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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펜

아, 상업 잡지들여, 고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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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건 정말이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진심으로 글을 쓸 때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 가치관, 그리고 본심이 글에 들어 나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던 본인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가치관이 들어 날 수 밖에 없다. 내 입을 떠나 누군가의 귀를 지나 사라져갈 말과는 다르게 글은 어딘가에 저장이 돼고 기록으로 남는다. 말 보다 글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내 생각을 쌍방이 아닌 일방으로 읽히고 거기에 기록으로 까지 남는다. 나라는 존재가 하는 생각이 만천하에 공개가 돼고 기록돼어 두고두고 넘겨지는 것이 글을 쓴다는 일이다.


게다가 누군가에게 돈을 받지 않고 글을 쓰고 있다면 조심스러움은 더 심해질 수 밖에 없다. 돈을 받으면 돈을 받으니까 어쩔 수 없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돈을 받기에 글을 써야 된다는 변명과 핑계라도 댈 수 있다. 아 그거? 편집장이... 돈 받고 글 써봤어? 그냥 써야돼 어쩔 수 없어 라는 이유라도 들 수 있다.


그래 같은 회사생활을 해 보고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글을 쓰던 회계를 보던 월급쟁이는 월급을 주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그러기 싫다면 그만 두고 배를 굶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한낱 블로그에 올라오는 비프로들의 글과 다를 바가 없음에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돈을 받고 잡지를 팔고 광고 수익을 통해 월급을 받고 있다면 말이다. 독자들이 이런 글을 좋아해요, 편집장님이 이런 글만 좋아 하십니다, 저는 글장이가 아닌 월급당이 입니다, 그래 모두 이해한다. 글써서 돈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독자가 원하는 글을 쓰다보니 그런 글이 나오는 것이지 자신이 원하던 글은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상업잡지들에 실린 글들을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아이폰은 소비자가 원해서 탄생한 제품이 아니다.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필요하다 말했고 소비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소비자에 이끌려 더니는 애플은 상상하기 힘들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으로 넘어간게 애플이다. 



그렇다, 계몽의 시대는 끝났다, 많이 배웠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나 배우지 못했어도 인생을 행복하게 산다고 자부하는 사람의 차이가 없어진 세상이다. 구런 세상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내가 더 많이 읽고 더 배웠다고 기도 안차는 잘난체를 해봐야 먹히지 않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글을 쓴다는 것에 있어서, 정보를 나눈 다는 것에 있어서 자부심을 느낄 정도의 글을 쏟아 내야 하는 건 아닐까 한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돈을 받지도 않고 글을 쓰는 사람들의 글과 다르지 않은 수준의 글을 쓴다면 그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그저 회사생활하며 월급쟁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차라리 고백을 하자, 월급 때문에 쓰는 글이니, 이 글을 읽더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독자가 무지하니 이런 글을 읽고도 좋아하고 꾸준히 잡지를 사주는게 아니냐는 합리화는 하지 말자.


정말이지 이런 상업 잡지들에 고마울 뿐이다... 혼자 운영하는 블로그에 쓰는 글들에 있어 창피함을 덜 느낄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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