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느끼는 고통이 싫어, 돌아가면 고통이 사그러질수도 있다는 희망 때문인지, 고통이 사라지고 공허한 후회만이 남을까 두려워 한 번 돌아나 가보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한 번 다시 찾아라도 가보자 라는 결정을 쉽사리 못 내리는 이유는 지금의 고통이 혹여나 더 길어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겁을 먹어서인지. 아니면 지금의 고통이 사라진 뒤 찾아 올 기쁨에 불확실과 확신을 느끼고 있어서 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마음에 무겁게 담아 허공에 내뱉은 말들이 책임감으로 다시 돌아와 가슴을 짓누르고 있기에, 말의 추라도 덜어내고 싶은 마음에 돌아가고자 하는 것뿐인지. 아니면 행여 실패자나 낙오자로 보였다거나 여겨지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눈치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모습인지 알 수는 없다.
오늘을 버티면 더 나은 내일이 찾아 온다고 믿으며 하루를 보내고 또 보내도, 없어지지 않는 연기로 가득차 그 누구도 들여다 볼 수 조차 없는 답답한 마음에 기쁨이 찾아 올지도 미지수이며, 즐거움이 찾아 오는 일이 기정사실 이라고 할지라도, 그 마음을 기다림에 기뻐해야 하는지, 실제로 찾아온 기쁨과 즐거음에 그득찬 연기가 모두 걷혀 나갈지 알 수가 없다.
다 꺼져가던 불속에 남은 재처럼 남은 미련을 보며 그래도 살려보겠다고 소용도 없는 애꿎은 재 날려가며 바람을 불려고 하는건 아닌지, 꺼질 수 밖에 없는 불임을 알면서도 지켜만 보는 가슴에 훗날 후회하면 어쩌나 무서워 난리를 피려는 건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찾아간다 한들, 고통이 기쁨으로 바뀔지, 고통이 더 깊어지고 상처만 커질지, 지금도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음에도 그 하나를 끊지 못 하고 끙끙 되는건 아닌지, 그 때 그 날이 그리운 건지 아니면 그저 사람내음이 그리운건지, 도무지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욕심인지 후회인지 대체 어느 쪽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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