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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인문사회

여성혐오는 사회적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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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여성혐오는 새롭기나 한 것인가? 


생각해 보자, 여성혐오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던가? 역으로도 생각해 보자, 남성혐오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는가? 적어도 여성이 역사에 기록된 이후 서양문화권이던 동양문화권이던 남성혐오와 여성혐오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다. 고대그리스에서는 여성을 노예와 견주었다. 민주주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여겨지는 미국의 여성참정권은 어떤까? 하지만 여성혐오만 존재해 온 것은 아니다. 역사를 기록한 강자들의 다수, 절대적 다수가 남성이었기에 남성혐오 보다는 여성혐오가 더욱 두각을 나타내었을 뿐이다. 남자는 여자를 조심해야 된다, 여자는 남자를 조심해야 된다. 남자를 믿지마라, 여자를 믿지마라, 남자는 여자를 잘 만난야 된다.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되다.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다.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다. 남자와 여자를 가르고 서로를 비난해온 말들은 역사책에서 뿐만이 아닌 실생활에서도 교육되고 전달되어 왔다. 한국사회에도 언제나 존재해 왔던 여성혐오와 남성혐오가 물 속에서 수면으로 올라왔을 뿐이다. 어느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가 이를 가지고 더욱 과장된 말투와 표현으로 다루고 있을 뿐이지, 그들의 여성혐오나 남성혐오의 시초나 시작이 아니다. 혐오라는 범위 내에서 극과 극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남성혐오도 언제나 존재해 왔다. 대다수의 역사를 남자가 지배하고 통제해 왔기에 겉으로 들어나지 않았을 뿐이지,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행동들에 대한 농담, 풍자화는 언제나 존재해 왔다. 다만 그것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여성들이 가지고 있던 힘이 약했고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남성을 비평하고 비판할 수 있었던 여성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뿐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더 이상 여자가 남자의 눈치를 봐도 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도래한지 오래다. 


조지 오웰의 첫번째 수필인 파리와 런던의 빈털터리에서 조지 오웰이 말하길, 남자는 거렁뱅이가 될 지언정 여성이 노숙자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남자는 일자리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고 일자리를 얻지 못 하면 거리에서 거렁뱅이로 살아야 하지만 여자는 일자리를 얻지 못 하더라도 결혼이라는 마지막 수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100년 전에 파리와 런던에서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가 멀끔하게 차려 입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여자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자조적으로 읇조린다. -하지만 거렁뱅이꼴이라면 남자가 남자를 만나던 여자를 만나던 어떤 경우든 힘든건 당연하지 싶다- 지금이나 당시의 상황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여성이 더욱 행복한 위치와 나은 위치에 있다고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사회적제도 또는 통상적 관습에 의하면 돈이 없는 남자보다 돈이 없는 여자가 결혼을 통해 절대적빈곤을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건 여전히 사실이라는 것이다. 절대적 빈곤이지 빈곤을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모든 결혼이 모든 여성을 신데렐라로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현재의 서양은 어떤가, 스탠딩코메디언들은 남성을 향한 여성들의 태도 그리고 남자들의 여성을 향한 멍청함을 희화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데이트부터 잠자리까지 말이다. 코메디를 통해 희화화되고 놀림감이 되며 사람들의 공감과 웃음을 끌어내는 소재로 사용이 되는 것이다. 코메디 무대 위에서는 특이할 것도 깊게 고민할 필요도 없는 코메디소재 일뿐이다. 코메디 무대 밑에서는 개인적인 문제이거나 사회적 문제로서 여겨질수도 있다. 하지만 코메디 소재로까지 사용되고 사람들에게 풍자거리로 이용되는 이 소재가 한국에서는 너무 무겁게 다뤄지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듯 하다. 고정된 선입견과 편견에 넣으면 문제는 한결 가벼워 질 수도 있다. 남자는 원래 그래, 여자는 원래 그래, 물론 그저 체념하고 모든 걸 무시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서로가 가진 특성과 사회적 행동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뜻이다. 그리고 물질만능화 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물질을 추구하는 것은 속물적인 태도라는 -어찌보면 이중적인- 사회인식도 무시 할 수 없는 큰요인이다. 


