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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인문사회

마블 시빌워가 시사하는 미국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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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의 캡틴 아메리카와 신시대의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는 구시대의 미국을 대표하고 아이언맨은 신시대의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 당시만 해도 미국은 패권국가가 아니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있는 유럽에 관여하지 않고 중립국을 유지하려던 국가가 미국이다. 하지만 여론은 바뀌고 미국은 유럽의 구원자로서 등판하게 된다. 그들은 나치에 억압받는 유럽을 구제하고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되기로 결정한다. 나치라는 절대악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적 목표가 된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패권국이던 영국은 지고 미국이 새로운 패권국가로서 부상한다. 강력한 조력자로서 나치를 굴복시키고 패권국가로 부상한 미국은 공산주의에 맞서 세상을 지킨다는 명목을 가지게 된다. 미국이 경찰국가로서의 더욱 큰 사명을 가지는 계기가 되는 시점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이 시대까지를 대표하는 은유이자 비유이

군인정신, 정의를 우선시하는 스티브 로저스는 유연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에 비하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라고는 찾아 보기 힘들다. 절대선을 추구하고 정의만을 추구하는 그의 신념에는 그 어떤 방해요소도 존재할 수 없다.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선 시민의 희생도 감수해야 하며, 동료들의 죽음도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한다고 믿는다. 정의를 외치는 그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모순되게도 자신만 아는 것처럼 보이는 토니 스타크보다 더 냉철하고 냉정하다

시빌워에서 그의 군인같은 모습은-실제로 제대한 적이 없다-캡틴 아메리카는 어벤저스 주도하에  그 누구의 간섭과 방해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여 준다.UN의 간섭은 어벤져스의 행동을 억제시키고 그들이 가려고자 하는 길에 방해 요소로서 존재한다고 믿을 뿐이다. 이는 지금까지 보여온 미국의 모습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보여진다. 절대권력을 통해 절대선을 실행한다 정도가 아닐까.  

미국이 패권국가임에는 사실이 없지만 세상은 더 이상 미국의 절대적 간섭을 용인하지 하고싶지 않을 수 있다. UN을 통한 각 국가들의 의견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다가 오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한 두 패권국가의 힘에 기대어 돌아가는 세상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티브 로저스가 믿고 실천하려는 정의와는 다르게 그들이 만들어 낸 결과는 절대적 선과는 거리가 먼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영화 속 어벤져스가 행한 행동들에 대한 결과는 그들이 원하지 않는 쪽으로 끝이나거나 더 큰 피해만을 양산하기도 했다. 이를 보고 그들을 억제할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다. 




토니 스타크 또한 자신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다. 스타크 가문에서 만들어낸 무기가 세상을 안전하게 만든다는 환상에서 깨어나 아이언맨 수트를 만들어 직접 수퍼 히어로가 되었다. 어벤져스에 참여하거나 울트론을 만들어 세상에 닥쳐 올 재해로부터 세계를 구하려고도 노력했었다. 하지만 아이언맨의 노력은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여러 피해를 낳거나 심지어는 악을 창조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울트론 이후 그는 자신의 오만함을 버리고 자신들을 억제할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세상을 자신들의 힘으로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UN에 가입하여 어벤저스를 억제하고 자제시킬 수 있는 매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그의 모습은 미국이 세계의 목소리를 듣고 새로운 모습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파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토니 스타크가 보고있는 세상은 미국이 파병한 국가들의 이중적인 모습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들을 구원자 또는 동맹으로서 환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네들의 나라에 피해를 입히고 해악만을 끼친 국가로 인식하는 모습 말이다. 분명 미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가이고 그 정신하에 약자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들의 젊은 군인들을 보내 희생시킨다.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 오는 것은 무조건 적인 환영과 감사가 아니다. 그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또 다른 결과는 희생자의 슬픔, 미국에 대한 분노와 증오 또한 함께 한다. 영화에서는 어벤져스에 내분을 일으키려 했던 악당아닌 악당과, 토니 스타크에게 아들의 죽음을 말하며 눈물 짓던 미국여성의 모습 등을 통해 이런 모습들이 표현된다

시빌워가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은 단순히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블록버스터를 넘어 미국이 현재 위치하고 있는 사회적 현실의 모습을 영화 속에 잘 녹여냈기 때문이 아닐까 



어벤져스를 통해 대변되는 미국, 그 안에서도 세계를 향한 분열된 의견을 가진 미국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가 어벤져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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