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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정치

군인처우 인식부터 바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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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잊혀지지 않는 뜨거운 여름, 후에 연병장이라고 부르게 될 운동장에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서있기를 약 30분. 마중 나 온 가족,친지,친구를 돌려보내라는 방송이 나오고 연이어 나오는 건물 뒤 어딘가로 이동 하라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이미 후에 장병이라고 불리게 될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 뒤로 쫓아가기 시작 하다보니 어느 새 사람들이 뛰기 시작한다. 얼떨결에 같이 뛰고 보충대 본관 건물을 뒤로 돌아가니 누군가가 반갑게 우리들을 맞이하며 소리를 쳐 주고 있었다. “야이 이 xx끼 들아 걷냐? 뛰어! 얼떨결에 뛰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가 낮은 목소리로 명령을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깔판 깔고 편히 앉습니다!” 운동장에 있을 때만해도 그렇게 다정하고 점잖은 목소리로 존댓말을 쓰던 분들은 다 어디갔는지 상남자들만 모여 그저 고래 고래 욕설 섞인 악만 쓴다.


3일이 지나고 훈련소에 도착하여 훈련을 받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여러 사실 중에 가장 깜짝 놀랄만 한 사실은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면 나라에서 월급을 준다는 것 이었다. 사실 그전까지는 사병들에게도 월급을 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당시 첫 월급은 만원 하고도 몇백 몇 십원. 월급을 받는 다는 것을 떠나 그만큼의 월급을 준다는 것에 더욱 깜짝 놀랐다.


사실 군대에 입대 하게 된 이유도 국방의 의무가 신성해서도 아니었고, 진정한 남자가 되어 돌아오기 위함도 아니었으며, 총을 좋아하는 밀리터리 매니아라서는 더 더욱 아니었다. 단지 친구 중에 한 놈이 어느 날 피씨방 문을 박차고 들어와 한 달 뒤에 의경으로 입대한다는 말에 질 수 없다는 생각이 번쩍 들어 이왕 가는 군대 친구 놈 한테 질 수 없으니 나도 빨리 가야 겠다 싶어 다음 날 동사무소에 입대 신청을 한게 다였다. 군복이 전투복인지 헬멧이 방탄모인지 군모가 전투모인지 구분도 하지 못 했던 만 19세의 나이에 군에 입대하여 훈련병이 되었다가 대한민국 이병으로 거듭나고 병장으로 전역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군생활을 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으며 실제로 군대 덕분에 성장하고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렇기에 군대에 대해 갖는 부정적인 생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제대 했을 때 국방의 의무를 마쳤다는 자랑스러운 기분은 정말 1/10 정도 였던 듯 하다.


후에 예비군이 되어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대체 왜 우리나라는 국방의 의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대우를 해주는 것에 있어 이렇게 인색 할 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나름 찾아 낸 질문은 정말 90프로 이상의 남성들이 군대를 갔거나 갔다 왔거나 지금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느 누구도 군대를 다녀 온 것에 대해 자랑하지 않으며 자랑하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랑하지 않을 만큼 당연 하게되다 보니 자랑스러워 하지 않게 되며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도 그저 안 가는게 더 좋지 않나 라는 생각을 품게 되고 다녀 온 사람들에게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존중을 해 줄 생각도 안 드는 모양이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군대 안 가던 습성이 남아서 그런지 군대를 가는것이 바보가 되는 국가가 되버린 듯 하다.


뜬금 없이 미국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이 글의 주제는 미국이 군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글이다. 미국은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다. 가고 싶은 사람이 지원을 하여 가는 곳이 군대이다. 그렇기에 미국인들이 군인들을 바라보는 자세와 시선이 징병제 국가인 한국과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군인을 대하고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선은 군대를 제대한 한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한국인들이 배워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미국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동생들에게 지인들에게 들은 사례들을 들어보는 것이 이해가 더욱 쉽지 않을까 한다.


사례 1. NBA 농구장


한국인 두 명이 NBA 농구를 보러 갔다고 한다. 경기 시작 전에 미국 국가를 부르고 미국 국가가 끝난 뒤에 사회자가 당시 경기를 보러 온 군인들을 소개했다고 한다. 국가가 끝난 뒤 자리에 앉아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시 일어서 그들에게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사례 2. 미국 국내선 비행기


미국 국내선 비행기에 탔다고 한다. 이륙을 하기 전 모든 사람들이 착석을 한 상태에서 기장이 그 비행기에 약 상병 쯤 되는 군인이 타고 있다는 소개를 하였다. 전쟁 지역으로 파견을 가고 있었는지 아님 비전쟁 지역에서 근무 중 이였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승객들의 박수를 받은 군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표했다. 상병은 장교나 부사관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 하면 더 큰 문화 충격이다.


사례 3. 동네 마트


동네 마트에서 줄을 서 있었다고 한다. 줄 마지막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 노인분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줄 맨 뒤로 와 자신이 참전 용사이며 전투 중에 부상을 입어 몸이 안 좋아 졌다고 한다. 나이까지 있어 더욱 힘들어 보였는데 그 분이 혹시 괜찮다면 먼저 계산을 해도 되겠냐고 물었고 그 줄에 있던 사람들은 홍해가 갈라지듯 옆으로 비켜 섰다고 한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사례가 있을 듯 하다. 혹자는 미국인들은 원해서 갔고 자원해서 갔기에 저런 대우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남성들은 원해서 가지 않았다고 해도 그들이 보낸 2년이라는 시간을 비존중해야 된다는 말도 논리가 맞지 않는다. 어쨌든 대한민국 군인들도 꽃다운 19세 나이에 입대하여 2년 이라는 시간을 국가에 바치는 것을 고려 한다면 그들이 원 했다 안 했다의 문제를 제 3자가 그들의 2년에 대해 존중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할 일은 아닌 것이다.


근래 들어 군 복무 후에 나라에서 제대 한 장병, 군인, 예비역, 민방위 그리고 군대를 다녀 온 남성들에게 어떻게 보상 해 줘야 될지에 대해 재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법률, 보상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군인들에게 보내는 시선과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되는게 아닐까 한다. 군인이라 불리는 그들은, 예비역이라 불리는 그들은, 민방위라 불리는 그들은 누군가의 친구, 형이요, 오빠이자, 아들이며, 아버지이다.   


미국인들 처럼 운동장에 모일 때 마다 예비역들에게 또는 군인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한다면 대한민국은 자기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는 사람들이 더욱 많을 것은 자명하다. 분명 미국과는 다른 상황이며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군대를 전역 한 사람이라면 스스로의 복무 경험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군대를 다녀 오지 않은 사람들은 존경과 고마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복무 경험을 존중 해 주는 마음 정도는 가져 주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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