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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인문사회

나이를 먹으며 닮고 싶은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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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 일이 쉽게 받아 들여지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르는 자의반 타의반의 제약들이 생기는 것은 둘 째치고 더 이상은 20대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는 모습에 씁쓸해 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예전에는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나이를 먹는 일이 이제는 가끔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현실로 다가온다. 버스에 힘겹게 오르고 내리시는 어른들을 보면서도 답답해지는 마음과 저분들의 모습이 언젠가는 나의 모습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심아닌 공포심이 다가 오기도 한다. 가는 세월 막을 수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이 그저 받아 들이는 일 밖에 없음에도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나이를 먹는 것이 마냥 나쁜 일은 아니구나 싶을 때도 있다. 나이를 먹어가며 바뀌는 생각들과 행동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고민들을 한층 더 깊게 할 수 있는 사고능력이 생기고 본인에 대해 더욱 잘 알아 갈 수 있다는 장점(적어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이 있다랄까.


세상에 태어나 유전적인 부분을 이겨낼 수는 없는지라 현재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나의 40대와 50대 그리고 60대의 외향이 얼추 예상이 되고는 있지만, 그 외로 현재 이런 나이를 살고 있는, 닮고 싶은 사람은 있다. 물론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얼굴과 몸에 불만도 없고 충분히 감사하고 만족하고 있지만 그래도 왠지 저 나이에 저런 모습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전적인 문제가 있긴하다, 완벽히 닮는 다는 것이 애초에도 불가능 했고 원하는 바도 아니지만, 외향적인 모습으로는 거의 그리 될 일이 없음은 확신이 든다. 둘 다 백인이다. 백인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거나, 백인이라서 닮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 사람들이 백인일 뿐임은 명확히 하자.


엠마 톰슨 


엠마라는 이름하면 전세계 사람들이 떠 올릴 이름은 엠마 왓슨이나 엠마 스톤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나는 엠마 톰슨이라는 영국 배우가 먼저 떠 올려진다. 이 사람의 영화를 보면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 다른 두 명의 엠마들과 같이 이 분도 여자다. 성전환 수술을 해서 생태학적으로 성을 바꾸고 엠마 톰슨 같은 모습이 되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엠마 톰슨은 지금까지 영화를 보면서 이 사람만큼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모건 프리만이 있지만 근소한 차이로 엠마 톰슨의 목소리가 더욱 매력적으로 들린다.- 여성이지만 저음에 부드럽게 말하는 그녀 특유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너무 닮고 싶은 목소리 중에 하나다. 차분하고 흐트러짐 없는 목소리에서 여유가 느껴진다고 해야 되나. 듣고있자면 -여자의 목소리이기에 내가 가진 성대로는 엠마 톰슨의 목소리를 쫓아 낼 엄두도 못 내지만- 그녀가 가진 차분하고 여유로운 말투와 어조를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에서 소설을 읊는 그녀의 목소리만큼 매력적인 목소리는 찾기 힘들 정도다.


내가 나이가 들어 40에서 50 줄에 들어 섰을 때, 그녀처럼 쉽게 흥분하지 않는 성격과 흥분을 하더라도 격앙되지 않는 말투의 높이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인생에서 정말 멋진 일 중에 하나가 될 듯 하다. 배우의 사생활과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엄연히 큰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그녀의 어투는 기본 성격에서 나오지 않나 싶다. 





그녀의 실생활이 어떨지는 자세히 알 수가 없다. 영화의 장막 뒤에서는 술고래에 여유도 없고 날카로운 신경의 소유자 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언론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은 그렇지가 않다. 최근 그린피스 임무를 위해 그녀의 딸과 함게 북극으로 가는 배에 오른 것이 엠마 톰슨이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싶어 아프리카로, 동남아시아로 이미 여행을 다녀왔다. 현재 그녀의 나이 50대다. 돈을 많이 번 어느 중년 여배우의 취미생활 정도로 치부 당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본인에 대한 삶과 목표 그리고 열정, 이를 행동에 옮기는 성격은 분명 배울 점이 있다.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손자들 때문입니다." "내 딸이 나중에 충분히 운이 좋고 아이들을 원해서, 아이들을 갖게 된다면, 저는 손자들을 갖게 됩니다. 이 아이들이 훗날 이 상황을 해결해야 될 사람들입니다.' 이런 엠마 톰슨의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보고 있자면, 나이 50이 되었을 때 그리고 60이 넘었을 때도 인생의 끝자락에서 모든 것을 달관한 듯 그저 주저 앉아 있는 노인이 되기 보다는 미래를 생각하고 타인을 생각하는 이런 삶을 살 수 있으면 하게 만든다. 



조지 클루니 



백인 남자라는 것은 둘 째로 치더라도 이미 조지 클루니에 필적하는 외모를 갖기란 글렀다는 사실에 좌절감이 생기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잘 생긴 배우로 알려진 조지 클루니는 이미 나 말고도 닮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수 없이 많을 듯 하다. 중후한 매력과 부드러운 외모에서 풍기는 매력은 남자가 봐도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게다가 영화 속에서 비춰지는 그의 여유롭고 부드러운 모습은 누가 봐도 흠 잡을 곳이 거의 없다. 특히 그래비티에서의 조지 클루니의 매력은 더 할 나위가 없다. 망망대해의 우주 저 끝으로 떠내려가며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여유를 부리는 남자. 물론 영화 속의 모습이지만 저런 사람이 왠지 실제로 존재 할 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영화 속의 조지 클루니다. 





조지 클루니는 미국에서 배우 뿐만이 아닌 진보 운동주의자로도 유명한 사람이다. 많은 기부를 하고 다른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과 함께 단체를 만들어 미국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낸다. 그리고 국외의 문제에도 관심을 두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수단 대사관에 취재를 나간 아버지를 돕기 위해 수단 대사관의 입구를 막는 일로 체포된 일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2006년 오스카를 수상 할 때 그의 수상소감은 자신이 사회의 편견을 깰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에 속해 있음을 감사한다는 것이었다. 


나이 5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멋져 보인다. 잃을 것이 많아지는 나이 임에도 말이다. 물론 헐리우드에서 성공한, 노후를 걱정할 필요 없는 어느 배우의 취미생활 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의 모습에서 굳이 위선적인 모습을 찾아내려 노력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주위의 시선 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를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그 모습 자체만을 받아들여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나이 50이 되었을 때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타인과 사회를 생각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나이를 먹더라도 그리 아쉬울게 없을 듯 하다. 


아버지와 어머니 


역시, 아버지와 어머니만큼 닮고 싶은 사람은 없는 듯 하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어머니와 아버지가 완벽한 분들이 아니며 가끔은 실수도 하시는, 그리고 내가 하는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하실때도 많음에도, 분들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있지만 역시 이 분들만큼 배울 것이 많고 닮고 싶은 분들은 없는 듯 하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개인적으로 나를 닦음에도 아직 부족함이 많고, 가족의 좋은 구성원이 되고 있지는 못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수신제가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타인을 생각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멈출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누가 그랬던가, 경기는 포기하는 순간까지 끝난게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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