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ity Life/인문사회

킹스맨: 계급사회

반응형



제임스 본드도 아니다, 그렇다고 제이슨 본도 아니다. 그렇다고 스파이 액션 영화계에 획을 긋는 창조적이자 새로운 영화도 아니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제임스 본드나 제이슨 본과 같이 무겁지 않은 가벼운 스파이 액션영화로 다가오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스파이 영화계의 대부격인 제임스 본드에 대한 전세계적인 사랑은 영국인들에게 어떤 일종의 자부심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싸이가 전세계적인 열풍을 불러 온 것을 이해하듯 굳이 비교를 한다면 말이다. 


제이슨 본 이전에는 스파이 영화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당연 007 제임스 본드 였다. 불멸의 영화 시리즈로 누가 새로운 본드가 되는지, 어떤 본드가 최고였는지에 대한 논란은 스파이 영화 팬들에게 있어 영원한 화두이자 주제이다. 하지만 제이슨 본이-단 3편만으로- 새로운 스파이 영화의 장을 열었고, 제이슨 본이냐 제임스 본드냐는 새로운 주제를 스파이 영화 팬들에게 던져 주었다. 영국신사임에도 가벼운 바람둥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제임스 본드와 미국인이지만 가벼움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진지하고 무거운 제이슨 본은 어딘지 모르게 역설적으로 다가 온다. 어째 두 영화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진짜 주제인 킹스맨에 대한 이야기는 한 쪽으로 밀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여하튼 제임스 본드와 제이슨 본을 떠나 새로운 스파이 영화로 등장한 킹스맨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영국은 미국이라는 강자가 떠오르기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역할을 하던 강국이었다.-제국주의에 대한 논의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던 그들만의 영광은 새로운 국제무대의 강자인 미국에의해 석양이 되어 밀려나 버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과거에 대한 추억과 기억은 놓기가 싶지 않다. 어느 술취한 아저씨가 내가 잘 나갈땐 말이야 라고 큰소리치는 버릇을 버리지 못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랄까. 



킹스맨에 등장하는 악당은 미국의 갑부다, 귀족의 지위를 가져 본 적도, 그런 체계를 가져 본 적도 없는 국가에서 돈으로 얻은 힘과 권력을 무소불위로 누린다. 귀빈을 초대하여 내놓는 음식은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내 놓는다. 영국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은연 중 담겨 있는게 아닐까 한다. 원근본이 자신들의 속국이었던 나라가 이제는 자신들의 누리던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돈만 가지고 세상을 호령하려는 모습이 그리 탐탁하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대테러전쟁이 시들해진 지금 지금 영국의 비밀요원들이 상대가 된건 자본주의의 맹아가 되버린 듯 하다. 악당으로 등장한 미국의 거대재벌도 비꼬아 표현이 된다. 영국의 귀족들이나 상류층이 사용하는 발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악당의 발음 또한 영국인들의 비정상적으로 영국인의 발음과 비슷하다, 마치 억지로 쫓아 하려고 하는 모습처럼 보이게 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주인공을 킹스맨으로 영입한 요원은 전형적인 영국의 이상적인 상위계층을 대변하고 있다. 신사로서의 예의가 몸에 갖추어져 있으며 육체적으로 강하고 애국심과 책임가까지도 강하다. 나라를 지키고 이끌어 가는 것은 귀족이 해야 된다는 사상으로 무장이 되어 있다. 거기에 신사를 대변하는 복장에 대한 애착도도 상당히 높다. 옷차림이 곧 신사가 되는 것도, 발음이 신사를 만드는 건 아니라고 말 하지만 그렇다고 신사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정장에 대한 고집을 꺽을 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은 영국의 하류계층이다. 친구들과 동네 술집을 전전하고 주인공이 사는 지역의 발음과 비속어를 사용한다. 미래는 없고 단지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게 일상이고 목적일 뿐이다. 신사와 같은 말투를 쓰지도 않고, 신사에 대한 이해도도 없으며 당연히 자신과 가족에 대해 생각할 뿐 국가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애국심 또한 보이지 않는다. 구두를 신지 않고 유행하는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는 건들건들하며 동네를 돌아 다닐 뿐이다. 그런 희망도 목표도 없는 인생에 킹스맨에 들어갈 기회가 찾아오고 상류계층에 속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진정한 킹스맨이 된다. 상류층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상류층의 일원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국은 아직도 왕이 존재하는 계급사회다. 물론 예전처럼 왕과 귀족들이 무소불위의 지위를 누리는 국가는 아니지만 여전히 계급제도는 남아 영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고 있는 듯 하다. 지역에 따라 발음이 나뉘는 것을 넘어 발음을 통해 속한 계층까지도 예측할 수 있는 곳이 영국이다. 귀족가문에서 태어난 영국인과 어느 도시슬럼에서 태어난 영국인은 발음부터 다르다. 서울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지는 곳이 영국인 것이다. 

 

킹스맨이 보여주는 세상은 그런 세상의 영국을 대변한다. 킹스맨이 되기 위해선 근본이 중요하다는 수장의 말에 속물,잘난척 (Snob)이라고 말하는 콜린 퍼스의 말은 계급과 자신의 위치에 심취해 있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은 그들만의 발음이 있다심지어 BBC 사이트에서는 소득,저측, 인간관계, 취미에 관한 간단한 조사를 통해 자신이 현재 어느 계층에 속하는지도 알 수 있다. 


단순한 시간 때우기 용 스파이 액션영화이지만 그 안에 녹아 있는 내용들은 미국인과 영국인들의 다른 점, 영국 내에서도 계급에 따라 나뉘는 다양한 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그리고 사실, 만약 이 영화를 계급에 대한 영화로 본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스웨덴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