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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웹소설

웹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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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미래를 예측할 만큼 똑똑 했지만 예측된 미래를 현실로 만들만큼 멍청했다.

 

누군가는 러시아가 시작했다 다른 누군가는 미국이 시작했다. 아니다 누군가는 중국이 시작했다. 또 또 다른 누군가는 프랑스가 시작했다라고 했다.

 

아니다 그건 설에 불과하고 사실은 파키스탄과 인도가 시작했다고도 한다. 다른 어딘가에선 결국 이스라엘과 이란이 터지고야 만 것이라고도 했다.

 

그 와중에 어느 나라의 김씨는 끝까지 눈치를 보다 호주에 핵을 날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왜 호주인지는 이야기를 해준 사람도 설명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이런 더러운 꼴이 일어나기 전 이미 화성으로 떠난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죽어간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굳이 서로 더 먹겠다고 싸우지 않았어도 될만큼 기술은 발전하고 있었음에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한 두 지도자의 판단으로 인류문명은 리셋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민주주의 사회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뽑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누가 쏘았던 각 나라의 지도자들은 핵을 쏠 수 밖에 없었고 탁구공 날라 다니듯 핵미사일들이 대륙을 넘어 다녔다.

 

며칠 가지도 않았다. 일주일도 체 지나지 않아 전쟁을 시작한 지도부들은 인류의 끝을 목격하며 후회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자신의 선택과 전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후회하며 목을 매기도 했고 누군가는 권총을 입에 넣기도 했다.

 

물론 뻔뻔한 부류는 이미 파놓은 벙커에서 참치캔을 뜯어 먹으며 다가올 다음 세상에 대한 정치적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핵겨울이 찾아왔고 이미 핵탄두로 인해 수 십억의 인류가 죽어 나간 상황에서 인류의 절반 이상이 갈려 나갔다.

그렇게 걱정하던 지구의 온도는 하강하기 시작했고 적정 온도를 넘어 빙하기에 준하는 온도까지 넘나들며 인류에게 강력한 추위를 선사해주었다.

 

빙하기는 대륙과 대륙의 바다를 얼리며 도보로 대륙을 이동 가능하게 해주었지만 천연 얼음 다리를 건널 사람이 없었다.

만약 인류가 핵전쟁을 하지 않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최초로 러시아와 알래스카를 도보로 건넌 탐험가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을텐데 말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핵전쟁보다 더 무서운 빙하기가 닥쳤음에도 인류는 포기하지 않았다. 전기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소형핵원자로가 기술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전력의 보고였다.

누가 그랬던가 핵으로 망한자 핵으로 흥하리라. 인류는 지하에서 올라와 방사능으로 가득한 표면으로 올라왔다.

올라 온 사람들은 대부분이 지하철이나 기타 지하시설로 숨었던 사람들이었다.

국가에서 만들어 논 다량의 벙커에 들어간 사람들은 10년이 넘는 세월을 안전하게 버틸 수 있었기에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재건의 기미가 보이자 사람들은 다시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사회를 만들어 나갔다.

모두가 희망에 가득했고 인류문명의 초석을 자신들이 세운다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방사능을 이길만한 강한 인간은 몇 명되지 않았다.

 

핵전쟁에 핵겨울까지 견뎌낼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질병에 걸려 사망해 나갔다.

여기서도 또 절반 이상이 갈려 나가며 인류의 재건은 속도를 내지 못 했다.

 

그 와 중에 또 소형원자로모듈을 차지하겠다고 자기들끼리 맨몸과 맨주먹으로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상남자의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다시 여기서 지하철과 기타 지하시설로 넘어간 무리와 그렇지 않은 무리로 갈라지게 되었다. 지상인과 지하인이 구분되는 시점이었다.

 

정확하진 않지만 마지막 핵탄두가 터진 이래 지금까지 약 35년은 족히 넘게 지났을 것이다. 어쩌다 저쩌다 나는 지상인 마을에서 살고 있고 혹독한 겨울만 빼면 그리 나쁘지 않은 조건에 살고 있다.

