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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인문사회

세상은 넓고 의료보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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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땅에서 태어났다면 4대의무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4대의 의무 중 하나인 납세의 의무도 그 중 하나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국가에서 시행하는 의료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사람을 보는 일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만큼 힘이 들지 모른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체계화된 의료보험 속에서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의료보험을 내는 납세의 의무는 선택이 아닌 강제적이다.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국가에 수입의 일정부분을 보험료로서 납부해야 한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자신의 선택으로 보험료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납세를 하지 않는 행동에 따른 책임 당연히 수반된다. 




세상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최부국인 미국을 한국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보험 부분이다. 세상사가 하나로 통합이 될 수 없고, 나라마다 고유의 성격, 법률 그리고 가치관의 차이가 있지만, 이 부분만큼은 문화의 차이나 나라간의 성격적인 문제로 봐도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세계가 사용하는 화폐를 찍어내는 미국이라는 나라에는 2012년까지 5천만명이라는 인구가 보험이 없었다고 한다. 3억 인구중 6분의 1이자 대한민국 남한의 인구수만큼의 사람들이 보험없이 지내고 있었다는 사실은 적잖이 놀라울 수 밖에 없다. 보험이 없다니, 그렇다면 미국의 의료비가 하도 저렴해서 보험을 들지 않아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었기에 5천만명이라는 사람이 보험을 들지 않았던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사람을 경악하게 한다. 이미 개봉된지 오래된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식코에 나오는 장면은 매우 잊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이다. 보험이 없는 한 남자가 손가락 두개가 절단이 되었고 이 남자는 두 손가락 중 봉합이 조금 더 저렴한 손가락을 선택하여 봉합을 한다. 나머지 한 손가락은, 이 남자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 자신의 손과 영원한 작별을 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미국과는 다른 의료체제를 가진 캐나다로 차를 타고 넘어가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며 차를 타고 넘을 국경이 없는 대한민국에 의료보험제도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어딜가나 사람 사는 곳이고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하지만 이 부분만큼은 미국은 우리나라와 전혀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보인다.





흔히 오바마케어라고 불리는 미국의 전국민 의료보험정책이 시작이 되었다. 2013년 3분기에 성인 비보험자의 수가 22%에서 26%로 감소했고, 2014년 2분기에 팔백만에서 천만에 가까운 성인이 오바마케어 보험에 가입했다고 한다. 정부지원의 보험으로 인한 증가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전체 성인 20%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고 한다. 비보험자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케어에 가입했는지는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8백만의 성인이 오바마케어에 가입을 했다고 한다. 




사보험이 강하고 국민보험이 상대적으로 약한 미국에서는 보험이 없다면 병원을 가지 못 하는 일이 일상다반사고 상식으로 받아 들여진다. 미국에서 직장을 잃는 일이 한국에서 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통상적으로 직장에서 사기업과 연계하여 보험료를 내주기 때문인데 직장을 잃는 순간 월급과 함께 보험도 날아가기 때문이다. 직장을 잃으면 병원에 갈 기회도 잃게 된다는 뜻이다. 미국의 병원은 의사들이 벌여온 로비 때문에 의사들이 하는 일들과 환자들에게 부과하는 치료비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환자들은 자신이 받아야 하는 치료와 내야 하는 치료비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얻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가 실행된 이후로는 의사들의 진료과정과 치료과정에 대한 투명성 또한 높아 질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한국인의 상식으로는 매우 당연하고 이상할 것이 없는 구조지만, 아직까지는 미국사회의 시각은 국민보험에 대한 시각이 그리 곱지 많은 않다. 51%가 여전히 오바마케어를 반대하고 있으며 41%이 찬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은 이 여론을 무시하는 쪽에 가깝지만 반대당이자 야당인 공화당은 이런 사실을 놓치지 않고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료보험을 반대하는 인구가 51%를 넘어서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인의 입장으로는 납득이 그리 쉽지만은 아닐듯 하다.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전세계적으로 본받지 말아야할 제도로 악명이 높다. 자신의 소득에 맞는 의료보험을 선택하고 스스로 돈을 지불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사보험을 선택하는 미국인들의 생각이 비평받거나 비판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나름 이유가 있고 논리가 있고 실효성이 있기에 여전히 51%의 미국인들이 오바마케어를 반대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내가 미국시민이고 의료보험 정책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오바마케어가 자리를 잡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던 나는 오바마케어를 지지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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