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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펜

일년이 넘어가는 연애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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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넘었다. 시간은 정말 눈이 깜빡하는 순간도 기다려 주지 않고 열심히 제 갈길 가고 있는 모양이다. 일년 넘게 14개월 간 약 54개의 상담글을 올렸으니 매 달 4명, 한 주 마다 1명 상담을 해준 것이 된다.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 대부분 그렇듯, 작심 3일로 끝나면 어쩌나 안절부절 했으나 다행히 작심 3일로 끝나지 않았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누군가에게는 그다지 무게를 둘 일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임감을 가지고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었음에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혼자서였다면 이 근방까지 발걸음을 옮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 상담을 받고 감사함을 표시해주신 분들, 꾸준히 안부를 물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 그리고 끊어질 만하면 다시 본인들의 쉽지 않은 이야기를 나눠주신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은 당연하다. 





그 동안 상담글을 작성하면서-특성상 글로 상담을 하다보니-오타, 문법오류, 단어 선정 그리고 가끔은 촉박한 시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어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꺼이 해낼 수 있었던 듯 하다. 다시 말 하지만,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으리라. 





가끔 예전에 올린 상담글을 읽으면서 궁금해지기도 한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실까, 옛애인에게 아픔을 받은 분, 짝사랑 냉가슴 앓던 분, 실연 후 얻은 슬픔이 너무 커 견디기 힘들어 하던 분, 지금은 다들 울음을 멈추고 웃고 계실지 사뭇 궁금 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상담을 보내주셨던 모든 분들이 웃고 계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욕심을 더 하자면, 내 상담글이 도움이 되어 지금 웃고 있는 그 분들의 모습 중 일부분이 되어있으면 하기도 한다. 장문의 글 속에 녹아있던, 슬픔,고민,아픔들을 덜어 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담글을 적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도움이 될까, 위로가 될까, 해결책을 찾는데 쓰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시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미천한 생각이 괜스레 그 분들의 마음과 상황을 악화시키는 건 아닐가 하고 고민하지 않은 적도 없었던 듯 하다. 이렇게 상담을 계속해도 되는 것일까 라는 의심도 했었지만, 고맙다는 말 한 마디,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에 차마 이 일을 놓을 수가 없었다. 사실 감사하다고 말을 해야하는 쪽은 내 쪽이 아닐까 한다. 사연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사연을 읽고 그에 대해 고민하면서 나 또한 많이 배울 수 있었으며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자연스레 마련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연애에 관련된 글은 상담외에는 쓰지 않을 생각이다. 사연을 보내주시고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만 상담을 해드리고 기타 연애에 관한 글은 쓰지 않으려 한다. 그 동안 겪어온 경험과 여기저기서 찾아 낸 정보들을 읽고 써내린 글들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함께 있는 사람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연애에 관한 글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런 정보들은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찾아낼 곳이 많다. 그러니, 상담요청 외에는 연애글을 쓰지 않을 것이며 그 동안 쓰기를 꺼려했던 다른 관심사 또는 해외외신들의 뉴스 또는 칼럼을 번역한 글들이 이 블로그의 주된 내용이 되지 않을까 한다.  




상담을 전공하지도, 전문적인 상담사가 아님에도, 단지 내 글을 읽고 상담을 요청해주신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사실 가벼운 마음 반, 진지한 마음 반으로 시작했지만, 회를 거듭하면 할 수록 어깨는 무거워지고 책임감은 더욱 깊어져 갔다. 주변 사람들 한테도 말하지 못 하는 본인의 고민, 비밀들을 털어 놔 주신 분들께는 어떤 말로도 이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현 할 수가 없을 듯 하다. 짧고 단순한 말이지만, 그래도 이 말 밖에 없는 듯 하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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