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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nd Dating/연애상담

게임에 빠진 남자친구, 날 사랑하긴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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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시작 한 후에는 남자들은 간이고 쓸개고 빼줄 것 같은 말들을 한다. 잘 알려진 통념이다, 여기에 하나 더 잘 알려진 통념은 시간이 지나면서 남자들의 설탕발린 감미로운 표현들은 점점 사라지고 무뚝뚝해져서는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는, 여자친구는 안중에도 없는, 남자친구만 남는다는 것이다. 이런 남자의 행동을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많지만 그 중 대체적으로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생각은 '잡은 물고기에는 밥을 주지 않는다.' 라는 문구로 표현이 되겠다. 대부분의 연인들이 겪는 이 수순을 당연하다고 말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게 사실은 아니라는 무조건 들어맞는 통념이 아니라는 생각이 어느 정도는 든다. 연애초기 간이고 쓸개고 빼줄 것 같은 행동들을 더 이상하지 않는 여러가지 이유 중에 하나는, '말 보다는 행동'이라는 통상의 남자들이 갖는 무의식 때문이 아닌가 한다. 처음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자신의 성격, 생각, 둘 관계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계획들을 열심히 설파하고 설명한다. 당연하다, 날 모르는 여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떻게 행복하게 해 줄 것인지 말을 해줘야 한다. 그 남자에 아무것도 대해 모르고 그 남자가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하고 사는지 모르는데 호감을 느낄 여자가 어디있겠는가.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남자들의 입에선 연애초기에 했었던 분홍빛 미래를 그린 청사진에 관한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된다,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는 것이다. 지금 당장 현실이 변하지 않는 이상, 말 뿐인 미래에 대한 약속은 공허하기만 하다, 청사진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선 행동이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남자의 특징을 제외하더라도 그저 사람인 남자에게 있어 연애초기의 그것과 같은 표현력과 실천력을 평생 바라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남자도 여자도 언제나 똑같은 행복한 모습, 활기차고 미래를 향해 열정을 쏟아 붇는 모습으로 쉼없이 꾸준히 살아가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여자의 경우는 남자와는 다르게 불같이 타오르는 사랑이 아닌 주전자의 물처럼 서서히 끓어 오르는 사랑을 한다고 한다. 남자친구와 사귀기 시작했어도, 처음부터 모든 마음을 주는 여자는 드물다. 남자의 사탕발림을 잘 믿지도 않을 뿐더러 남자가 말하는 미래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크게 공감을 하지 못 한다. 남자를 진심으로 마음으로 받아들여지는 시기가 보통 남자보다 느리기에 그런게 아닐까 싶다. 아쉽게도, 남자의 마음이 어느정도 수그러들고 머릿속으로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생각하고 공유하지 않는 시점이 되었을 때 여자들은 남자들이 연애 초기에 느꼈던 감정들을 느끼게 되고 생각을 갖기 시작한다. 조금 더 진지한 눈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바라보게 되지만 객관적인 시각은 약간 줄어든다. 이 때가 되면 안타깝게도 남자의 뜨겁게 타오르는 시점은 이미 지나버렸을 때다. 자신의 마음이 불타오르기 시작할 때 남자의 식어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 할 여자는 거의 없지 않을까. 더 많은 대화, 함께 하는 시간,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시점도 이때가 아닐까 싶다. 진지해지는 만큼 현관계에 대해 불안해지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지는 것이다. 객관적인 시각, 현실적인 시각이 줄어 들기는 했어도 언제나 마음 한 켠에 남아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도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감정도 이성도 힘들어지는 시기가 이때가 아닌가 싶다, 많은 연인들이 1년이 되거나, 늦게는 2년이 되었을 때 헤어짐의 위기를 맞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 볼 수도 있을 듯 하다. 




L양이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함께 보내던 시간을 뒤로하고 남자친구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L양의 마음에는 불안한 마음이 싹트기 시작한듯 하다. 자신에게 소홀해하는 남자친구, 예전과 다른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며 고통아닌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조금 더 신경 써주고, 자신의 말에 귀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무색하게 만들고 자신의 마음 몰라주는 남자친구가 야속하기만 하고 미워지기 시작하는 시기다. 왜 예전같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힘든데 왜 알려고 하지 않는걸까, 날 사랑한다면서도 왜 고치지 않는 걸까. 하지만 L양도 알고있듯이, 남자친구는 지금도 L양을 사랑하고 있고 만나는 순간 만큼은 L양에게 최선을 다해주려고 하고 있다. 통화시간이 짧을 뿐 매일같이 통화하고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만나고 있다. 통화시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길다를 말 할 수 있을 뿐이지, 사실 L양과 남자친구의 통화시간이 절대적으로 짧은 시간은 아니다. 다만 예전에 비해 통화시간과 서로의 대화의 주제와 깊이가 달라졌을 뿐이다. 




