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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nd Dating/연애에 관한 고찰

내 남자 대체 무슨 생각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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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잘 안 한다 



알려하지 마라. 어차피 남자도 모른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니 모르는 게 아니라 그저 생각이 없다. 커피숍에 앉아서나, 마주 보고 앉아 밥을 먹고 있을 때나, 손을 잡고 산책을 할 때나 아무 생각이 없다. 오늘 무엇을 먹을지, 어디 가서 뭘 할지, 아무 생각이 없다. 뭘 먹어도 맛있고, 뭘 해도 재밌다. 무엇을 해도 상관없기에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반쯤 감긴 게슴츠레한 멍청한 눈빛으로 멍하니 있는 남자나, 우수에 찬 눈빛으로 허공을 직시하고 있는 남자나 아무 생각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베일 것 같은 턱선을 뽐내며 턱을 손에 올리고 있으나, 금방이라도 땅으로 떨어질 머리를 거북목으로 달고 있는 남자나 뇌 속은 비슷비슷하다. 아무 생각이 없다. 



만약 둘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뜨거운 시간까지 보냈다면, 남자는 더욱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헤어질 때쯤 되면서 생각을 하기 시작할지도 모르나, 이는 생각이라기 보단 몸이 근질근질 해진다고 하는 게 정확하겠다. 해야 될 오락, 봐야 될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집에 가서 편히 누워 빈둥거리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거의 생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남자에게 백날 무슨 생각하냐고 물어봐야 대답은, "넌 왜 이렇게 이쁠까." "넌 왜 이렇게 귀여운 걸까?" "네 생각" "다음에 만나면 뭐할까?"라는 굳어버린 설탕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을 뿐이다. 


"너랑 헤어지고 오락할 생각."이라고 말할 남자가 어딨단 말인가. 없다. "집에 가서 너와는 상관없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해." 당신이라면 그런 말을 남자 친구에게 하겠는가? 묻지 말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남자가 당신과 있을 때 아무 생각이 없다고 해서 당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마음이 떠났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차피 남자는 뜨겁게 타오를 때나, 차갑게 식어 갈 때나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뜨겁게 타오를 때야 뭔가 활동적이고 먼저 무언가 하자고 쉼 없이 떠들어 대지만 사실 아무 생각 없이 나오는 대로 떠들고 있는 것뿐이다. 사랑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가면 쉼 없이 떠들던 입이 조금 무거워질뿐이다. 뜨거울 때도 머릿속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고 묻지 말자. 어째서 아무 생각도 없을 수 있냐고 묻지 말자. 일반화는 위험한 것이지만, 그래도 이 말 외에는 딱히 설명할 방법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남자는 그저 아무 생각이 없을 수 있다. 보통 다 그렇다.' 


가만히 있어도, 무언가 생각하지 않아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남자다. 생각이 많고 인생에 대해 걱정하고 여자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단 옆에 있고 만나고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남자다. 생각이 뭐가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무언가 감추고 있다거나, 비밀을 간직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다. 그저 뇌를 생각 없이 쓰고 있을 뿐이다. 복잡할 게 없다. 당신이 나오라고 하면 나오고, 연락이 안 된다고 짜증냈을 때 받아주고, 무슨 생각하냐고 닦달했을 때 그 다정다감하면서도 이제는 짜증 날 법한 똑같은 웃음으로 "네 생각"이라고 말한다면, 두 사람의 관계가 안전선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남자가 생각할 게 좀 있어, 너한테 할 말 있어 라고 한다면 그때부터 뭔가 문제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도 좋다. 그전까지는 그냥 내버려두어라. 멍하니 먼 산 바라본들, 이 인간 또 멍 때리는구나, 아무 생각이 없구나, 친구들과 오락하며 점수 올릴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받아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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