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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정치

소치동계올림픽 그리고 변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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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올림픽이 한 창이다. 전국민의 눈이 러시아의 소치를 향해 했고 소치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귀를 활짝 열고 있다.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소식을 들려줬던 대한민국의 대표들이 이번 소치에서도 대한민국의 기상을 올려 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진 눈과 넓게 열린 귀만큼 만만치 않다. 우리가 기다리는 메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고 사람들의 애간장을 알게 모르게 기대한 만큼 태우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좋지 않은 일로 러시아로 귀화를 선택했어야만 했던 안현수 선수의 동메달 소식만이 오묘한 쾌감으로 한국 국민들의 마음을 위안 해주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대한민국 사람이 운동으로 승부를 내지 못 하고 자리 싸움을 위한 정치에 휘말려 귀화를 해 버리는 일은 아마 10년 전 아니 5 년 전만 해도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정서상 아마 많은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타국으로 귀화해 올림픽에 참가 한다는 일을 상상하거나 납득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안현수 선수는 러시아로 귀국을 했고 그런 결정을 내린 안현수 선수를 욕하거나 비하하거나 하는 국민은 아마 소수 일 것이다. 다수의 대한민국 사람들이 국적을 바꾸고 동메달을 딴 뒤 러시아 국기를 몸에 두른 안현수 선수에게 안타까운 마음과 잘 해줬으면 하는 표현할 수 없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은 안현수 선수 사건만이 아니다. 5 년전 10 년전, 올림픽 순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금메달만이 인정을 받던 세상이 대한민국 이었다. 1등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믿었고 전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태극마크를 단 대한민국의 대표선수들도 금메달이 아니면 만족 할 수 없는 시대가 있었다. 세상이 그들에게 금메달을 강요했고 금메달만이 가치가 있다는 부담과 압박을 가했었다. 세계 1등, 1등이 아니면 인정 못 받는 세상. 속 된 말로 더러운 세상이 아니었다 싶다. 전 세계에서 내놓라 하는 선수들이 나와 각축을 벌이는 올림픽에서 2등과 3등은 아무 의미가 없었고 메달권이 아닌 순위의 성적을 올리면 뉴스에서 여론에서 다뤄주지도 신경쓰지도 않았던 세상이 불과 5 년전 10 년전의 대한민국이다.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피땀 흘린 그들의 노고를 금메달이 아니면 인정해 주지 않았고 헛된 노력으로 치부해 버리던 세상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더 이상 금메달만이 올림픽의 목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은메달, 동메달, 순위권 밖의 성적을 올린 선수들에게도 사람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그들의 젊은 시절을 태극마크와 바꾸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훈련에만 집중했던 모든 선수들에게 시선을 보내고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변하는 세상 속에, 변화를 쫓아가지 못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변한다고 세상이 변한다고 모든 사람이 변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하고 있다면 꼭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이있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겠지만 기자들이 그런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기자들은 여전히 선수들이 메달을 따지 못 하는 이유를 따지고 있고 선수들이 메달을 따지 못 하는 것을 문제가 있다는 식의 기사를 쏟아낸다. 경기에 들어가지도 않은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가득 담긴 글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세상이 변하는 것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 세상에 습득해야 하는 직업 중에 하나가 기자가 아닌가. 




빠른 소식, 정확한 보도,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은 아직도 10 년전, 5 년전 대한민국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소치올림픽의 좋은 성과는 당연히 환영받아야 할 일이다. 태극마크를 단 대표선수들의 선전은 그들의 노력을 보상받기 위해, 그들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기자들이 주변에서 그들이 얻지 못 했다고 하여 그들이 실수했다는 식의 기사를, 그들이 메달을 얻지 못 한 이유를 분석해 줄 필요까지는 없다. 그들이 기자들보다 전문가이고 경기가 끝난 후 모든 상황들을 알아서 분석할 일이다. 더 이상 금메달,은메달, 동메달에 국민들이 목숨걸고 있다는 식의 기사는 없어야 한다. 올림픽은 방안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즐길거리지만 소치에 서 있는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에게는 삶이고,인생이고 그들의 꿈이다. 그런 그들에게 메달에 대한 부담감도 과도한 안타까움도 자제하는 변하는 세상의 바람이고 추세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기 위해 땀을 흘려 노력한 그들이 필요한 것은 부담감도 경기의 분석도 아닌 묵묵한 응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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