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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정치

좌파와 우파 그리고 진보와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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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잘라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를 나눌 수는 없다. 그 어딘가에 선은 존재해 보인다. 


무엇이 좌파이고 어떤 것이 우파인지 무자르듯 딱 잘라 말 할 수는 없다. 좌파와 우파는 끊임없이 서로의 자리를 바꾸며 진보와 보수 또한 서로의 자리를 밀어내며 색깔을 바꿔간다. 이는 몇 가지 역사적 사항들을 본다면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선 좌파와 우파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프랑스를 보도록 하자. 


왕의 목을 자를 것인가 말 것인가. 


왕과 귀족들이 권력을 독점하던 18세기 말, 자본은 생겼지만 귀족이 되지 못 한 부르주아들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자신들이 내는 세금만큼 권리를 누리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귀족이 되지 못 하면 평생을 일만하며 나라에 세금만 바치는, 권리없는 허수아비 신세가 되는 것이 부르주아들이었다. 하지만 부르주아들이 볼 때 분명 이는 정당치 않았을 것이다. 귀족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왕이 내려준 작위 뿐이였지 부르주아들이 못 날게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왕과 귀족들이 하는 정치도 개판이었다. 그들이 하는 정치가 옳바라서 민중의 지지라고 받았다면 부르주아들은 힘을 얻지 못 했을지도 모른다. 왕권신수설을 엎고 의회주의로 나가자고 외친 것이 부르주아들이었다. 모두 알다시피 프랑스는 대혁명을 거치며 왕의 목을 자르고 왕권신수설이 아닌 사회계약설을 기반으로 한 정치체제를 도입하게 된다. 구체제를 엎어 버리고 신체제를 도입 한 것이다. 좌파냐 진보냐, 보수냐 우파냐는 이렇게 나뉜다. 기득권의 구체제를 옹호한다면 보수우파로 불릴 것이고, 새롭게 떠오르는 기득권의 신체제를 옹호하게 된다면 진보좌파로 분류가 될 것이다.  





아마 혁명의 피바람이 부는 프랑스의 파리와 다른 지방에는 왕권신수설을 옹호하는 평민들과 부르주아들이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귀족이면서도 신체제를 옹호하고 새로운 국가 이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을 수 있다. 프랑스의 왕이 살아있던 시절, 어떤 프랑스인이 "왕은 권력을 국민에게 이양해야 한다!"라고 외쳤다면 이 사람은 국가반역죄로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진보좌파적 소견을 가진, 불경스러운 말을 입에 담고 다른 선량한 신민들을 선동하는 자의 목을 당장 쳐라!"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의회가 설립이 된 후에도 진보냐 좌파냐의 문제는 끊기지 않는다. 왕의 목을 자르고 완벽한 공화정체제로 갈 것이냐, 적어도 왕의 목을 자르지 않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어떠냐 라고 말 한 사람들이 좌파와 우파로 불리게 된다. 왕의 목을 댕강 자르자는 쪽은 왼쪽으로, 왕의 목은 보존해야 한다는 쪽은 오른쪽으로 가게 되면서 좌파와 우파라는 단어가 생기게 된다. 우파는 신체제 속에서도 여전히 구체제를 어느 정도 옹호한 것이고, 좌파는 구체제를 갈아내고 완벽한 신체제를 외치게 된다. 


부르주아의 우파화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부르주아는 새로운 권력으로 떠 오르게 된다. 자본으로 시민과 노동자를 착취했음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하루 16시간의 노동, 어린이를 노동자로 취급하던 사회가 부르주아들이 권력을 잡고 있던 시절이다. 이들은 귀족들의 자리를 밀어내고 자신들이 차지한 자리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강화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펴나간다. 이에 대해 이들을 비판하며 반기를 든 것이 당시의 지식인들이고 이를 실행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들이다. 이 시대의 보수는 예전의 진보였던 부르주아였고 이 시대의 진보는 공산주의자들 또는 사회주의자들이 차지하게 된다. 신흥세력이 구체제를 비판하고 새로운 이념과 체제를 들고 나오면서 또 다른 좌파와 우파의 싸움이 시작 된 것이다. 



