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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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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다 기분 좋은 일요일 오후였다. 처음 나온 해외, 일요일 오후, 커피 한 잔, 한가한 거리, 카페테리아 야외에 앉았다. 그다지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시간의 촉박함도 없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면 아무 계획 없는 여유로운 오후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 있었다면 무료한 오후가 될 거라며 투덜거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할 일이 없고 만날 사람이 없다 한들 지루함이 신경 쓰이지 않았다. 이국의 거리에서 여유로운 늦은 아침은 사람을 들뜨게 했다. 커피를 입으로 가져가며 내 앞을 지나치는 외국인들, 아니 현지인들이 외국인인 나의 눈에 들어왔다. 풍경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그들의 모습 또한 눈여겨볼 외국의 모습이었다. 여유롭고 평화로웠던 기분이 일상으로 돌아오는 건 순간이었다. 생각이라는 게 늘 그렇듯 아무 ..
우리나라 맥주. 네 맛이 없습니다. 목 넘김이 좋아도 너무 좋아서 순식간에 목을 타고 쭉쭉 넘어 가버립니다. 분명 물 맛은 아닌데 밍밍하기 그지 없는 우리나라 맥주는...죄송합니다만 맛이 없습니다.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대체 왜 맛 없는 맥주를 만들어 내는지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술이 얼마나 맛이 없으면 소주를 타서 마시겠습니까 라는 질문도 들게 합니다. 맥주를 만들어 마신지 적어도 반세기 이상이 되었을 터이고, 타의 기술을 습득하여 자기만의 것으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째서 맥주만큼은 제대로 된 맥주를 못 만드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이네켄을 좋아하지 않고 버드와이저를 정말 맛있는 맥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선택권이 국산 맥주와 앞의 두 맥주 밖에 없다면 하이네켄과 버드와이저를 ..
중선이 "지겹지 않냐." "아니, 안 지겨워." 중선은 이런 주제를 실어한다. 처음부터 싫어했던 건 아니다. 하도 내가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잊혀질 만하면 또 꺼내니 이제는 지겨워한다. "아니, 그냥 대충 살아. 뭘 그렇게 복잡하게 고민하고 많이 생각하려 그래. 대충 좀 살자." "대충 살고는 있어. 그냥 이런 생각이 드는 거지.""그럼 너 혼자 생각하고 입 밖으로 안 꺼내면 안 되겠냐. 그냥 아무 얘기 다 좋은데, 이제 좀 지겹다."중선이는 좋은 친구다. 언제나 조곤조곤 말을 한다. 화를 안 내는 건 아니지만 쉽게 화를 쉽게는 안 낸다. 관심없는 이야기다 싶으면 귀를 닫고 듣는 척도 안 하지만 그렇다고 그만 떠들라고 내 입을 틀어 막는 경우도 없다. 다만, 언젠가부터, 이 주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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