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어차피 그 사람은 떠났다.
얼마나 사랑했건,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수 같은 주옥같은 추억들이 당신의 머릿속을 가로지른다 한들 그 사람은 당신의 품을 떠났다. 어쩔 도리가 없다. 함께 하는 것보다 떠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판단하고 떠난 사람 아닌가. 용광로처럼 들끓고 화산처럼 폭발할 듯 한 사랑이 남았다 한들 그건 당신의 가슴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사람은 이미 떠나기를 마음먹었고 당신과는 님이 아닌 남이 되기로 결정한 것 아닌가. 보내줘야 할 때는 보내주는 수밖에 없다. 잡는다 한들 더 이상 행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행복하다 한들 그건 어디까지나 당신의 욕심이 낳은 행복으로 남겨질 가능성도 크다.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냥 놔주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억지로라도 행복까지 빌어주자. 어차피 떠난 사람에게 증오를 품어봐야-그렇게 하기도 힘들겠지만-남는 건 고통스러운 당신 마음이다.
이별을 견디지 못 하는 건 여전히 가슴속에 남은 그 사람을 향한 사랑 때문이다. 지나간 추억도 버리고, 두 사람의 끈끈했던 정도 끊고, 뜨거웠던 사랑을 차갑게 내팽개 친 것도 그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별에 힘들어하고 그 사람을 잊지 못 하는 건 당신에게만 남은 사랑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그 사람을 미워하고 싫어하고 저주를 퍼붓겠는가. 별 수 없다. 미워하려 노력해도 마음대로 되지도 않을게 뻔하다.
어차피 사람들은 헤어진다. 이별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별을 죽음으로 겪느냐 사람의 의지로 겪게 되느냐의 차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떠나게 되어 있다. 바꿀 수 있는 건 없다. 정해져 있지 않은가. 받아들이도록 하자. 그렇다고 어차피 헤어질 거 뭐하러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냐 라는 질문은 던지지 말자.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에 대한 결론인 이별은 어떤 식으로든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니.
여하튼, 이별을 했다고 한들,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은 여전할 것이다. 사랑이 없다면 이별에 가슴 아플 이유가 없지 않은가. 힘들고 아픈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질투가 나는 것도 여전히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이 있기에 그렇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누구와 함께 한들 무슨 상관이랴. 사랑이 없다면 질투가 가슴을 가득 채울 이유가 없다.
이별에 대한 고통을 받아들이기 힘든 만큼 아직 불태우지 못 한 사랑을 지우기도 힘들다. 그렇기에 이별을 다른 식으로 생각해 볼 여지가 생긴다.
당신을 떠 난 그 사람이 이 세상을 등졌다고 생각해 보자. 다시는 세상에서 그 사람을 만날 일이 절대적으로 사라진다. 물론 살아있다고 한들 내 옆에 있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이 같은 하늘 아래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더 큰 무게를 더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별을 고한 사람이 어느 정도 고통을 받기를 원할지 모른다. 배신감과 상실감에 상대방에 대한 미움을 품을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죽음만큼 큰 고통을 바라진 않을 것이다. 만약 이별에 대한 복수로 그 사람의 죽음을 원한다면 그건 사랑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왜곡된 감정일 수밖에 없다. 이 왜곡된 사랑은 사실 없는 것보다 못 하다.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해 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이 아닌 집착에 가까울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의 이별에 슬퍼할 필요가 없다. 그저 집착을 줄이고 욕심만 비워내면 된다. 이별에 슬퍼할 것이 아닌 자신의 집착과 욕망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해 볼 일이다.
행복을 빌어줄 필요는 없지만 그 사람의 고통도 바랄 필요가 없다. 내가 받는 고통만큼 그 사람의 고통을 원 할 순 있지만 내가 그 사람이 받게 될 고통의 이유가 될 필요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고통으로 밀어 넣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별에 대한 고통의 이유가 사랑이라면 그 남은 사랑을 보존하자. 굳이 남은 사랑을 거부하고 증오로 변화시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 사람의 모든 결정들을 받아들이고 완벽히 이해하긴 힘들겠지만, 어차피 내 옆에 없는 사람 날 떠나 행복하겠다고 떠난 사람이다. 잡아도 잡히지 않을 사람이라면 놔주자. 현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받아들이도록 하자. 받아 줄 사람은 떠났어도 사랑은 남아있지 않은가, 그리고 아직 다 주지 못 해 남아버린 사랑을 증오로 치환하기 보단 당신 자신에게 돌리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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