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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인문사회

새롭게 등장한 일본의 영웅 원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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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암울한 세대에 등장한 원펀맨 


일본 버블붕괴 이 후, 일본의 경제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청년실업으로 초래 된 초식남녀, 중년남자와 젊은여성의 결혼, 부모들이 자식들의 선을 대신 봐주는 문화, 기생중년 이라는 신조어는 한국의 삼포세대 또는 오포세대가 겪게 될 미래일지도 모른다. 


일본의 영웅은 아톰으로 시작되고 손오공(카카로트)를 넘어 원피스의 루피로 이어져 왔다. 물론 중간중간 다른 만화나 영화를 통해 인기를 얻은 영웅들도 많았으나 이 세 만화 인물들은 일본을 대표한다.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 도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 그리고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는 만화를 넘어 일본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세 만화들은 어딘지 모르게 서양의 문화가 섞여 들어가 있다. 물론,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모방없는 창조 없고, 원류없는 창조가 어디있겠는가. 이 세 작품은  분명 원작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원펀맨에 비해 일본적인 면보다는 동서양이 문화가 적절히 섞여 있다. 




철완 아톰 이전부터 로봇은 인간에게 SF 장르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무엇이었다. 그리고 손오공은 초반과 중반까지는 서유기와 수퍼맨의 이야기와 비슷하게 흘러간다. 원숭이의 모습을 한 소년은 후에 수퍼맨처럼 외계에서 온 외계인으로 변하고 그를 쫓아 멸망한 고향별에서 형제와 동포들이 그를 공격해 온다. 원피스는 이미 서양에서 인기만화 였던 마블의 X-Men과 다른 영웅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지만 원펀맨은 이런 비슷한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굳이 원펀맨과 비슷한 영웅을 찾아라고 하면 찾을 수 있을 테지만 그가 하는 생각과 하는 행동들은 전형적인 일본인이다


서양문화를 기형적인 부분 또는 곡해하여 받아 들인 동양은 공동체주의에 스며든 개인주의와 지독한 이기주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여전히 사회에 대한 공동체 의식과 타인의 일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개인주의에서 고민하는 영웅의 등장인 것이다. 속된 말로 싸가지 없는 아이를 찾아 내 죽이려는 게괴물을 보며 주인공이 고민하는 모습은 이를 대변한다. 별로 구하고 싶지 않고, 타인의 일에 개입하고 싶지도 않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약자를 구하고 악을 타도해야 된다는 마음을 지울수가 없다. 


원펀맨은 독신으로 살며 연애를 할 생각도 하지 않고 직장을 구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영웅을 하면 될 정도의 직업만 있으면 된다. 현재 일본의 청년들은 취업을 포기하고 자신의 삶만 유지하면 된다는 사토리세대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세상의 관심도 집중도 원하지 않지만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서고 자신의 힘을 쓴다. 어찌보면 한 개인이 가진 힘을 가지고 있는 힘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거대권려 또는 사회에 팽배해 있는 악에 대한 심판을 평범하디 평범한 개인이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원펀맨이 대변하는 것은 평범한 개인들이 모여 정의를 논하고 구현하려 한다면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개인이 가진 권력은 평범하지만 막강한 권력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만화를 그렸는지는 작가만이 알 수 있다. 설명충, 진지충이라 부르며 생각과 진지함을 거부하는 세대들을 잘 대변하는 만화가 원펀맨이다. 다른 만화처럼 어떤 약을 먹고 강해지거나, 외계인이거나, 또는 복잡한 방법으로 탄생 한 로봇도 아니다. 그저 강하게 태어 낳고 거기에 약간의 훈련만 더해 강해진게 원펀맨이다. 아무 설명도 그리고 진지한 설정도 붙지 않는다. 세대를 공감하고 대변하고 있는 이런 분위기 덕분에 한 방의 펀치, 원펀치로 세상을 구하는 원펀맨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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