연애에 관한을 쓰면서 자주 예로 재시하는 소재지만 다이아몬드를 찾아 떠난 이순애도 거의 100년이 다된 이야기다. 뒷바라지 해 준 남자가 성공하자 조강지처를 버리고 부자집 사윗감으로 들어간다는 드라마와 소설 소재는 진부함을 넘어 신파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진부함도 식상함도 넘어버린 고전적인 이야기가 지금에 와서 다시 사회적인 눈깃을 끄는 이유는 아마도 그전까지는 쉬쉬하고 있었거나 실제로 체감하지 못 했던 감정이나 상황을 맞딱드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니면 드라마나 언론이 아닌 실제로 이런 주제로 불만을 토론해내는 사람들이 생겨서 일 수도 있겠다.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에도 이러한 결혼시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통상 남자는 자신과 비슷하거나 물질적 또는 교육적으로 비슷하지 못 한 여성을 만나도 괜찮다는 사회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 자신보다 더 나은 남자, 물질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비슷하거나 더 나은 능력을 가지고 가정을 책임지고 이끌 수 있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고 사회적인식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배우고 체득하기도 한다. 당연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 남성 여성들도 존재 할 것이다, 하지만 이 가정의 사회에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사회라고 생각하자. 결혼은 언제나 그리고 통상적으로 이렇게 이루어져 왔다. 계급이 존재하던 시절 결혼을 통해 계급간의 이동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결혼간의 이동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남성은 결혼간의 이동에서 이득을 보지 못 하던 존재였다. 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조금은 더 나은 지위를 결혼을 통해 획득할 수 있었다. 여튼 결혼은 보통 유유상종, 비슷한 경제력, 가족력, 학력, 지식 등등 다양한 능력을 서로에게 맞추어보고 결정이 되었다. 자신의 마음에 든다고 무조건 하는 결혼은 최근 사회에 들어 와서야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실 현재도 그리 다를바가 없다는게 문제가 된다. 상류층에 속한 사람들은 상류층 내에서 결혼 상대자를 찾는다. 중산층에 속한 사람들은 중산층 또는 그와 비등한 사회적 계층에서 결혼 상대자를 찾는다. 중산층에 속한 여성이 노숙자로 전락한 사람과 결혼하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님 그 반대는 얼마나 될까? 



변화된 세상이다. 여성평등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더욱 발전해야 하겠지만, 과거에 비해 상승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여전히 여성의 임금이 남자보다 못한 불평등한 상황이 존재하긴 하지만 과거의 여성과 현재의 여성의 상황은 엄연히 다르다. 더 이상 결혼을 통해 자신의 생활을 안정시킬 필요도 없으며 결혼을 해서 사회적 지위를 얻어야 할 이유도 없다. 남자의 사회적 계급이 자신의 계급이 될 수 있는건 어느 정도 비슷 할 수 있지만, 사회적 계급을 스스로 쟁취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남성에 기대지 않아도 스스로 생계를 책임질 수 있게 된지는 오래 됐다. 남성과 완벽하게 같은 임금체계나 사회적평등에 대해서는 질문의 여지가 있지만 물질적인 면에서는 여성도 충분히 평균적인 남자만큼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남자는 비슷하거나 그렇지 못 한, 여성은 비슷하거나 또는 더 나은 남성을 만나려 하는 성향이 있다는 가설을 다시 상기해 보자. 남성과 여성의 평균은 비슷해지고 있고 더욱 더 비슷해 질 것이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소득의 평균을 이루는 층의 변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현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면 낮아지면 낮아졌지 높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산수를 해 보면 남성이 여성을 만날 확률은 당연히 떨어지게 되어있고, 여성이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확률의 남자를 만날 확률도 낮아지게 되어있다. 여성의 지위와 물질적 소득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적계급간의 결혼에 대해서도 가정해 보자. 남자들 또한 자신과 비슷한 여성들을 만나려 하거나 그에 살짝 미치지 못 하는 상황의 여성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남자들이라고 해서 노숙자 생활하는 여성을 배우자로 꿈꾸지는 않을 것 아닌가. 남자는 자신의 옆에 있는 여성을 바라보려는 성향이 생기고 결혼을 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여성은 자신보다 높은 위치이거나 더욱 안정된 위치의 남자를 연애 또는 결혼상대자로 여긴다. 아니면 아예 결혼을 생각지도 않는다. 결혼은 선택이지 무조건이 아닌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성혐오나 남성혐오는 그리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적문제라고 여기기에도 어딘가 결점들이 많다. 여성혐오 때문에 결혼율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결혼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혐오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결혼율이 낮아지는 것이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사회적문제인 것이지 여성혐오를 해결 함으로써 결혼율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여성혐오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건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그저 지나갈 바람으로 여겨도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한 특정의 여성과 남성에 대한 욕설, 모욕 또는 범죄등은 법적으로 처벌되어야 하겠다.- 부부싸움을 칼로 물베기라 하지 않았던가. 남자와 여자의 싸움은 인류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인류와 함께 할 것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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