하지만, 통화시간과 예전같지 않은 남자친구의 모습이 본질적인 문제는 아닌 듯 하다. L양의 묘사만으로는 남자친구가 예전같지 않은 것 뿐이지 변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L양도 직접 말했듯 지금도 자상하고 L양을 웃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은 여전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L양이 본질적으로 느끼는 불편한 감정은 남자친구가 자신을 몰라주는 문제가 아닌게 아닐까 한다. L양이 남자친구와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가장 큰 부분은 남자친구가 게임을 너무 오래하고 있기에 생기는 것이라고 보인다. L양은 이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에 들어갔지만 남자친구의 모습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여전히 게임을 즐기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다른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는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지만 게임을 할 때만큼은 유독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L양의 말을 들여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한다. '남자친구가, 이제 게임에 투자하는 시간은 조금 줄이고 자신의 미래를 위한 시간에 조금 더 투자했으면 좋지 않을까...'  만약 남자친구가 게임이 아닌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을 쏟고 있었다면 아마 L양도 '그래, 어쩔 수 없지, 서로를 위해 우리가 인내해야 될 부분이야...'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하찮은 게임 때문에 자신과의 관계도 예전같이 신경쓰지 않고 그렇다고 남자친구 본인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이 생기는게 아닐까 싶다. 당연히 L양에게 소홀해져가는 모습을 보이는 남자친구 때문에 외로움도 공허함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소외감과 공허함을 느끼게 하는 주범이 게임이라는 점을 쉽사리 인정하기 싫을 수 있다. 차라리 도서관이나 학원을 다니는 모습을 남자친구가 보였다면 공허함,외로움,소외감이 들어도 어느정도는 감내하고 인내할 수 있는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두 사람의 관계가 이미 짧은 시간을 함께 한 시간이 아니다. 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고 관계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해도 여자는 남자에 비해 이런 부분에 더욱 민감할 수 있다. 두 사람이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원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초반에 뜨겁게 타오르고 비이성적으로 달려드는 남자의 모습이 그들이 가진 특정 본능이라면, 결정되지도 않은 미래에 불안해 하고 연인으로서 함께 준비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여자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L양의 말만 들어보면 L양은 이미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은 다 한 듯 보인다, 진지하게 남자친구의 두 손 붙잡고 대화를 시도해 보았고, 눈물도 보여봤으며, 어느정도는 포기까지 한 듯 보인다. 더 이상 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 L양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거나 포기하지않고 꾸준히 더 많은 노력을 시도하거나, 아니면 이별을 하는 것일 듯 하다. 여러 해결방안들 중 가장 쉽지 않은 결정이 이별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상황이 이별을 할 만큼 심각해 보이는 상황도 아니고 남자친구의 마음이 변한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렇지만 현재 L양이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는 이유가 둘의 관계 때문에 힘이 들어도 헤어지면 외로줘 질 것이 더 두려워서 라면 이별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남자친구는 L양의 외로움을 채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무리 L양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예전과 같은 모습이 아닐지라도, 지금도 L양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 그런 감정을 놓치기 싫어, 텅 빈 마음에 조금이라도 따뜻한 기운을 남겨두고 싶어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는 것이라면 둘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하는 건 시간문제 일 듯 하다. 남자친구도 표현을 하지 않을 뿐 나름 외로움을 느끼고 공허함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이 세상 모든 고통, 나 혼자 짊어지고 있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만약 이별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그리고 늦추어 받고 싶어 둘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면, L양 본인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닌 남자친구를 중심에 둔 대화를 시도 해 볼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도를 한다면 조심해야 할 부분이 의외로 이런 부분은 여자친구의 진지한 질문에 있어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느끼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다고 느끼는 남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남자친구가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 하지 않는 단어와 표현으로 남자친구가 현재 무슨 생각을 하는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대화를 시도해 보도록 하자. 남자친구가 왜 게임에 빠져있는지, L양이 더 많은 사랑을 달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왜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인 것인지 등등. L양의 남자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기에 이런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남자인지, 하고 싶어하는 남자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L양이 시도한 대화가 L양을 중심에 둔 주제였다면, 이제는 L양의 남자친구를 중심에 둔 대화를 시도해 볼 때도 되지 않았을까 한다. 나를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은 L양만 품는게 아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나를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품는다. 특히 연인관계에서라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건 당연하다. 어떤 선택을 하던 선택은 L양이 하겠지만, L양이 할 수 있는 시도 여러가지 중 하나는, 한 번이라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대화를 통해 남자친구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해 보려는 노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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