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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인문사회

대한민국은 어쩌다 호구고객님의 나라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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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호구 취급하는 것인지 아니면 호구가 고객이 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여러 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유력한 설을 하나 고르자면, 그래도 사니까가 아닐까 한다. 해외보다 이윤을 더 붙여 파는 것인지 아니면 세금 때문에 그런 것인지 정확히 조사는 안 해 봤지만, 대한민국이 예전만큼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감으로 때려 맞춰보고, 아마도 이윤을 더 붙여도 사니까 그래도 잘 팔리니까 아니 더 잘 팔리니까? 해외회사나 국내회사나 고객을 호구고객 취급하는게 아닐까 한다. 그냥 산다. 어떤 문제 생기면 고위임원급이 나와서 사과하고, 곧바로 가격인하나 행사를 하면 그렇게 열을 내며 분개를 하던 사람들이 어디갔나 싶을 정도로 문제가 됐던 회사의 제품이 팔려 나간다. 별 문제 없고, 인생에 큰 차질을 안 주면 그냥 산다. 가격이 싸서 사는지 제품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사는 것인지 아님 아무 생각없이 사는 건지 이유는 알 수 없다. 문제를 일으켰던 제품은 다시는 손도 대지 말아야 하거나 적어도 문제제품의 회사에 충격이 갈 정도의 어떤 반응을 보여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사서 쓴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왜 외국계고 한국계고 고객을 호구 취급해 하는지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 아마 대한민국에는 두 가지 분류의 사람이 있는 듯 하다. 어떤 회사의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관심을 가지고 사건을 주시하다 문제가 확실시 되면 그 것이 어떠한 문제 일지라도 다시는 그 상품을 쳐다 보지도 않거나 확실히 매듭이 지어질 때까지는 구매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반면, 해당제품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어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관심도 없다가 뜬금 없는 행사와 가격인하 또는 다른 이유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한 쪽에서는 왜 한국고객을 호구 취급하냐는 탄식이 메아리처럼 공허하게 울리는 것이고, 다른 한 쪽에서는 이게 웬 횡재인가 하며 쾌재를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 맞냐 틀리냐는 판가름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한국이 호구의 국가로 전락하고 있는데는 유력한 가설이 존재한다. 어떠한 불합리한 조건이나 다른 나라 고객들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다고 할 지라도 누군가는 그냥 사서 쓰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대한민국 호구고객을 잘 설명해 주지 않나 싶다.





하지만 다른 가설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을 호구 취급하는 외국계가 밉고 싫어도 사실 대체제가 없어서 외국계 회사에게 호구잡힌 고객취급을 받아가며 울며겨자 먹기로 물건을 사는 것일 수 있다. 한국회사가 한국제품에는 재료를 덜 쓰거나 저렴한 재료를 쓰면서 해외로 수출하는 제품에는 더 많은 양과 고급재료로 과자를 만드는데 하물며 외국계회사라고 해서 한국회사를 모방 안 할 이유가 없다. 자동적으로 단합을 하게 되는 효과를 즐기게 된다. 한국계도 대충 만들고 외국계도 대충 만들고 양 쪽 모두 한국고객을 호구 취급하게 되면 양쪽 회사 입장에선 경쟁할 필요도 없이 누이 좋고 매부 좋고가 되는게 아닌가. 이미 한국계 회사에 호구 잡혀 살고 있던 한국고객들에게 외국계가 한국고객을 호구취급 못 할 이유는 어디 있단 말인가. 이러니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사이좋게 한국고객 호구취급하여 경제대란 외국계 한국계 차별없이 다 같이 잘 살아 봅세라는 마음으로 한국에서 장사를 하는게 아닐까 한다. 호구고객을 구제할 대체제의 부제가 한국의 고객을 호구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력한 가설은 뭐니 뭐니해도 그래도 사니까가 아닐까 한다. 불과 얼마 전, 폭스바겐 사고가 터졌다. 전 세계적인 이목을 이끌었고 폭스바겐은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소송에 걸리고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해를 보게 된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입이 아프니 생략하기로 하자.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영국에선 20% 판매하락을 했다. 미국에선 25%의 판매하락세를 보였다. 사건이 터지자 마자 판매에도 영향력이 끼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그래도 안도감을 주는 대목은 100% 떨어지지는 않았으니 폭스바겐 사건을 신경 안 쓰고 여전히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영국에도 그리고 미국에도 있다는 정도 되겠다. 이 정도면 뭐 폭스바겐에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봐도 될 듯 하다. 50% 100% 하락세가 안 찾아 온  어디란 말인가. 여담이지만 미국에서는 파삿트가 60%가 그리고 미니는 39%의 하락세를 11월 달에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시장과 영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정상화 될 날이 아마 그리 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여담은 10월 달에는 세계시장의 판매량이 5%로 떨어졌었다고 한다. 여튼 신문이나 방송매체를 보면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회사가 폭스바겐이지만 전세계 1위를 달리는 회사의 자리는 그렇게 쉽게 양보되지 않을 것이 보이는 것도 여전한 사실이다. 


11월, 미국에선 전체 판매량 25% 영국에선 20% 판매량 하락세를 보이고 지난 10월에는 전세계 판매량이 5% 떨어졌었음에도, 지난 달 50% 매출 증가를 보여준 한 나라가 있었다. 폭스바겐이 그 나라에서 장사를 시작한 이후로 역대 월간 판매 최고라고 하니 폭스바겐이 이 나라에서 만큼은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웃었을지도 모른다. 60개월 무이자 할부 더하기 대규모 할인까지 해주는 성의를 보인 결과라고 봐야 할 듯 하다. 얼마나 정이 많은 나라인지, 얼마나 실용을 강조하는 나라인지 알 수 있다. 60개월 무이자 할부에 할인까지 해주니 성의를 봐주고 기회까지 잡아 차를 저렴하게 사는 지혜를 보여줬다. 그렇다, 내가 안 산다고 남이 안 사는 것도 아니고, 이 차 안 산다고 차를 안 살것도 아니니 기왕 사는 차 싸게 나왔을 때, 할부 이자 안 물어도 될 기회가 왔을 때 덮썩 잡는게 상책 아닌가. 기회는 왔을 때 잡으라고 선현들이 그리 말해주지 않았는가. 그래, 어차피 이래 사나 한 세상 저래 사나 한 세상 기회는 왔으면 잡아야 하고, 청렴하게 살려는 의지는 전혀 나쁜게 아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호구 고객 취급 받았는데 이 정도 보상 누린다고 나쁠게 뭐란 말인가. 누가 누굴 보고 호구 고객이라 일갈 하겠는가. 이 정도면 호구고객이 아닌 머리도 좋고 이득을 취할 줄 알고, 기회를 잡을 줄까지 아는 진정으로 똑똑한 고객들 중에 고객이 아닌가 싶다. 


미국에선 피해자 당 1000불 받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선 폭스바겐이 피해자 해결책을 내놓기 보다는 다른 돌파구를 찾은 듯 하다. 국내에서도 3000명 이상이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역대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콧대가 잔뜩 올라가 있을 폭스바겐이 3000명 이상의 목소리를 들어 줄 지는 미지수로 남지 않을까. 3000명이 소송을 걸었지만, 지난 달 한 달에만 4,500대가 팔렸다고 하니. 폭스파겐이 지금같은 파격대우만 계속 해준다면 아마 3000명은 그저 달래는 척이나 하며 놔두고 매 달 4,500명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게 더 이득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고객이 호구가 되는 건지 호구가 고객이 되는 건지 알 수 가 없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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