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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정치

갑자기 시간이 널널했던 대기업 직장인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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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모임을 하나 만들었다. 20년을 넘게 함께 해온 친구들이기에 사실상 모임을 만든다는데 큰의미는 없었다. 모임을 안 만들어도 만날 친구들이고 함께 할 친구들이었다. 그럼에도 나이를 먹어가고, 한 명씩 직장을 얻어가면서 함께 쓸 목돈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에 모두 동감하고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약 3년이 지난 지금도 별탈없이 모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모임이 이어져 오고 있다. 모임이 생기고 난 뒤 가장 하나 확실한 것은 모임에 속했다는 소속감 보다는 매달 납부해야 하는 회비가 모임의 실존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다. 워낙 오래 됀 친구들이기에 잡음은 그다지 없다. 하지만 역시 돈이 얽히는 문제이고, 친구들끼리 사적으로 모이는 자리가 아닌 모임을 목적으로 하는 자리에서는 모임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오기도 한다. 그리 큰 문제거리는 아니다, 그저 자신들이 원하는 모임의 방향, 목적 그리고 그에 따른 회비사용에 따른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뿐이다. 모임의 가장 큰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친구들이 내는 목소리는 달라진다. 일년에 정기적으로 떠나는 두 번의 모임과 식사에 중점을 두고 회비를 사용해야 한다, 부조금에 사용하는 돈에 더 비중을 두고 사용해야 한다, 어디에 돈을 쓰던 회비를 아끼고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돈을 아끼는 것 보다는 모임의 활성화가 중요하니 회비를 늘려야 한다. 회비를 걷는 총양은 그대로 두돼 사용하는 돈의 비중을 어느 곳에 쓰느냐가 중요하다 등등, 여러가지 의견이 난무한다. 나눠진 의견은 뭉쳐지기도 하고 뭉쳐졌던 의견은 패를 나뉘어 갈라지기도 한다. 각자가 내놓는 의견이 가진 문제점은 없다, 어떤 의견이던 모임의 활성화와 연속성을 위해 내놓아진 것들일 뿐이다. 그 중에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반영한 의견에 자신의 표를 던지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내 의견 또는 내 의견과 비슷한 의견이 선택돼지 못 하고 다른 의견이 선택되었다고 할지라도 그저 따르기만 하면 될 일이다. 어차피 모두 모임의 발전을 위해 채택된 의견들이니 말이다. 복잡한 일이라면 복잡한 일일테고 단순하다고 하다면 심히 단순한 별것 아닌 일 중에 하나일 뿐이다. 





평소 여당의 정책을 지지하던 친구가 단체 채팅방에 글을 하나 띄웠다.(여당이 아닌 여당의 정책이다) 평소보다 늦게 출근하게 되어, 신문을 읽던 중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 내렸단다. 대부분의 글들이 현재 정책이 흘러가는 정치적 일들에 대한 평가였고 이 평가들은 비평에 가까웠다. 모든 상황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개인 각자의 몫이니 이 친구가 본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 동의를 못 할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한 달 회비를 다 모아봐야 백만원도 안돼는 회비를 걷어 들이는 모임에서도 다른 의견이 생기고 시각차가 생기는데 하물며 수백조의 세금을 걷고 집행하는 나랏일에 대해 논하는데 어찌 모두 똑같은 시각과 생각을 가지고 똑같은 판단을 할 수 있겠는가. 어쨌든, 이 친구의 생각은 이러했다. 


1. 대한민국은 대기업들이 자국 소비자들을 존중하지도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수출용 제품에는 고가의 재료를 사용하고 상대적으로 내수용에는 저렴하고 질이 떨어지는 재료를 사용한다. 하지만 같은 물건일지라도(물론 수출용이 질이 더 좋을 수 있다) 해외에서 구매를 해서 들여오는 것보다 국내에서 바로 사는 비용이 더 비싸다. 한 마디로 한국의 기업이 한국인 소비자들을 '호구'취급 하고 있다. 


2.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노동자들을 노예 취급한다. OECD 노동시간 2위에 달하는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주말출근을 해야되는 상황을 만들고, 출산휴가와 같은 제도는 평생휴가제도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3. 기업들이 자국민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일을 시키고 있음에도, 현정부는 그런 기업들이 더 잘 되어야 한다며 감세는 기본이며, 근로시간 연장, 휴일수당 삭감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지 실질적인 근로시간연장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4. 국민을 호구취급하고 노예로 부려먹으며 착취하는 기업들을 더 잘키워야 한다며 깍아준 세금 덕분에 예산이 부족해졌고, 부족해진 국가예산을 호구취급 받으며 노예같이 살아가는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털어 가려고 한다. 현재 국민들의 최대복지인 연금은 사라질 예정이지만, 국민들에게는 사라질 연금을 더 늘려야 하며 연금을 낸 사람들에게는 사용처는 비밀로 하고 국가가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질적인 증세이면서도 증세가 아니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을 바보취급 하고 있다. 


5. 휴대폰비도 대폭 늘려 주는 대한민국 정부, 우리나라보다 잘사는 미국 일본은 아이폰이 공짜이거나 30만원 이하이고 통신비는 평균 4만원대, 하지만 한국에서 구매하게 되면 평균 80만원, 휴대폰 사용료는 평균 9만원을 내야하는 실정. 


6. 이런 정부를 비판하고 믿지 못 하겠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바꿔야 할 것은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면 종북좌빨에 빨갱이라고 매도하는 기타 국민들이 함께 사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이 친구의 마지막 질문은 이랬다. "과연 이게 우리를 위한 우리나라가 맞나?"





정치적 색깔을 떠나,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이기에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의견과 생각을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고 표현 할 수 있다. 이 친구의 의견에 동의를 해야 한다거나 반론을 제기하면 안 된다는 말은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생각해 볼 만한 점은 여전히 남는다, 우리가 내는 세금을 통해 정부가 구성이 되고 운영이 된다, 정부는 다시 세금을 걷어 들이고 세금을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곳에 사용한다. 하지만 세금사용의 비중을 어디에 두느냐,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는 정부에 달려있다,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 세금사용의 의미가 누구에게나 똑같을 수는 없다. 정부를 뽑아주는 것이 국민이고, 그런 정부를 믿고 따라야 하는 것도 국민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정부가 하는 일에 언제나 호응을 하고 의견없는 무한한 신뢰와 생각없는 전폭적인 지지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의 땅에서, 우리가 선택한 정부가 우리가 낸 세금을 어디에 사용하고, 어떤 정책을 만드느냐에는 약간의 관심을 가져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우리는 조선시대를 살고있지 않다, 왕과 소수의 관료들이 나라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고, 그들만을 위한 정책을 내놓아도 할 말이 없던 세상이 아님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지금 안녕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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