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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소설/영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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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 였다. 초등학교 1학년 이 후로 학교에서 상을 타는 것은 가뭄에 콩나는 것 보다 더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까지만 해도 나름 반에서 공부를 잘 하는 학생으로 분류가 되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초등학교 2학년 때 부턴 받아쓰기가 잘 되지 않는 것을 필두로 성적은 곤두박질 쳤고 그 이후로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게 된게 아닌가 한다. (웃음)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처음으로 글을 써서 상을 타 보았다. 과학에 관한 글짓기를 했었는데 제목은 초등학생 5학년이 생각 해 내기 매우 힘들 법한 단순하고 전체적 의미를 함축한 제목 "과학". 과학에 관한 글짓기에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서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장려상이라는 상을 타냈다. 당시의 기억을 되 살려 보면 "신기하다" 였다. 어머니가 일을 시작 하시기 전인 초등학교 1 학년 때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공부와 방학숙제 과제로 상을 탔던 기억이 있으나 어머니가 일을 시작 하신 이 후로는 상을 타 본 것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도움없이 공부를 잘 하는 학생도 아니고 반장도 아니고 눈에 띄는 학생도 아니였고 어머니가 학교에 찾아 오는 학생도 아니였었기에 내 스스로 써 낸 글짓기로 상을 타 낸 것은 정말 신기한 경험이였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당시 자신들이 다 컸다고 느꼈었는지 우리반 아이들은 어른들이나 읽을 법한 소설책을 돌려 읽었다. (야한 소설은 아니고 어른들이 읽을 법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글을 읽고 어른들이 읽는 소설을 읽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린 반이 되버린 것이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역시 글짓기가 있었 던 날이였다. 글짓기가 오전에 끝나고 다 쓰여지지 못 한 원고지들이 아이들 책상 이곳 저곳을 날라다니고 있었다. 그것들을 모아 가지고 있다가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눈을 피해 3편의 공상과학 소설을 써내었다. 각 편 당 약 원고지 10-15장 내외 였던 것으로 기억이 나며 대부분의 내용은 그 동안 보아 온 영화와 만화를 기본바탕으로 각색 하여 쓴 것으로 기억이 난다. 공상과학 액션 소설 이었에 당일 남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물론 그 당일에만. 

공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뒷전이었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좋아하던 책 읽기는 중학교 때부터 하나의 취미로 완벽히 탈바꿈 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시던 아버지의 취미를 물려 받아 독서가 취미가 된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클럽 활동 중에 유일하게 시험을 보고 합격을 해야 하는 클럽이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로타리 봉사 클럽이였고 하나는 도서실 사서 클럽 이었다. 첫번째는 1학년때 통과하였지만 합격하게 되면 받는 뱃지를 받으러 가는 도중에  불미스러운 일로 교무실에 잠깐 끌려 가는 바람에 내 뱃지가 다른 친구 손에 들어갔다. 그렇게 자동 탈락이 되어버렸다. 내가 없는 사이 그런 결정을 내린 2학년 형과 내 상황 덕에 그 뱃지를 받아 탈락에서 합격의 기쁨을 맞이 한 같은 반 학우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두번째가 도서실 사서를 뽑는 것이었는데 시험은 논술과 면접. 논술은 세가지 문제를 주고 하나를 정하여 그에 관한 글을 쓰는 것. 후 에 담당 선생님들과 면접을 보는 것이 두번째 시험이었다. 면접을 보는 날 여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 있었고 뜬금없이 누가 깨워 도서실로 오라는 얘기를 했다. 수업에 나와 도서실로 가보니 누군가가 면접을 보고 있었다. 잠에서 덜 깬 나는 의자를 모아 놓고 그 위에서 다시 잠을 청했다. 잠을 한 창 잘 자고 있을 때 다시 누가 깨워 면접을 보러 들어 가라 해서 잠도 들깬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면접을 봤다. 눈도 제대로 뜨지도 않고 대답은 대답대로 잠에 취해 하고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결과는 당연 탈락. 하지만 후에 담당 선생님 중에 한 분이었던 도덕 선생님이 말씀 하시길 두 명의 만점자가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였다고 한다. 물론 면접에서 보여 준 불성실한 면모가 탈락의 주요인이었다.

고2 백일장, 한 편의 수필을 쓰거나 시 3편을 써야 했는데 당연 수필을 쓰면 시간이 오래 걸려 취침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졌기에 시 3 편을 후딱 쓰고 제출 하고는 자버렸다. 당시 담임 선생님이 국어 선생님이셨는데 후에 백일장에 대한 결과를 말씀 해 주셨다. 잘 쓴 글들을 모아 전체 학생 앞에서 발표하게 되는 기회를 주고 상도 준다고 하셨다. 당시 그 선생님께서 하 신 말씀이 우리 반에서도 한 명이 나올 수 있었으나 여러 심사자 분들이 고심 끝에 탈락을 시켰다고 한다. 탈락의 이유는 너무 성의가 없어서.  너무 성의가 없어서라고 말씀을 끝내자 마자 같은 반 친구놈들이 전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 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 이 후로는 글을 제대로 써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없었지만. 쓰고 보니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자랑을 꽤나 해 버린 듯 하다가 아닌 자랑을 해버렸다. 흠....그냥 왜 글을 쓸까 라는 생각을 해 보니 이러한 기억의 단편들이 떠 올라 끄적여 본다.  


나이가 차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자라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리고 글을 쓰고 원하는 글을 쓰지 못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창피함 또한 같이 커지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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