지상인과 지하인의 싸움에서 지상인들은 도시를 떠나 농경지로 거처를 옮겼다. 지상으로 올라 온 사람들도 북으로 가야 한다 파와 남으로 가야 한다 파가 나뉘었다.

남으로 간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여러 장점들을 나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남쪽에는 많은 발전소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꺼려했다.

남으로 간 소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 뒤로 소식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북으로 넘어간 사람들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지뢰밭을 건너야 했기 때문이다. 그 수 많은

인류를 몰살 시킨 전쟁과 자연재해를 이겨내고 견뎌낸 사람들도 또 다른 불운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떨어진 사람부터 주먹보다 작은 지뢰를 밟아 죽은 사람까지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흙으로 돌아갔다.

 

고라니를 겨눴다. 고라니는 성체가 2m는 족히 넘는다. 굉장히 예민하고 멍청한 동물이지만 사냥

은 그리 쉽지 않다. 고라니는 그 잔혹했던 핵전쟁도 황량하고 추웠던 핵겨울도 살아 냈고 산과 들에서 번영을 누렸다.

그런 고라니의 심장에 김판섭씨의 K-2M에서 발사된 총탄이 날아와 박혔다.

예쓰!”

김판섭씨는 쾌재를 불렀다. 푸다다다닥

옆에 붙어 있던 새끼 고라니가 놀라하며 바로 숲으로 사라졌다.

김판섭씨의 4배율 스코프로 어미 고라니와 새끼 고라니를 모두 확인했었다. 김판섭씨의 선택은 어미 고라니였다.

김판섭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길리수트를 털털 털어냈다. 피를 흘리며 죽은 고라니에게 다가간 김판섭씨는 KCB-77 대검으로 능숙하게 고라니의 내장을 덜고 목을 걷어냈다.

고라니의 피와 내장은 도무지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냄새를 풍겼으므로 빠르게 제거를 해야 한다.

담배라도 있었으면 피가 빠지는 동안 담배라도 피웠겠지만 김판섭씨에게는 담배가 없었다.

왜냐면 핵겨울로 인구의 90% 이상이 갈려 나가면서 담배를 만들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멀쩡히 남아있는 담배공장이 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김판섭씨는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의 일과를 끝냈기 때문이다. 마을로 돌아가면 환대와 환호를 받고 집에 들어가 편히 쉴 수 있었다.

고라니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마을로 돌아온 김판섭씨는 빠르게 샤워를 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갈 생각에 기분이 매우 들떠 있었다.

마을의 요리사에게 고라니를 넘기고 집에 돌아가 샤워를 마친 김판섭씨의 입에서는 콧노래가 줄줄 흘러 나왔다.

듬착착 듬착착.”

하지만 예상은 언제나 항상 보기좋게 벗어나는 법.

김판섭씨의 판자 문을 누군가가 두드렸다.

똑똑독

김판섭씨의 미간이 매우 미세하게 찌그러졌다.

누구세요?”

날 쎄. 김이장.”

김이장이라는 소리에 미간이 조금 더 찌그러졌다.

네 이장님. 들어오세요.”

이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있잖나 김군.”

네 말씀하세요. 이장님.”

옷 좀 입고 말하면 안되겠나?”

. 하하 제 정신 좀 보십시요. 제가 자꾸 예의를 까먹고 사네요.”

김판섭은 주섬주섬 옷을 갖춰입었다. 김판섭씨가 옷을 입는 동안 이장은 탁자 옆 의자에 앉았다.

허허허. 옷을 입으니 한 결 보기 편하구만 그래.”

. 하하하.” 김판섭씨가 겸연쩍게 웃었다.

그 다름이 아니고 내가 자네한테 마을을 위해 부탁할게 있네.”