러시아는 왕의 목을 자르고 자본주의 체제가 아닌 공산주의를 사회체제로 세우게 된다. 프랑스인들이 왕의 목을 잘랐을 때 유럽의 귀족들이 느꼈을 공포를 유럽의 자본가들이 느끼게 된 것이다. 유럽의 기득권을 유지하던 자본가들과 남은 귀족들은 러시아의 공산주의가 유럽전역으로 퍼질까 전전긍긍하며 공산주의자들을 탄압한다. 노동자의 자유를 외치는 공산주의자들을 가두고 탄압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전 자신들의 권리를 외치던 부르주아는 노동자들의 권리요구에 불안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좌파의 극좌화 우파의 극우화 


히틀러는 엄연히 투표로 뽑 힌 사람이다. 그는 공산주의자들을 몰아내고 독일 내에서 유일정당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그를 지지해준 유권자들을 위해 급격한 정책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려 한다. 모두 알고 있듯 유대인, 장애인, 동성애자, 장애인 등 독재자로 거듭난 그는 학살의 제왕이 되어 유럽을 전화로 물들게 했다. 



왕정을 몰아내고 계급이 없는 사회를 이루고자 했던 레닌의 뒤를 이은 스탈린은 어떤가, 대숙청으로 러시아의 강과 들판을 모두 피로 물들였다. 둘 모두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반대세력을 독재자의 절대권력으로 지키고자 했다. 계급이 없는 사회에서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계급을 가지게 된 것이 스탈린이다. 히틀러에 반대한 사람들은 공산주의 좌파로 불렸을 것이고, 스탈린에 반대한 사람들은 부르주아 좌파로 불렸을 것이다. 


한국의 우파와 좌파


고려 말, 신진사대부는 분명 좌파였다. 권문세족을 몰아내고 제대로 된 고려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진사대부들은 당시 기득권인 권문세족들이 보기엔 나라를 전복시키려는 좌파로 보였을 것이다. 신진사대부 안에서도 극좌와 중도 좌파가 나뉜다고 보면 된다. 정몽주는 왕권을 옹호하고 권문세족을 몰아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같은 신진사대부 정도전은 고려를 아예 갈아 엎어버리고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물론 승자는 극좌파였던 정도전의 승으로 끝났다. 결국 기득권으로 구체제를 옹호하고 신체제를 부정할 것인가, 또는 비기득권으로서 새로운 체제 또는 적어도 체제의 수정요구가 좌파우파, 진보보수를 나누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제가 망하고 한국이 독립을 찾았을 때, 한국의 기득권은 이승만 대통령을 필두로 한 친일파들이었다. 이들은 기득권이 되었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법을 만들었다. 그들의 기득권을 옹호하고 보호하고자 했다면 우파로 불렸을 것이고,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면 좌파로 불렸을 것이다. 북한 또한 다르지 않다. 독재자의 등장으로 이를 반대하는 자들은 반동분자로, 사회에 반하는 자들로 분리되어 숙청되었다. 

 

중국은 어떤가, 공산주의에 반하고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은 진보적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분리된다. 이런 사람들을 우파로 부를지, 좌파로 부를지는 알 수가 없다. 현 중국의 보수 기득권은 공산주의를 이념으로 채택하고 있고 이를 불공정한 체제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진보주의자로 낙인 찍히고 있지 않을까 한다.  


좌파냐 우파냐를 단순히 기득권과 구체제에 대한 옹호냐 아니면 타파 또는 수정이냐로 구분할 수 있을까 한다면 당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계가 존재할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시각으로 좌파와 우파를 본다면 조금은 명확하게 좌파와 우파를 구분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어떤 정치체제 -사회주의,민주주의,자본주의,공산주의,무정부주의-등을 추구하느냐의 문제만으로 좌파냐 보수냐, 진보냐 보수냐를 나누기 보다는 각자의 사회가 가진 특성을 들여다 보는게 이 둘을 나누는데 조금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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