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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음식

스누스담배를 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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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유학시절 금발이자 여자였던 스웨덴 친구가 조그만 티백을 입에서 꺼내는 것을 보았다. 뭔가 싶었다. 북유럽에서 온 이 친구는 전형적인 북유럽 여성의 외모를 하고 있었다. 역시 서양인인가 했다. 영화를 좋아하던 이 친구아 어떻게 어떻게 친해져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스누스담배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뭔가 싶었다. 담배를 이것도 펴보고 저것도 펴볼 때 였다. 시가도 사서 피던 때니 정말 다양한 담배를 펴보던 시절이었다. 


녹차 티백의 1/4크기 보다 작은 티백 안에는 담뱃잎이 들어 있었다. 윗입몸과 입술 사이에 끼어 넣으면 된다고 했다. 처음엔 뭔가 불편하고 따가웠다. 이 스웨덴 친구는 나에게 한 통을 서슴없이 쥐어주었다. 그리고는 고향 스웨덴으로 돌아갔다. 


그 뒤로 스누스에 대해 꽤 긴 시간동안 잊고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담배가 끊고 싶어졌다. 꽤나 오래전부터 생각한 일이었지만 다른 흡연자들과 같이 금연이 아닌 의지박약에 시달리며 한 없이 약한 나를 마주봐야만 했다. 입에 담배를 물고 있으면서도 끊어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멈출수가 없었다. 좋게 말하면 애연가 였고 친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꼴초 중에 꼴초였다. 담배를 즐긴다고 생각하며 담배를 피던 나였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몸에서 나는 담배냄새가 그리 달갑지않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목도 아프기 시작했다. 담배를 즐기기 위해서 피는게 아닌 몸에 니코틴을 충전시키기 위해 피는 것 같았다. 뭔가 허전함을 달래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폐에 연기를 채우는 듯 했다. 뭔가 즐겁지가 않았다. 그러다 불현듯 스웨덴 친구의 스누스가 생각이 났다. 검색을 해보니 한국에도 수입이 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스웨덴 친구가 건내 준 스누스는 보이지 않았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스누스 담배를 사고 싶었다. 게다가 수입이 되는 곳은 그리 가까운 곳에 있지 않았다.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색상과 함께 스누스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였다. 다행이도 그 친구가 건내주고 갔던 그 스누스가 검색이 되었다. 스웨덴에서 직접 파는 사이트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주문을 넣었다. 1주일 조금 안되어 스누스가 도착했고 그 날 남은 담배들을 다 피고는 담배에 관련 된 것들을 싹 다 정리했다. 


그 뒤로 담배를 사지 않았다. 물론 친구들과 있으며 그네들의 담배를 몇 대 피기는 하였다. 스누스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연기가 나는 담배 생각이 나긴 했다. 그럼에도 담배를 사진 않았다. 사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지 않았고, 귀찮으니 내일 사지라는 말로 충분히 유혹을 넘길 수 있었다. 


스누스는 금연보조용품이 아니다. 담배다. 니코틴이 잇몸을 통해 몸으로 들어가게 되어있다. 흔히 피어지는 담배보다 건강하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몸에서 나는 역한 냄새는 확실히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미국산 씹는 담배 스너프와는 달라 침을 뱉을 필요도 없다. 엄밀히 말해 금연을 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금연아닌 금연이 성공하고 있는 듯 하다. 이번 계기를 통해 오래된 친구 연기나는 담배와 작별인사를 할 수 있으면 한다. 사람과 이별도 하는데 담배와 이별하는 일 따위 하지 못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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