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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인문사회

일상으로의 초대 그래비티(The Grav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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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주로 파견 된 박사 라이언(산드라 블록)이 우주 재난을 이겨내고 살아 남는다는 뻔 한 재난영화가 그래비티다.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 하던 중 인간이 만들어 낸 자연재해 때문에 자신이 타고 온 익스플로러호가 파괴되고 5명의 인원 중 그녀와 우주비행사 매트(조지 클루니)만이 살아 남는다. 그래비티의 장르는 SF나 블로버스터 영화가 아닌 단순한 재난영화에 불과하다. 우주라는 자연 속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을 이겨낸 한 여자의 이야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단순한 영화. 영화의 내용 또한 그리 특색이 있지도 않다. 우주선이 파괴되고 나서 주인공은 살아남기 위해 연차적으로 일어나는 위험천만한 위기들을 피하고 이겨내며 살아 남는다. 영화가 전달하려는 내용도 정말 식상하다고 느껴 질 수도 있다.


 "살아 남아라, 살아 내라." 


하지만 식상하고 수 백년을 반복되는 이야기가 가지는 힘은 지루함 그 이상이다. 어머니의 매번 반복되는 잔소리가 듣기 싫고 지겨울 때가 많지만 반박하지 못 하는 이유는 어머니의 잔소리가 언제나 맞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내포하는 영화적의미는 식상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울리게 한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작디 작은 하찮은 존재라는 것을 영화는 말한다. 영화 속 대사 중 우주비해앗 매트가 이런 말을 한다. "하바드를 나왔다고 했죠. 이건 인정해야 됩니다. 이 관경은 이길 수 없어요."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 보며 하는 대사이다. 얼마나 좋은 대학을 나왔건 얼마나 대단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지구라는 자연 앞에서 인간은 작은 부분에 불과한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어떤 삶을 살던 어떤 인생을 가지고 있던 우리는 지구의 일부분이고 우주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은 우리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우주의 파편으로 인해 그들에게 재앙이 찾아오고 타고 온 우주선이 파괴된다. 우주라는 드 넓은 공간에 혼자 내던져진 주인공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중력 없는 그곳에서 떠 있을 수 밖에. 운이 좋게도 주인공은 매트에 의해 구조가 되고 그 둘은 다른 우주대피소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매트는 유머를 잊지 않는다. 드 넓디 드 넓은 그 우주 속에서 자신들의 생명을 장담 할 수 없음에도 침착성을 잃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이성을 놓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죽음 앞에서 인간으로서의 이성을 잃지않고 유머를 잃지 않는 메트는 인간이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고 죽음 앞에서도 인간으로서 그 무언가를 놓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 인간으로 남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라이언(산드라 블록)과 매트(조지 클루니)은 라이언이 둘을 연결하고 있는 선을 놓지 못 하면 둘다 위험한 상황에 빠지고 만다. 라이언은 매트를 보내기 싫어하지만 매트는 스스로 둘을 연결한 끈을 끊고 죽음을 선택한다. 인간으로서의 모습, 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을 하는 매트의 모습에서 우리는 마음 속에 따듯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식상하고 당연하고 영화 속에서 언제나 보여준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 하지만 그 반복되고 단물이 빠질 만큼 빠져버린 이런 식상한 희생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인간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된다. 우주의 한가운데로 살아날 가능성 없이 날아가고 있는 와중에도 매트는 유머를 잃지 않고 지구를 바라보며 감동한다. 자연 앞에서 자연에 의해서 죽을 수 밖에 없지만 그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놓지 않고 모든 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매트의 모습에서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를 떠나 보낼 수 없었던 라이언에게 매트는 이런 말을 남기며 떠나간다."


"보낼 줄 아는 법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우리는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아퍼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보낼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하며 배울 수 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아무 이유없이, 아무 예고없이, 인생은 우리에게 시련을 안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앞에서 무엇도 할 수 없는 자그마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영화는 동양적인 생각과 서양적인 생각이 섞여 탄생한 영화 같다. 자연의 엄숙함에 대한 경배 그리고 그 일부분으로서의 인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자세와 자연이 어떠한 시련을 가져다 주어도 이겨내고 살아 남아 정복해야 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자세. 어느 것이 옳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닌 어떤 선택을 어떤 상황해서 해야 한다는 것이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가 말하고 있는 다른 것은 소소한 삶을 살아가는 것과 무언가 대단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의 차이는 지구 밖에서 보면 정말 아무 차이도 느낄 수 없을 만큼 미세한 차이이다. 아니 차이가 없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주인공이 살아 남아 그 흔하디 흔한 흙을 움켜 쥐었을 때, 두 발로 땅위에 섰을 때...그 어떤 것이 축복이 아닌 살아있는 것이 축복이고 살아있기에 소소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게 축복을 누리고 있는게 아닐까 한다. 사람이 살아가며 진정으로 필요한 소중한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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