끔한 차림의 남자들이었는데, 실직한 광부나 면직공들듯 했다. 머지않아 문이 열리고, 금테 안경에 십자가를 건, 푸른색 비단 옷을 입은 여자가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내부에는, 삼십개에서 사십개 정도의 딱딱한 의자들과, 작은 오르간, 그리고 붉은 선혈이 낭자한 석판 십자가가 있었다. 우리들은 불편한 마음으로 모자를 벗고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우리에게 차를 나누어 주었고, 우리가 마시고 먹는 동안, 이곳 저곳을 오가며, 인자한 태도로 말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종교적인 주제에 관해 이야기 했는데- 예수님이 우리같이 불쌍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교회에 있으면 얼마나 시간이 빨리 가는지, 거리에 있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기도를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우리는 듣기 싫어했다. 우리는 벽을 기대고 앉아 모자를 만지작 거렸다(부랑자는 모자를 벗은채 있는 것은 단정치 못 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녀가 말이라도 걸면 얼굴에 홍조를 띠고는 중얼거리며 무언가 대답하려 애를 썼다. 그녀가 다정하려 했다는 것은 확실했다. 납작빵을 담은 접시를 든 그녀는 북쪽 지방에서 온 남자들 중 한 명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 했다. 





'아드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무릎꿇고 말씀드린 적이 얼마나 오래 되었나요?'





불쌍한 남자는, 단 한 단어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 했다, 하지만 음식을 보자마자 꼬르륵거리며 수치스러운 소리를 내기 시작한그의 배가 그를 위해 대신 대답했다. 그러고나자 남자는 수치심에 사로잡혀 빵을 제대로 삼키지도 못 했다. 단 한 명의 남자만이 그녀의 방식으로 대답을 했다,붉은 코를 가진, 쾌활한 남자였는데, 술 때문에 계급장을 잃은 상등병 같이 보였다. 그 남자는 지금까지 내가 본 그 누구보다 '오 나의 주인 예수님' 이라는 단어를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또박또박 말했다. 틀림없이 그 요려을 감옥에서 배워두었을 것이다





차가 끝 난뒤, 부랑자들이 서로를 힐끔힐끔 쳐다 보고있는 것을 보았다. 무언의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 맴돌고 있었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에 빠져 나갈 수 있을까? 누군가가 의자를 덜그덕 거렸다- 실지로 자리에서는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문쪽으로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마치 떠나자는 암시를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여자는 단 한 번의 눈짓으로 남자를 평정해 버렸다. 그녀는 전보다 더욱 상냥한 어조로 말을 했다.





'아직은 가실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보호소는 여섯시까지 열기에, 아직 우리는 우리 아버지 앞에 무릎꿇고 드려야 할 몇 마디의 말씀을 드려야 합니다. 그러고나면 우리의 기분이 한 결 평온해 질 것 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붉은 코를 한 남자는 꽤나 도움이 되었다, 오르간을 끌어 오고 기도서를 나누어 주었다. 그는 등을 그녀에게 돌리고는, 기도서를 카드로 사용하자는 것은 그의 생각이었다, 책을 카드로 다루며 각 사람들에게 속삭였다, '여깄네, 자네, 에이스 네 장에 킹 한 장이구만!' 





모자를 벗은채, 우리는 더러워진 찻잔을 둘러싸고 앉아 우리가 했어야 하지만 하지 않은 일과 하지 말았어야 하지만 이미 저지른 일에 대해, 건실함 없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여자는 매우 열렬하게 기도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우리가 제대로 기도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예배 내내 우리 머리 위를 떠돌고 있었다. 그녀가 쳐다 보지 않을 때는, 뭐라고 하던 신경쓰지 않음을 보이기 위해, 서로에게 눈짓을 하고, 소리없이 웃으며, 야한 농담을 속삭였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이 약간은 거슬렸다. 속삭이지 않고 대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해 하는 사람은 붉은 코를 한 사람 뿐이었다. 한 늙은 부랑자를 빼고는, 찬송은 괜찮게 불렀다, 그가 아는 곡이라고는 '전진하라, 주님의 군사들이여,' 밖에 없었고, 중간 중간 그 노래의 음으로 돌아가서는, 화성을 망쳐 놓았다





예배는 반시간을 이어간 뒤, 끝이 났다, 문 옆에서의 악수를 하고는, 자리를 황급히 떴다. '후'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오자 마자 누군가가 말했다, '드디어 끝났어, 난 이게-예배가 절대 끝나지 않을 줄 알았어.'                          




'자네 빵을 먹었잖아,'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빵 먹은 값은 해야지.' 





'기도를 말는 건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더니. 무릎이라도 꿇지 않으면 동전 한 닢짜리 차 한잔도 주지 못 하는 모양이야- 차 한 잔 대신에 무릎이라니.'






동의하는 듯한 중얼거림이 있었다. 부랑자들은 그들이 얻어마신 차에 고마워하지 않는듯 보였다. 그렇지만 차는 완벽했다, 커피숍에서 파는 커피와는 다르게 보르도산 순수 와인만큼 좋았다, 우리는 그 점에 있어서는 고마워 했다. 나는 그들이, 굴욕감을 주려는 의도없이, 분명 자애심에 베푼 것임은 확신한다. 공정하게 말하면, 우리는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졌어야 했다-그럼에도,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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