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에 관한 고찰
집, 귀, 눈, 덤, 뜀, 호구, 미생, 환격, 포석, 초읽기...고작 1년 만에 돌을 던지고 밖에 나가서 축구를 하는 길을 택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돌부처 이창호 9단과 같은 곳에서 바둑을 배운 동문이다. 바둑돌을 단순한 규칙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숨어있는 복잡한 술수는 어린 마음에도 묘한 대비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바둑의 묘미는 누구나 스스로 자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그 결과를 상대방과 비교해서 승패를 가린다는 데에 있다. 서로 다를 것 없는 까만, 혹은 하얀 돌들을 움직여 집을 쌓는 재미와 공들여 만든 대마가 잡히고 난 후 헛손질만 해대는 허망함이 공존하는 것이 바둑이다. 잊고 지내던 바둑을 다시 떠올린 것은 나의 이십대가 한창 진행되던 시점이었다. 눈이 머물고, 마침내 마음을 주었건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