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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nd Dating/연애에 관한 고찰

결혼이 인생의 필수 코스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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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드라마 내 사랑 김삼순의 주인공의 나이는 30. 시집 못 간 똥차,노처녀로 자타가 그녀를 그렇게 묘사했다. 불과 7년 전 일이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30이 넘어 30 중반이 된 여자들이 시집을 가지 않았다면 어딘가 하자가 있는 눈길로 그녀들을 바라 보았다. 남자 나이 40에 장가를 안 간 총각이면 홀아비 취급을 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적인 제품이 나온 지 불과 2-3년 만에 세상 풍속도가 바뀌었든 김삼순이라는 드라마가 끝난 뒤 십 년이 지나지도 않았지만 세상은 강산이 두번 바뀐 것 이상으로 바뀌었다.


당시 김삼순이라는 드라마의 김삼순의 직업은 파티쉐. 긴 연애의 끝은 남자친구의 한 마디로 종지부를 찍었고 그녀에게 남은 것이라곤 세계 최고의 파티쉐가 되겠다는 꿈 뿐이었다. 아마 그 때 쯤인가 보다. 여자들이 남자에게 메달리지 않아도 세상에는 즐기며 할 일이 수두룩하고 결혼을 못 한다고 해서 지구가 반쪽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마 그 때 쯤이 아닌가 한다. 남자들이 결혼에 대해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결혼을 여자만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 






70 년 대에서 90 년 말 아니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아무 것도 없어도 시작하는게 결혼이고 그렇게 시작한 결혼 어떻게든 다 먹고는 살더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말을 한다면 어느 시대에서 왔냐는 핀잔을 들을게 눈에 선하다. 20대 후반에 결혼에 딸이 이미 4살인 결혼 5년차 친구 녀석의 말을 빌리자면, 결혼을 하고 싶다면 완벽하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준비를 하고 해야 한다고 한다. 직장을 잡고 얼마되지 않아 식을 올린 이 친구는 그간 가족을 위해 열심히 달려 왔다. 직장 생활도 열심히하다 창업을 한 이 친구의 현실적인 말이 와닿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그가 아무리 벌어도 매꿔지지 않는 생활적자는 물론이요 아무리 벌어도 자신의 새 옷하나 당당하게 장만 할 수 없는 가장의 삶이 남자라는 책임감을 지고 사는구나 하며 멋져 보이는 한 편 결혼이라는 무거운 현실이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그의 삶과 내가 마주한 삶이 마냥 한 편의 동화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없어도 살면서 함께 만들어 나간다 라는 생각이 팽배했던 우리 부모님의 세대들의 결혼 생활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예전 드라마를 보면 한 푼 두 푼 아끼자는 아내의 등살에 못 이겨 징징대는 남편들이 등장했던 드라마는 지금의 막장 드라만큼이나 흔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행복하지만 힘든 결혼생활을 하는 내 친구와 20-30년 전 젊었던 가장의 삶은 별 반 다를바가 없다는 이야기다. 가족을 위해 아끼고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하는 삶. 아내로서 엄마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자신 보다는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 과연 저런 책임감을 지고 가족이 행복하는 게 내 인생의 목표며 그 목표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나를 희생하고 살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고 싶어하거나 할 수 있는 남녀가 현재사회에는 얼마나 존재할까?  





결혼이라는 현실을 이야기 할 때 남자는 집이 있어야 하며 여자는 일을 하던 가사 일을 하던 경제력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결혼 생활이 가능하다는 말을 한다. 미혼인 나는 저 말이 아직까지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결혼에 있어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문제는 윤택하진 않지만 적어도 충분해야 한다는 경제력 보다 가족을 위해 본인 스스로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새로운 가족의 틀에 자신을 맞출 준비가 되어 있냐가 아닐까 한다. 돈이 많은 상태에서 결혼을 한 커플도 10년을 잉꼬 처럼 지내다 결혼한 커플도 하루 아침에 이혼을 하고 남남이 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결혼이라는 현실 앞에서 현실적으로 생각 해야 할 것이 과연 경제력만 이라면 오산이 아닐까 싶다. 


그런 준비가 되지 않은 많은 어른들이 사는 세상이 지금이 아닌가 한다. 너도 나도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 그 사람과 함께 가족을 일구고 싶은게 아닌 그저 결혼이라는 하나의 통과의례를 치르고 싶은 사람들. 결혼에 대한 확신과 준비 없이 결혼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삼순이 파티쉐로 일 하며 느낀 행복함 넘어 찾아오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맞선을 보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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