김판섭씨는 최대한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마을을 위한 부탁이라 함은 보통 마을을 떠나 힘든 일을 해야 될 때가 많아서다. 일전에도 김이장이 마을을 위한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늑대를 잡으러 간 적도 있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자기 늑대 무리들이 마을의 소를 물어 죽이는게 아닌가.

K-2m 한자루, 권총 글록 19KCB-77만을 들고 늑대 사냥을 나섰어야 했다.

거의 뭐 죽을 뻔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투를 끝내고서야 마을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적어도 1주일은 걸렸던 것 같다.

. 말씀해 보세요.”

어차피 김판섭씨는 선택권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뭔가 쉬운 임무면 좋지 않을까 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 했다.

그게. 말일세. 자네도 알지만 우리가 물이 좀 부족하네. 옆 마을에 소형담수기가 필요하네.”

소형담수기요?”

그렇지. 그거 말 일세.”

그걸 어디서 구하죠?”

글쎄. 그걸 나도 알았으면 좋겠네만, 내가 가 본 곳이라고는 옆 마을 뿐이라서..”

그럼 위치도 제가 찾아내고, 들고 오는 것도 제가 들고 오는 건가요?”

정확히 그렇네.”

아니. 그걸 제가 어떻게?”

김판섭씨가 매우 의뭉스럽다는 표정으로 김이장을 쳐다보았다.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김이장은 차마 김판섭씨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자네는 제 2대 헌터마스터가 아닌가?”

? 제가요? 저는 제가 헌터마스터라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요?”

자네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네가 이제 마을을 위해 사냥도 해주고 가끔 옆 마을에 다녀오기도 하고 그러지 않았나. 게다가 자네 할아버지 유언도 그러했고. 흠흠. 크흠.” 김이장은 당황 했을 때 마른기침 멈추지 못 하는 습관이 있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헌터마스터셨다. 누가 지은 칭호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순간 할아버지는 본인 스스로가 헌터마스터라 칭하며 그 칭호를 매우 자랑스러워 하셨다.

마을에 대소사는 할아버지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 할아버지 밑에서 사냥, 싸움, 잡일, 전자기기 고치기, 물 떠나르기 등등 안 해 본게 없었다. 할아버지는 체력이 국력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시며 혹독하게 김판섭씨를 훈련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할아버지의 지도와 김판섭씨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할아버지의 모든 것을 습득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눈을 감으며 김판섭씨에게 이제 네가 헌터마스터의 정신을 잇도록 하라는 유언도 남기셨었다.

내 이렇게 부탁함세. 자네 아니면 갈 사람이 도무지 없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제가 어쩔 수가 없지요. 이장님.”

역시 자네는 흔쾌히 승낙할 줄 알았지. 할아버지를 닮아 정말 남자 중에 남자구만. 하하하하.”

그럼. 한 다음 주 중에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크흠.”

김이장의 눈이 45도 깔리며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 이게 시급한 일이라서…”

그럼 5일 뒤에 떠나겠습니다.”

크흠..”

“4일 뒤?”

크흠..”

“3?”

흠흠.”

내일?”

크흠..”

지금요?”

자네가 그렇게만 해준다면 정말 온 마을이 자네의 결정에 큰 감복을 할 걸세.”

아니. 이장님 지금이라 하시면 이제 좀 있으면 해도 중천이고.”

시간이 필요한 건 알겠네만 이게 촌각을 다투는 일이다 보니. 점점 마실 물이 없다고 마을 주민들이 불평이 이만 저만이 아닐세. 자네도 잘 알겠지만 이장의 임무가 무엇인가. 마을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 것 아닌가.

그러기 위해선 입에 뭘 좀 넣어주고 해야 내 말빨이 서기도 하고 위신도 서고 할텐데.

이게 물이 부족해지니 마을의 평화와 안전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네. 이렇게 가면 전부 옆 마을로 이사가거나 물 찾아서 떠나겠다는 사람들이 나올 판이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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